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피해자들 “정권실세 팔아 분양사기” 분노

세정그룹이 신축한 중국 청도 소재 국제쇼핑센터 분양과 관련 분영업체와 분양 피해자로부터 원성을 사고 있다. 세정그룹은 의류브랜드‘인디안 모드’와 삼익악기 등으로 알려진 부산을 대표하는 의류기업이다. 사건의 발단은 세정그룹(박순호 회장)의 자회사인 세정악기주식회사(박창호 사장)가 중국 청도 소재 10만평 부지를 매입해 2천억원대의 국제쇼핑센터 ‘세정아리안’을 분양하면서 시작됐다. 분양사는 영세업체임에도 분양에 따른 약정된 금액을 받지 못했고 피해자들은 ‘과대광고에 속았다’고 하소연했다. 세정그룹의 국제쇼핑센터 준공과 관련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살펴봤다.
부산의 유명의류업체인 세정그룹의 중국 청도 소재의 국제쇼핑센터 분양사기 의혹이 불거졌다. 이에 가장 곤혹스러운 곳은 한나라당과 청와대이다.
지난 2008년 5월, 이명박 대통령의 중국방문 때 세정아리안 박순호 회장이 공식 수행 경제인 자격으로 동행했고, 현지 공장을 방문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또한 ‘세정아리안’이 한창 분양 중인 2006년 11월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와 허태열 최고위원 등 한나라당 지도부가 ‘세정아리안’을 방문해 기업 관계자를 격려했다.
정치적 배경 딛고 중국사업 활발?
세정아리안은 중국 청도 소재 10만평 부지를 매입, 2천억 원대의 국제쇼핑센터를 지난 2006년말 준공, 2007년 4월 오픈했다. 총 16층 규모의 오피스텔과 2000여개 매장이 들어서는 7층 규모의 주상복합 상가이다.
‘세정아리안’은 세정악기(주)가 시행을 하고 분양사는 60여명의 직원을 둔 청도대한투자경제자문유한공사(대표 조용금)가 맡았다.
청도대한은 지난 17일, 세정이 분양에 따른 분양수수료와 약정된 프리미엄을 주지 않고 일방적으로 계약을 파기했다며 청와대와 감사원에 탄원서를 제출했다.
청도대한 조 대표는 “계약서상에 분양에 따른 수수료(원금中 10%)는 50%뿐이 받지 못했고 약정된 프리미엄은 한푼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중국돈으로 수수료 4,907,879위안과 프리미엄 4,865,476위안(한화 18억원 상당)이 완공이후 2년이 지나도록 미지급됐다고 하소연했다.
청도대한 측에서 제시한 계약서와 분양대금현황을 볼 경우 수수료와 프리미엄이 미지급됐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분양대금 현황표에는 또한 ‘세정아리안’ 대표 직인이 찍혀있었다.
또한 조 대표는 “계약도 세정 아리안이 일방적으로 파기했다”며 “계약은 2004년 4월이지만 실제로 분양을 할 수 있는 기간은 그해 8월부터여서 계약해지날짜인 12월 말까지 4개월뿐이 되지 않았다”고 억울해 했다. ‘세정아리안’측은 청도 대한이 계약상에 명시된 ‘분양사가 계약후 6개월내 전체 목적물중 50%를 분양해야 한다’는 조항을 어겨 계약을 파기했다.
조 대표는 이와 관련 “계약을 맺을 당시 건물의 상가 면적이 정해지지 않았고 우리가 면적을 쪼개면서 분양을 받았고 중국당국에선 방산국면적표(상가면적 할당표)가 10월20일에 나왔다”며 “50% 분양 기간은 최대 2007년 4월이나 최소 상가면적을 자체 나누고 시작한 8월부터 2007년 1월까지로 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계약파기 후 ‘세정아리안’은 청도대한 직원 소속인 윤모총경과 새롭게 계약을 맺었다는 것. 회사는 같고 계약자만 다르게 한 셈이다.
조 대표는 “같은 직원으로 계약서를 보면 분양 수수료가 3분의1로 줄었고 프리미엄은 아예 없다”며 “게다가 계약은 2007년 4월 했으면서 계약 이행시행을 2007년 1월로 부당하게 계약을 맺게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세정측은 “우리가 피해자”라며 “늦장분양에 따른 손해배상청구를 할려다 영세업체라 말았다”고 반박했다.
세정의 김해석 해외사업부 부장은 본지와 통화에서 “계약서에 따른 분양 수수료를 다 지급했고 합의서도 가지고 있다”며 “프리미엄 부분은 실체가 없다. 이에 따른 충분한 자료와 분양가 서류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청도대한측의 일방적 계약 파기 주장 관련 김 부장은 “분양가 서류가 서로 틀릴 수 있고 계약서는 약정된 기간안에 못해서 파기한 것 일뿐”이라고 ‘6개월내 50%분양’의 시한을 2006년 10월까지임을 내세웠다. 또한 그는 “중국 당국에서 방산국 면적표를 10월말에 줬지만 이미 분양사는 그전부터 분양은 하고 있었지 않았느냐”고 반문하면서 “왜 2006년 말에 끝난 일을 2008년 8월에 공식 제기했는지도 의아하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중국인 사업가, “한국기업에 대해 호의적이었는데…” 씁쓸
세정아리안 분양피해자는 한국인뿐만 아니라 중국인도 나타났다.
세정아리안’의 브랜드 유치를 담당한 중국인 사업가 쑨부사장은 한 중국포털 사이트에서 “우리비용으로 주임무인 브랜드 유치를 진행했고 유치 계약서까지 썼지만 ‘세정아리안’측에서는 계약상의 이유를 대며 계약금을 지급하지 않았다”며 “그동안 한국에 호의적이었지만 한국인의 인상이 많이 흐려졌고 해외에 나오면 자국을 대표해야한다고 생각한다”고 쓴소리를 보냈다.
한국인 분양피해자 역시 중국포털사이트(http:/know.haoshand onga.net) 기사 댓글을 통해 “광고도 없고 운행 버스도 없고 팔때는 한국 동대문 모든 시장이 그대로 들어올 것처럼 해놓고…”(fineday99, 2008.04.10), “2007년 8월에 상가분양을 받고 지난 12월에 해약통보를 서면으로 했는데 방산국인트라넷으로 계약을 한 분양자는 해약을 할 수 없다고 한다. 법적으로라도 해약을 할 사람은 뭉쳐서 해약하자”(차이나kcc, 2008.04.02), “세정아리안 사장이 한국상회 회장이라는데 중국사람들 보다 더 나쁜 인간들이다”(축복, 2008.02.26), “분양시 계약내용과 구조 및 장식 재료가 다르다”(태산, 2008.02.24) 등 불만을 터트렸다.
상가와 오피스텔 분양 당시 ‘온천이 나온다’, ‘쇼핑 버스가 있다’, ‘상가 광고를 대폭적으로 하겠다’는 등 허외·과대 광고를 했다는 지적이다.
분양 피해 목소리에 대해 세정 김 부장은 “분양중에 매끄럽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는 점은 인정한다”면서도 “중국 부동산이 2006년에는 최고조였다가 중국이 금융위기와 부동산 규제가 심해지면서 분양가가 떨어지면서 해약 사태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한편 세정측은 분양업체에 대해 “청도대한의 요구가 정당하다면 법적으로 소송을 걸어라”하면서도 ‘중국에서 소송을 하자’는 주장이다.
한편 ‘세정아리안’관련 피해자들은 “이명박 대통령뿐만 아니라 박근혜 전 대표까지 방문해 격려한 세정이 중국에서 이렇게 사업을 한다면 국가적 브랜드를 훼손할 수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보냈다.
세정아리안 문제는 중국과 한국과의 감정적 대립으로까지 비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한국 정부를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홍준철 기자] mariocap@dailysun.co.kr
홍준철 기자 mariocap@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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