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백기 들어 항복했다”
중국은 강했다. 17일간의 영토분쟁에서 일본이 중국에 백기를 들며 일단락됐다. 일본은 센카쿠(尖閣)제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 주변 영해를 침범한 후 일본 순시선에 고의로 충돌한 혐의로 지난 9월 7일 구속했던 중국인 선장을 조만간 석방한다고 지난 24일 발표했다. 중국 어선 선장 잔치슝(詹其雄·41)은 지난 9월 25일 중국에 송환됐다. 이에 따라 지난 7일 이후 극한으로 치닫던 일본과 중국 간 긴장관계는 일단 해결 국면으로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중·일간 영토분쟁 내막을 알아본다.일본은 지난 9월 24일 센가쿠제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에서 일본 순시선 2척과 충돌한 혐의로 체포된 중국 어선 선장 잔치슝(詹其雄·41)을 기소유예로 석방했다.
일본은 지난 9월 7일 중국·대만과 일본이 서로 영유권을 주장하는 센카쿠 열도 구바지마(久場島) 인근 해역에서 중국 어선이 일본 해상보안청의 순시선을 들이받았다며 선장과 선원 15명을 붙잡은 후 선원 14명은 석방했지만 잔 선장은 계속 억류해 왔다.
이에 중국은 센카쿠 열도가 자국 영토인 만큼 일본이 자국 선장을 구속한 것은 불법이라며 강력히 반발해 왔다.
실제로 중국 당국은 니와 우이치로(丹羽宇一郞) 주중 일본대사를 다섯 차례나 불러들였다. 20일에는 일본인 4명을 군사시설 불법 촬영 혐의로 연행, 23일 이를 공표하는 등 일본에 전방위로 압력을 가해 왔다.
중국 내 반일 감정이 격화되면서 양국 관계는 10여년 래 최악의 수준까지 냉각됐었다.
중국이 양국 간 장관급 이상 교류 중단을 선언했다. 이어 간 나오토(管直人) 일본 총리와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 간에 예정됐던 만남까지 취소했다. 또한 원 중국 총리는 잔 선장을 무조건 즉각 석방하라고 거듭 촉구했다. 그렇지 않을 경우 추가 보복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까지 경고했다. 또한 경제적 조치를 취했다. 일본으로의 희토류(稀土類) 수출을 중단했다.
영토분쟁은 일촉즉발 외교 분쟁으로 치달았다. 중국의 강경대치에 당항한 일본정부는 결국 백기를 들었다. 억류 중이었던 중국인 선장을 석방했다.
일본 내에선 이날 중국인 선장의 석방 방침에 반발하는 목소리도 거세지고 있다. 제1야당인 자민당의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정조회장은 “간 나오토 총리 가 유엔 총회 참석차 외유 중인데 어떻게 이런 결정이 내려졌는지 그 판단 근거와 과정을 국민들에게 설명해야 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중국과의 마찰을 피하는 분위기이다. 간 나오토 일본 총리가 지난 9월 24일 뉴욕에서 열린 유엔정상회담과 별도로 열린 한 회담에서 중국과 격화된 댜오위다오 열도 영유권 분쟁과 관련해 중일 양국의 진정을 촉구했다.
간 총리는 “중국과 일본 양국이 중요한 국제적 책임을 갖고 있으며 중요한 이웃국가"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지난 9월 25일 일본에서 석방된 중국인 어선 선장의 귀환을 환영하는 한편 일본에 대해 사과와 보상을 요구했다. 잔 선장이 억류됐던 센가쿠제도 해역에 영유권을 다시 한번 주장했다.
중국 외교부는 성명을 통해 “이번 사태는 중국의 주권과 중국 국민들의 인권을 중대하게 침해한 것으로 중국 정부는 이에 엄중하게 항의한다”면서 “일본은 이 사건과 관련, 중국에 사과와 보상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미국도 중국 편을 들었다. 미 국무부는 지난 24일(현지시간) 일본의 중국어선 선장 석방에 대해 환영 입장을 나타냈다.
P.J 크롤리 국무부 대변인은 “미국은 이번 석방 결정이 오랜 아시아 라이벌인 양국 사이의 긴장을 완화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며 “성숙한 국가들은 외교를 통해 문제를 해결한다. 미국은 아시아의 항행 선박의 자유를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이 중국 편을 드는 태도 변화에는 위안화 절상 등이 그 배경으로 작용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중·일간의 영도분쟁은 향후 한반도를 둘러 싼 영토분쟁에서 또 다른 변수로 작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국내 외교관계자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박태정 기자] tjp79@dailypot.co.kr
박태정 기자 tjp79@dailyp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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