‘본전’없는 정몽준, ‘본심’정치 본격 가동
‘본전’없는 정몽준, ‘본심’정치 본격 가동
  • 홍준철 기자
  • 입력 2009-10-06 14:12
  • 승인 2009.10.06 14:12
  • 호수 806
  • 4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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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과 당원에 진정성 회복 나서다”
‘2월 조기전대’ 분위기가 급속히 가라앉고 있는 가운데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의 행보가 주목된다. 당원과 국민의 뜻이라면 조기전대 개최에 긍정적이던 정 대표였다. 하지만 최근 이재오 전 의원이 한나라당까지 탈당하며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 7월 지방선거까지 정 대표 체제를 유지할 공산이 높아졌다.

정 대표의 최근 행보 중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당원과 국민들만 바라보고 간다’는 원칙적인 행보다. 지난달 15일에는 중앙당 사무처 직원과 만남에서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 단일화’로 인해 한나라당이 정권을 못 잡은 것에 대해 진솔하게 사과하기도 했다. 지난 주말에는 추석을 앞두고 국정감사로 인해 국감 자료를 준비하는 한나라당 보좌진을 일일이 방문해 격려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당 대표로서 최소한의 인사권한을 행세한 당직개편속에서도 안상수 원내대표뿐만 아니라 박근혜 전 대표에게 사전 통보를 하는 등 낮은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 박 전 대표와 의정관 커피숍에서 자리를 마련한 것이나 회동 결과를 발표할 때에도 사전에 박 전 대표에게 ‘스크린(사전검열)’을 받는 등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와관련 정 대표의 한 측근은 “정 대표의 아킬레스건은 당내 기반이 없고 세력이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계파에 부탁할 일도 없고 빚도 없다”며 “정치력을 발휘할 사술도 없는 사람이다. 그래서 자유롭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 가진 게 없어 잃을 걱정도 없다”며 “오직 국민과 당원을 위한 진정성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2월 전대 개최가 물 건너 가는’ 분위기에 대해서 우려감을 표출했다. 그는 “정 대표로서는 2월 전대 개최가 하나의 방패막이 역할을 했다”며 “어차피 관리형으로 2월까지 당 대표로서 모나지 않게 하면 됐다”며 “그러나 7월 지방선거를 정 대표 체제로 간다면 책임감은 더 높아지고 당원과 국민들의 기대감 역시 높아져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특히 10월 재보선이 한나라당에게 유리하다는 당내 일각의 분석에도 불편함을 표출했다. 기존에 10월 재보선 참패가 대세를 이뤄 정 대표로서 바닦 민심 훑기에 최선을 다하고 국민들의 평가를 그대로 받아들이겠다는 사고였다. 그러나 최근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국정 지지도가 상승세를 보이면서 재보선에 선전할 수 있는 분위기가 확산돼 정 대표의 책임감이 배가됐다. 5곳에서 최소 2곳 이상을 자신하지만 참패할 경우 청와대에서는 ‘MB는 지지율이 높은데 당이 못해서 참패했다’는 책임론이 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정 대표 측근들은 박근혜 전 대표에게 진정성 있게 다가가야 한다는 주장이다. 정 대표 측근은 “언론용 멘트나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위해 박 전 대표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은 망하는 지름길이다”며 “중요한 것은 박 전 대표가 진정성을 느끼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정 최고와 박 전 대표는 초등학교 동창생으로 외부에서 보는 것보다 사적인 친분이 깊다. 두 사람이 어린 시절 박 전 대표의 아버지는 박정희였고 정 대표의 아버지는 정주영이었다. 박 전 대통령과 정 회장이 수시로 만났다는 점에서 동갑내기 두 인사가 친해지는 것은 당연하다. 이에 정 대표측에서는 ‘본전 없는 정 대표’가 진정성을 가지고 대표직을 수행한다면 박 전 대표 역시 진심을 알 것이라고 확신하는 분위기다.

마지막으로 정 대표 측근은 “현재 언론에서 정 대표와 박 전 대표를 차기 대선주자로 경쟁상대로 보고 갈등 관계처럼 보고 있다”며 “그러나 정 대표는 박 전 대표에게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 패할 경우 ‘올인’해서 도울 사람이다”고 강조했다.

[홍준철 기자] mariocap@dailysun.co.kr

홍준철 기자 mariocap@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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