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지난해 8월 빈 라덴 밀사 전화통화로 은거지 찾아내
美, 지난해 8월 빈 라덴 밀사 전화통화로 은거지 찾아내
  • 유세진 기자
  • 입력 2011-05-03 15:02
  • 승인 2011.05.03 15: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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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의 가장 신임받는 밀사 가운데 한 명이 그는 이것이 미국으로 하여금 빈 라덴의 은신처를 추적하는 단서가 될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그러나 그의 전화통화는 결국 오랜 시간에 걸친 빈 라덴에 대한 수색에 마침표를 찍는 단서가 됐다. 미 정보기관은 이 전화통화를 바탕으로 파키스탄 아보타바드에 있는 빈 라덴의 은신처를 찾아낼 수 있었고 네이비실 팀의 빈 라덴 사살이라는 개가를 올릴 수 있었다.

빈 라덴은 결코 알카에다 대원이나 고위 지휘관에게조차 자신의 거처를 알리지 않았다. 따라서 미 정보기관은 빈 라덴을 은신처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그의 밀사들을 찾아내야 한다는 것을 항상 잊지 않고 있었다. 은신 중에도 계속 외부에 메시지를 전달해온 빈 라덴에게는 자신의 메시지를 전달할 밀사를 옆에 두어야 했고 밀사는 그가 가장 신뢰하는 인물이어야 했다.

미 중앙정보국(CIA)은 몇 년 전 동유럽의 한 비밀 교도소에서 알카에다의 3인자였던 칼리드 셰이크 모하메드로부터 빈 라덴의 밀사 몇 명의 별명을 알아내는데 성공했다. 미국이 체포한 알카에다의 작전 책임자 아부 파라이 알-리비로부터 이 가운데 한 명으로부터 자신이 모하메드의 뒤를 이어 작전 책임자로 임명됐다는 얘기를 들었다는 말을 듣고 CIA는 이 밀사를 주목하기 시작했다. 작전 책임자를 임명하는 것은 빈 라덴만이 가능한 일이기 때문에 이 밀사가 빈 라덴의 최측근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CIA는 이 밀사를 찾으면 빈 라덴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믿었다.

그러나 이 밀사의 이름을 밝혀내기까지 몇 년의 시간이 걸렸고 이름을 밝혀내고 나서도 그를 찾을 수는 없었다. 빈 라덴은 전화나 컴퓨터를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통상적인 도청 등도 사용할 수 없었다.

그러다 지난해 8월 이 밀사가 미국이 주목하고 있던 한 인물과 통화하는 것이 포착됐고 이를 통해 미국은 이 밀사와 빈 라덴이 파키스탄 아보타바드에 숨어 있는 것을 파악할 수 있게 됐다.

미국은 빈 라덴의 은거지에 대한 정보를 100% 확신할 수는 없었지만 이것이 빈 라덴을 잡기 위한 최상의 기회임을 알아차렸다. 미국은 영국이나 캐나다, 호주 등 테러와의 전쟁 동맹국들에게도 이 같은 사실을 비밀에 부쳤다.

지난 2월 중순 미국은 아보타바드에 매우 가치 있는 인물이 숨어 있음을 확신하게 됐고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행동에 나서기를 원했다고 존 브레넌 반테러 담당 보좌관은 말했다.

그러나 미국이 택할 수 있는 방안은 제한적이었다. 은거지는 주거지역에 있었고 미국이 공습을 가할 경우 외교적 문제가 발생할 것이 확실했다. 또 빈 라덴이 공습으로 사망하더라도 폐허가 된 속에서 빈 라덴의 죽음을 확인하는 것도 불가능할 수 있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결국 네이비실 팀을 파견한다는 결정을 내렸고 이는 가장 용감한 결정이었다고 브레넌은 말했다.

2일 새벽 아프가니스탄 자라라바드에서 미군 헬리콥터들이 파키스탄으로 향했고 네이비실 팀원들이 빈 라덴의 은거지에 잠입했다. 백악관과 CIA가 이들의 빈 라덴 사살 장면을 생중계로 지켜보는 가운데 네이비실 팀원들은 빈 라덴과 그의 아내, 아들 등을 사살하는데 성공했다. 빈 라덴의 시신은 육안으로도 빈 라덴임을 알 수 있었지만 미국은 DNA 검사를 통해 사살된 시신이 빈 라덴임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브레넌은 이날은 테러와의 전쟁에서 매우 중요한 날이며 미국을 위해서도 매우 좋은 날이라고 말했다.



유세진 기자 dbtpwl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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