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스티븐슨씨 결혼 90분만에 난소암으로 숨져
英 스티븐슨씨 결혼 90분만에 난소암으로 숨져
  • 해외정보작가 기자
  • 입력 2008-02-20 10:58
  • 승인 2008.02.20 10:58
  • 호수 721
  • 33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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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한 여성이 11년 동안 사귄 남자와 결혼식을 올린 지 90분 만에 세상을 떠나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BBC인터넷판은 간호사출신의 스티븐슨(48)이 지난 2일 맨체스터의 베리호스피스병원에서 크리스 존슨(50)과 결혼, 백년가약을 맺었지만 그 행복을 만끽하기도 전에 눈을 감아 주변을 안타깝게 했다고 최근 보도했다.

스티븐슨이 처음 난소암진단을 받은 것은 2002년. 그래도 치료를 잘 한 덕에 병을 거의 극복한 듯 했지만 2004년에 이어 2007년에 다시 병이 생겼다.

두 사람은 당초 신부의 생일인 올해 8월 16일 저녁 결혼식을 올리기로 날을 잡았으나 주치의가 스티븐슨의 갑작스러운 병세악화를 통보, 일정을 앞당길 수밖에 없었다. 크리스티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아온 신부는 1일 퇴원해 혼례가 열리는 베리호스피스병원에 다시 입원했다.

신랑 존슨은 베리호스피스병원에 스티븐슨을 데려다 놓고 결혼반지를 사러 외출했다가 긴급 호출전화를 받았다. 부리나케 병원으로 돌아오는 바람에 스티븐슨이 원하는 백금반지를 끝내 사지 못해 하는 수 없이 다른 반지를 그의 손가락에 끼워주었다.

존슨은 혼례식 당일 오전 11시께 병원을 떠나 집에 도착했다가 스티븐슨이 위독하다는 간병인의 전화를 받았다. 그가 정신없이 병원으로 돌아오자 병원 원무과 책임자 그램 램스든이 준비한 식장에 만사를 제쳐두고 양가 가족과 친구 등 20명이 모였다. 혼인식
시간을 오전으로 재차 당긴 가운데 신부는 침대에 누워 신랑을 맞았다.

존슨은 “모든 참석자가 우리의 결혼식을 지켜볼 수 있었던 것을 기뻐했다”면서 “나는 스티븐슨에게 혼인서약을 했다. 그는 간간히 고개를 끄덕이거나 머리를 흔들면서 행복해 했다. 하지만 1시간 30분 정도 지나자 그는 더 이상 미동도 하지 않고 돌아오지 못할 곳으로 떠났다”고 담담히 밝혔다.

존슨은 “스티븐슨은 생이 다하는 순간까지 낙관적인 자세를 잃지 않고 병마와 열심히 싸웠으며 유머와 인생과 서로의 정을 사랑하는 사람이었다”고 떠올린 뒤 “그의 그런 모습을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해외정보작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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