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인간에게 주어지는 많은 권리 중에 시간이란 게 있다. 하지만, 모든 이가 시간을 같은 개념으로 생각하고 있지는 않은 것처럼 보인다.
어떤 이들은 시간이 무한대로 주어지며, 영원히 살 것처럼 생각하고 행동하지만, 우리에게 할당된 시간의 양은 지극히 유한적이다.
우린 아주 제한된 시간만을 사용하고 있으며, 개인에 따라선 더 제한적이 될 수 있는 것 같다.
니체의 말처럼, 우리에게 할당된 시간은 낭비에 의해 더 짧아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시간의 소중함을 미처 깨닫지 못한다.
시간이란 늘 현재와 동일하게 느껴지기에, 살아있는 동안은 시간이 부족하다는 경험도, 부족하다는 말의 의미도 절감하지 못하는 탓이리라.
작년 여름 병원에 입원해있으면서, 가장 절실히 와 닿았던 경험은 고통으로 점철된 사람들의 고통과 투병의지에 대한 부분들이었다.
그 중 한 가지는 시간에 대한 부분이었는데, 어느 중환자들은 시간이란 말의 의미를 일반적인 개념과는 다르게 이해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들은 너무나 고통스럽고 힘들어 지금 이 시간이 흘러가고 있다는 것조차 인지하지 못할 때를 제외하곤, 통증과 통증 사이의 존재하는 아주 미미한 순간을 의도적으로 의식하고, 활용하기 위해 노력했다.
말 그대로 그들은 그 짧은 찰나를 살았다. 고통으로 점철된 순간은 그들에게 삶의 순간으로 인식될 만큼 여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물론, 그 짧은 찰나가 다른 이들에겐 말 그대로 전광석화 같은 시간으로 보였겠지만, 내 망막 속에 비친 그들은 그 순간을 영원처럼 사는 것처럼 보였다.
그들은 짧은 시간에 많은 일들을 했다. 가족과의 의미 있는 대화와, 삶의 의미에 대한 언급, 그리고, 건강의 소중함과, 세상을 떠나기 전 하고 싶었던 일들을 하는 등, 사소하지만, 의미 있고 소중한 일들이었다.
그 당시 난, 그들이 보여주는 많은 조언들, 나의 관찰의 결과로서 얻어졌던 삶의 의미들을 되새기곤 했는데, 세상에 태어나 처음으로 참 많은 회의와 희망이 교차되었던 순간으로 기억된다.
아주 극한 상황에서, 삶의 희망조차 갈구하지 못하는 그런 절망적인 순간에도 그들이 했던 일들은 많은 부분에서 나를 염치없는 사람으로 전락시켰다.
그 당시 난 몹시 아프고 고통스럽다는 핑계로 쉽게 투덜거리며, 가족들을 힘들게 하곤 했기 때문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시간은 모든 이들에게 각각 평등하게 주어지지만, 한 개인이 삶에 임하는 태도와 시간에 대한 깨달음은 각 개인의 능력에 따라 제각기 소유되는 것이며, 사람에 따라서는 극과 극으로 (순간과 영원처럼) 사용되는 듯하다.
한번뿐인 인생. 어쩌면 그리 길지 않을 생의 시간이다. 최선을 다해 스스로를 연소시키며 성장하지 않는 삶이라면, 도대체, 천만년을 살아도 그까짓 시간의 길이가 무슨 의미인가.
안용성 자기경영컨설팅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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