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호남 총리 기용설은 민주당 흔들기?
이명박 호남 총리 기용설은 민주당 흔들기?
  • 홍준철 기자
  • 입력 2009-09-01 09:51
  • 승인 2009.09.01 09:51
  • 호수 801
  • 2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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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DJ 서거 이후 구심점 없는 호남 잡기
이명박 대통령이 8월말 9월초 중폭 개각이 가시화되면서 정치권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재까지 ‘비서실장 유임-총리 교체’ 축으로 한 내각 교체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높은 가운데 총리 기용이 누가 될지에 대해 하마평이 무성하다.

무엇보다 영남총리 배제론이 그럴듯하게 퍼지면서 충청 총리론을 시작으로 호남 총리 기용설이 재차 여의도를 강타하고 있다. 최근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가 ‘심대평 총리론’에 쐐기를 박으면서 충청권 총리로 이원종 전 충북지사와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이완구 충남지사나 정우택 충북지사 등 현직 단체장 총리 기용설은 힘이 떨어지고 있는 양상이다.

반면 DJ 서거이후 이명박 대통령이 ‘국민통합’, ‘화합’을 화두로 내세우면서 호남 총리 기용설이 급부상하고 있다. 한 마디로 9월 인사가 이 대통령의 ‘화합’의 진위여부를 가늠하는 잣대가 된 셈이다.

호남 총리 후보로는 강현욱 전 전북지사, 전윤철 전 감사원장, 김종인 전 의원, 진념 전 부총리, 장재식 민주당 상임고문이 거론되고 있다.

특히 장 고문의 경우 전남 광주출신으로 자유민주연합 부총재, 김대중 경제특보, 노무현 경제특보 등 다양한 정치이력이 ‘화합’의 카드로 거론되고 있다. 특히 장하석(1남, 영국 런던대 교수) -장하준(2남, 영국 캠브릿지대 교수)-장하성(조카, 고려대 경영대학장) 등 아들, 조카로 국내 3대 천재 집안으로 유명세를 탄바 있다.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장 고문이 고령의 나이로 아들이나 조카가 총리로 기용되는 게 아니냐는 우스개소리도 나온다. 76세라는 고령탓으로 청와대 관계자는 ‘젊은 총리를 지향하는 MB 정권에서 적합하냐’는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강현욱 전 전북지사의 경우 전북 군산출신으로 38년생이다. 73세 고령의 나이지만 경제통으로 전북도지사 2번, 노태우, YS 집권 시절 동력자원부 장관, 농림수산부 장관, 환경부 장관 등을 지낸 경제와 행정에 능통한 인물이다. 2002년 지방선거에서 열린우리당으로 전북지사에 나와 당선됐지만 정치 이력을 거슬러 올라가면 신한국당 출신이다. 그는 15대 신한국당으로 출마해 당선된 이후 한나라당, 무소속, 새천년 민주당으로 16대 말을 갈아타 재선이 됐다. 지난 17대 대선에서는 이명박 대통령직인수위에 참여해 국가경쟁력강화특위 새만금 TF팀장으로 참여하는 등 MB 정권 탄생에 일조했다.

김종인 전 의원 역시 17대 당시 새천년민주당 비례대표 국회의원으로 정치를 마감했지만 그전에는 민정당 출신이다. 서울 태생으로 올해나이 70세다. 전남 목포 출신의 전윤철 전 총리는 39년 생으로 69세다. 그나마 하마평에 오르는 인사들중에 젊은 편에 속한다. 경제통으로 DJ정부 시절 공정거래위원장,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냈고 노무현 정권에서는 부총리겸 재정경제부 장관과 감사원장을 지냈다.

한편 호남 총리 기용설이 확산되면서 여의도에서는 DJ서거이후 호남 결집을 막는 역할을 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정치권 한 인사는 “MB가 9월 인사에서 민주당이나 호남출신 인사를 기용할 경우 구심점 없는 호남이 사분오열된 민주당으로 결집보다 약화될 공산이 높다”며 “민주당에 실망한 호남민심이 MB 정권에 대해 호감을 보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 마디로 MB 정권의 호남 총리 포용 여부는 ‘로버트 한’처럼 실세 총리가 아닌 이상 다분히 정치적 이해의 산물이라는 주장이다.

홍준철 기자 mariocap@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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