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보도 뒤 추모열기 확산

엄마를 잃은 불곰이 2차 대전 때 연합군에 참전했던 사실이 밝혀져 화제다.
이 불곰은 폴란드 육군 소속으로 전장을 누비며 연합군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영국 BBC방송은 지난 28일 한동안 잊혀졌던 ‘참전 곰’ 보이텍의 전기(傳記)가 어릴 적 할아버지의 참전스토리를 추적한 한 고교교사의 노력으로 오는 3월 출간된다고 보도했다. 화제의 불곰 ‘보이텍’은 113kg에 1.8m의 크기다. 이 불곰이 연합군이 된 사연은 이렇다.
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3년 초, 폴란드 육군 2군단 22보급중대 병사들은 이란의 고원에서 엄마 잃은 아기 곰 ‘보이텍’을 발견했다.
병사들은 태어난 지 8주였던 이 아기 불곰을 막사 안에서 길렀고, 보이텍은 크면서 병사들을 부모처럼 따랐다.
이후 보이텍은 정식 사병계급장까지 받고 2차 대전 때 치열하기로 유명했던 이탈리아 ‘몬테카시노’전투(1944년)에 참전하는 등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1963년 스코틀랜드에서 생을 마친 보이텍의 임무는 박격포탄과 탄약을 전선으로 나르는 것이었다. 한 번은 주변을 두리번거리다가 부대 안에 잠입한 적의 스파이를 붙잡기도 했다.
보이텍은 사람처럼 두 발로 서서 걷기를 좋아했고, 차를 타고 이동할 땐 늘 조수석에 앉았다. 더운 여름엔 사병샤워장에 들어가 샤워도 했다. 장난을 즐겼으며 성격이 온순해 마치 개와 같았다고 한다. 힘이 세서 곧잘 병사들을 도왔고 맥주와 담배까지 즐긴 것으로 전해진다.
전쟁이 끝나자 보이텍은 에든버러동물원으로 보내졌다. 부대 동료들은 그 뒤에도 이 동물원을 찾았다. 폴란드어로 부르면 반가운 표정으로 ‘담배를 달라’는 몸짓을 했다.
한편 영국 스코틀랜드에선 이 불곰에 대해 추모사업이 한창이다.
스코틀랜드의 한 교사는 이 불곰에 대한 책을 쓰고 있다. 또 몇몇은 곰의 기념비를 세우자는 캠페인까지 벌이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이를 전해들은 스코틀랜드 주민들도 뒤늦게 ‘보이텍 동상’건립 운동에 나섰다고 방송은 전했다.
해외정보작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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