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문룡의 명리풍수
공문룡의 명리풍수
  • 공문룡 칼럼니스트
  • 입력 2006-12-14 16:16
  • 승인 2006.12.14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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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5 화 선두와 후미


여럿이 등산을 하거나 자전거로 장거리 주행을 떠나는 경우, 가장 신경을 써야 할 부분은 선두(先頭)나 후미(後尾)를 누가 담당할 것이냐 하는 점이다. 일행이 한두 명이라면 모르되 네다섯 명부터 기십 명에 이른다면 유능한 선두와 후미 담당자가 꼭 있어야 한다. 안 그랬다간 중도에서 우왕좌왕하거나 옥신각신하는 사태가 발생하여 모처럼 들뜬 마음으로 출발했던 산행이나 자전거 주행이 엉망이 되거나 싸움질로 이어지는 예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선두나 후미는 그 나름대로 적임자가 따로 있다. 선두는 구성원들을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이끌어야 하므로 길을 잘 아는 사람이어야 함이 전제조건이다. 무턱대고 앞장서기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선두를 맡겼다간 자칫 엉뚱한 길로 접어들어 고생을 하거나 예기치 못한 위험에 빠질 수도 있다. 또 선두를 맡은 사람은 주행 속도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앞에서는 천천히 달리더라도 대열이 길어질수록 후미는 속도를 높여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구성원의 주행 능력에 따라 대열의 앞쪽에 배치해야 할 사람과 후미 쪽으로 배치해야 할 사람을 가리는 것도 그렇고 도중에 휴식을 취해야 할 지점을 정하는 것도 선두의 몫이며 후미 담당자와 긴밀하고도 유기적인 협조를 도모하는 것 또한 선두의 소임이자 능력이다.
한편 후미 담당자는 주행 도중에 발생하는 고장이나 부상에 대한 응급조치에 밝아야 한다. 즉석에서 수리를 하거나 상황에 따른 조치를 신속하게 취하는 것이 그의 소임이자 능력이다. 이러한 후미의 역할이 부실하다면 최악의 경우 중도에서 그날의 주행을 포기해야 하는 사태로 이어질 수도 있으므로 선두와 후미는 호흡이 잘 맞아야 하며 그런 이들이 선두와 후미를 맡아주는 것 자체가 일행에게 행운이라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상황은 우리의 삶에도 어김없이 적용되는데 쉬운 예로 가정(家庭)의 경우, 가족 전체를 이끄는 가장은 선두에 해당하고 가장을 내조하는 주부는 후미를 담당하는 셈이다. 부부가 나름대로 선두와 후미에 해당하는 소임을 차질 없이 수행할 때는 그 가족이 안전하고 평탄한 삶을 누릴 수 있지만 그와 반대인 경우에는 가족의 삶이 고단해질 수밖에 없다. 다시 말해서 부부 중 어느 한쪽이나 두 사람 모두가 선두 또는 후미 역할을 감당할 능력이 부족하거나 자기소임에 태만한 가정이다. 그런 가정일수록 가장과 주부 사이에 유기적인 의사소통이 단절되어 있다는 특징이 있으며 자기의 소임을 배우자에게 떠넘기는 쪽으로 처신하기 일쑤다. 그런 처신은 단체 주행에서 선두가 후미에게, 또는 후미가 선두에게 자기소임을 떠넘기려는 것이고 그 결과는 구성원 전체의 불행이 될 수 있으므로 유능한 선두나 후미는 출발에 앞서 자기와 호흡이 잘 맞는 사람을 선두 혹은 후미 적임자로 선임하게 된다. 부부의 경우에는 ‘궁합’에 해당된다. 그러니까 궁합이 좋은 부부란 자기소임에 충실하여 가족의 삶을 큰 기복 없이 안전하게 이끌어가려고 노력하는 부부다. 또 그런 부부가 되려면 혼인을 하기 전에 궁합의 길흉을 가늠해봐야 한다. 두 사람의 사주팔자를 대조해 보면 궁합의 좋고 나쁨을 가려낼 수 있으며 나아가 선두와 후미의 소임을 얼마만큼 수행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평가도 내릴 수 있다. 듣자하니 요즘 결혼 적령기에 이른 남녀의 결혼조건이 매우 현실적이라던데 궁합의 중요성만큼은 여전히 소홀하게 여기는 세태가 심히 우려스럽다.

공문룡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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