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전쟁서 경제로
미국 유권자들 관심이 ‘이라크 전쟁’에서 ‘경제’로 옮아가고 있다. 유권자들이 경제에 관심을 갖는 것은 미국이나 우리나라나 마찬가지다. 정치, 전쟁, 이념보다 더 급한 게 먹고사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런 성향은 NBC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최근 공동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잘 나타난다. 지난 6월 ‘정부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것’을 꼽으라고 했더니 이라크전이 53%를 차지했다. 11월엔 같은 응답이 46%로 줄었다. 반면 일자리 창출과 경제성장은 17%에서 27%로 높아졌다.
USA투데이와 갤럽은 지난 4월 ‘대통령선거에서 고려해야 할 가장 중요한 사항’에 대해 물었다. 결과 이라크전이 42%였다.
하지만 11월엔 36%로 줄었다. 이에 비해 경제문제는 13%에서 16%로 늘었다. 경제에 보다 큰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는 얘기다.
미국 유권자들이 경제문제에 관심을 보인 것은 잘 나가던 미국경제가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서브프라임(비우량 주택담보대출) 파문과 달러가치의 계속되는 하락 등이 국민들을 불안하게 한다는 것이다.
서브프라임파문은 모기지회사의 잇단 파산부터 시작, 씨티그룹 같은 세계 최대 금융그룹에게도 타격을 줄 정도로 위협적이다.
오죽했으면 부시 대통령이 금리동결이란 ‘비상수단’을 동원했겠느냐는 게 전문가들 시각이다.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은 5년간 금리를 동결해야 한다는 강력처방을 내놓고 있을 정도다.
달러가격 하락도 미국인들 자존심을 구긴다. 달러가치가 떨어지는 것은 결국 글로벌무대에서 미국 돈 위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미국으로선 기분 상하는 일일 것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유권자들 관심이 경제에 쏠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대선쟁점은 정치, 외교, 군사문제가 아니라 ‘경제’다. 누가 대통령이 되느냐보다 국민들이 잘 먹고 살 수 있게 해주느냐 하는 것이다.
우리말 가운데 ‘배 부르고 등 따뜻하다’는 말이 있다. 대통령이 해야 할일이 바로 이런 일이 아닐까.
정우택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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