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 이재오를 쏘나?
친박, 이재오를 쏘나?
  • 홍준철 기자
  • 입력 2009-09-01 09:54
  • 승인 2009.09.01 09:54
  • 호수 801
  • 4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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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K 중앙위원 친이 스폰 소문 진상
지난 7월 23일 오후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09 한나라당 서울특별시당 정기대회에서 서울시당 위원장에 당선된 권영세 의원이 당원들과 손을 잡고 환호하고 있다.

한나라당내 친이, 친박 갈등이 재차 불거지고 있는 양상이다. 한나라당 서울시당 중앙위원출신인 친이 성향의 K씨가 타깃이 됐다. K씨는 친이 진영의 핵심 인사들과 친분이 깊은 인사이자 정치 후원금을 제공한 인물로 서울시당 친박 인사들에게 알려졌다. K씨가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장광근 서울시당 위원장이 사무총장을 하면서 공석이 된 후 친박의 이혜훈 의원이 위원장직을 대행을 하면서부터다. 이 대행은 K씨를 포함한 친이 성향의 서울시당 15명 운영위원 중 1명을 제외하고 전부 교체했다. 잇따라 시당내에서는 K씨가 친이 핵심 인사들의 정치적 후원금을 제공했고 내년 지방선거 출마를 위해 친이 중진 의원인 A 의원에게 수천만원대의 ‘공천헌금’까지 제공했다는 의혹을 보냈다. 하지만 A 의원측과 K씨는 친이재오계와 친분이 있다는 점을 활용해 이재오 전 원내대표를 겨냥한 친박의 음해성 소문이라며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DJ서거이후 정치권은 ‘국민통합’과 ‘화해’를 주창하고 있지만 박근혜측과 이재오측의 앙금은 여전히 깊은 모습이다.

특히 지난 7월23일 서울시당 경선이후 친이 친박간 후유증까지 겹쳐 물밑에서 세 대결이 만만치 않았음을 알 수 있었다.

그 중심에는 친이 성향의 중앙위원이자 서울시당 운영위원이었던 K씨가 존재한다. 서울시당내에서는 K씨관련 의혹을 제기하는 것은 두 가지다.

한 가지는 친이 핵심 중진 의원이 A 의원을 통해 기초단체장 출마를 위해 ‘3천만원대의 공천헌금을 제공했다’는 것과 친이 조직의 모태가 된 국가발전연구회(이하 발전연)시절부터 친이재오계 의원들에게 정치 후원금을 제공하고 있다는 두 가지 의혹이다.

지금은 해체된 발전연은 17대때 만들어져 홍준표, 이재오, 김문수 등 친이 34명의 현역 국회의원들이 참여한 연구모임으로 대표적인 반박 인사들이 모임이다.


친이 친분 깊은 K씨 ‘스폰’으로 구설수 올라

40대 중반인 K씨가 세간에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지난 서울시당 경선전후다. 서울시당 중앙위원이자 운영위원이었던 K씨는 서울 모처에 사업체를 운영하는 인사다.

그는 시당내에서 친이재오 계로 알려진데다 친이재오계 핵심 인사인 A 의원과 성이 같아 친인척으로 오해를 살 정도였다.

그런 K씨가 친박의 이혜훈 의원이 서울시당 위원장직을 경선직전까지 대행을 하면서 시당 운영위원직에서 교체를 당했다.

당시 이 의원은 위원장직 대행을 수행했지만 15명의 운영위원중 1명만 남기고 전부 교체했다. 이와 관련 전 서울시당 한 관계자는 “이 의원은 잠시 대행신분으로 운영위원을 교체하는 것은 월권이었다”며 “새로 들어오는 신임 서울시당 위원장에게 맡겨야 할 일을 자신이 굳이 나서서 한 이유가 궁금하다”고 지적했다.

K씨 역시 본지와 통화에서 “내가 친이 핵심 의원인 A 의원과 성이 같아 친이로 오해한 것 같다”며 억울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현재 그는 운영위원직 복권을 위해 14명과 함께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는 중이다.

한편 서울시당내 친박 인사들로부터 제기받고 있는 의혹관련해 K씨는 본지와 통화에서 상세히 해명했다. 일단 친이 핵심 의원인 A의원에게 지방선거 출마 관련해 ‘수천만원의 금품을 제공했다’는 의혹 관련 그는 “내가 40여년동안 산 지역이 은평구와 서대문이다”며 “A 의원 지역구와는 상관이 없고 한때 지인들은 농담삼아 ‘은평구에 나가라’고 했지만 지방선거 출마에는 관심이 없는 사람이다”고 금품을 A 의원에게 줄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A 의원과 성이 같아 친인척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 그는 “그분과 나는 성은 같지만 본이 틀리고 친인척도 아니다”며 “종친회에서는 보지 못하고 대종회에서는 몇 번 얼굴을 봤다”고 안면이 없지 않음은 인정했다.

A의원측 역시 “K씨와 면식이 있지만 불법적인 돈거래는 없었다”고 밝혔다. 한편 17대 당시 발전연 사무실을 통해 친이재오계 인사들에게 평소 정치 후원금을 제공했다는 의혹과 관련해서도 “발전연 사무실을 2~3번 들른 적은 있다”면서도 “그러나 정치 후원금이나 의원들에게 스폰을 할 장소는 아니다”고 일축했다.

하지만 K씨는 자신이 은평구에 오래 살았으며 정치에 뜻이 있고 이재오 전 대표와 친분이 깊다는 점은 솔직하게 인정했다. K씨는 “지방선거에 출마할 뜻은 없지만 50대전후로 해서 국회의원이 되고 싶은 꿈은 있다”고 토로했다.


K씨, 이재오 전 대표와 친분있지만… 각종 의혹 부인

또한 친이 인사라는 지적 관련해 그는 “은평구에서 오래 살았고 이 대표 후원회 사무실도 종종 찾아갔다”며 “친이가 잘돼야 한다는 것은 기본적인 생각”이라고 부인하지 않았다.

특히 그는 A 의원에게 금품 제공설이나 친이재오계의 정치자금 후원을 하는 스폰서였다는 의혹에 대해 음모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는 “친이 성향이라는 점때문에 생긴 일로 소문의 진원지를 알면 무고죄로 고소 하겠다”며 “친이재오계를 음해하는 세력이 퍼트리고 다니는 것이 아니겠느냐”고 의구심을 표출했다.

또한 그는 “지난 서울 시당 경선은 전무후무한 혈투였고 배반의 배반이 공공연히 일어났다”며 “아무래도 그 후유증을 내가 겪고 있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K씨는 지난 23일 사업차 중국을 방문했다.

[홍준철 기자] mariocap@dailysun.co.kr

홍준철 기자 mariocap@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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