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24시 국회를 만드는 사람들 [7] 국회 도서관 이경환 조리장
여의도 24시 국회를 만드는 사람들 [7] 국회 도서관 이경환 조리장
  • 인상준 기자
  • 입력 2009-09-01 11:15
  • 승인 2009.09.01 11:15
  • 호수 801
  • 11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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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에 친숙한 국회식당 만들고 싶다”
국회에는 직원들과 민원인들 그리고 일반인들을 위한 구내식당이 있다. 이곳에서는 매일 수백 명에서 많게는 천명이 넘는 인원들을 위한 음식을 만드느라 구슬땀을 흘린다. 특히 일부 인기 있는 메뉴들의 경우 조기에 메뉴가 동이 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국회 도서관 식당 이경환 조리장은 “직원들이나 일반인들이 먹는 음식이 내 가족이 먹는다는 생각을 갖고 성심성의껏 준비를 한다. 음식을 먹고 나서 맛있었다는 얘기를 듣는 게 가장 행복할 때”라고 말했다. 국회에 들어 온지 22년이 되가는 이 조리장을 직접 만나 국회 식당의 이모저모와 보람된 일에 대해 알아봤다.

이경환 조리장은 요리를 시작한지 30년이 됐다. 국회에 들어온 지는 이제 22년째다. 국회에 있는 구내식당 대부분을 거친 이 조리장은 처음 국회에 들어와서 도서관 중식당을 오픈했다고 한다. 이 조리장은 “1988년 국회 도서관 중식당이 오픈을 하기 위해 준비할 때 들어오게 됐다. 당시 첫 근무지가 바로 국회 도서관 중식당이다. 국회에 들어오게 된 이유는 공무원 사회에도 요리직이 필요하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내게는 무척 뜻 깊은 시간이었다”며 22년간의 국회 생활을 회상했다.

국회에서 일하는 것은 보수면에서 일반 호텔에 비하면 절반수준이었다. 하지만 이 조리장은 보수보다는 뜻 깊은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다고 한다.

이 조리장은 “국회라는 곳이 일반인들이 생각할 때 가깝고도 먼 대상이었다. 그런 곳에 내가 일한다는 자부심이 있었다. 물론 요리를 하는 사람으로선 전문적인 요리보다 대량의 급식 요리를 한다는 게 메리트가 떨어질 수 있지만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국회에서 일하면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자신이 만든 요리가 인정을 받는 것이다. 그의 수타 자장면은 이미 국회 내에서도 정평이 나 있다. 국회 설문조사에서도 1위를 차지할 만큼 인기가 높은 메뉴로 손꼽힌다. 하지만 이 조리장은 겸손했다. 자신보다는 다른 조리장들의 음식에 더욱 높은 점수를 줬다. 특히 설렁탕의 경우 그가 꼽는 최고의 요리다. 이 조리장은 “다른 음식들도 마찬가지지만 설렁탕의 경우 손이 많이 가는 요리다. 국물을 끊이는 데만도 3일이 걸릴 만큼 진국을 우려낸다. 다른 메뉴도 국물을 낼 때 멸치 육수 등을 사용하기 때문에 맛이 다를 수밖에 없다”며 음식에 대한 자부심을 내비쳤다.

22년째 국회에서 근무하지만 이 조리장은 아직까지 직급이 올라가지 않았다. 이런 면에서는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고 한다. 이 조리장은 “22년간 직급이 동일하다. 전문분야에 대해서 오래 근무를 했다면 승진이나 직급이 올라가야 하는데 요리사는 그렇지 못하다. 이런 부분에 있어서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토로했다.

그렇다고 해도 음식에 대해서는 최선의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특히 재료를 선별하는 과정부터 조리 등 모든 부분에 걸쳐 혼신의 힘을 기울인다. 다른 요리사들에게도 음식을 만들 때 항상 강조하는 것이 있다고 한다. 바로 자신이 만든 음식에 간을 직접 보는 것이다.

이 조리장은 국회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특히 국민들에게 사랑받는 국회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를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이 상시식당을 만드는 것이라고.

“국회에서만 먹을 수 있는 별미음식을 판매하는 곳이 필요하다. 국회에 오면 이런 별미도 먹을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을 가질 수 있다면 보람이 있을 것이다. 저렴하면서 평소 먹어 보지 못한 음식들을 먹을 수 있는 곳이 필요하다. 국회를 더욱 국민들에게 친숙하게 만드는 장소로 별도의 식당을 운영하는 게 좋다고 본다. 또한 국회 식당의 경우 식사 시간이 지나면 따로 먹을 만한 곳이 없다. 직원들을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

[인상준 기자] sky0705in@dailysun.co.kr


인상준 기자 sky0705in@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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