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 나면 바뀌는 최고 재벌 순위
자고 나면 바뀌는 최고 재벌 순위
  • 정우택 편집위원 
  • 입력 2007-11-13 09:26
  • 승인 2007.11.13 09: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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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케시 암바니, 카롤르스 슬림, 빌 게이츠의 싸움 볼 만

세계 최고 갑부가 수시로 바뀌고 있다. 올 들어서만 세 번째다.

인도 PTI통신에 따르면 인도의 화학회사인 릴라이언스 인더스티리의 무케시 암바니 회장이 세계 최고 갑부가 됐다. 그의 재산은 10월말을 기준으로 632억 달러. 우리 돈으로 60조원에 가깝다.

지난 7월 1위로 등극했다가 3달 만에 2위로 밀려난 멕시코의 통신재벌 카를로스 슬림의 재산은 623억 달러.

지난해까지 세계 최고 갑부였다가 2위, 3위로 연달아 밀린 미국 마이크로 소프트의 빌 게이츠 회장은 622억 달러로 알려졌다. 얼마 전 한국에 와서 ‘주식 돌풍’을 일으킨 워런 버핏 벅셔해서웨이 회장 재산은 559억 달러.

암바니 회장은 지난 9월 인도의 철강재벌 락시미 미탈을 제치고 인도 최고 갑부가 됐다. 이번엔 불과 한 달 만에 세계 최고 갑부 자리에 올랐다.

그를 세계에서 가장 돈 많은 사람으로 만들어 준 것은 주가상승이었다.

암바니 회장은 릴라이언스 인더스티리 지분 50.98%(534억 달러)를 갖고 있다. 또 릴라이언스석유 지분 37.5%(95억 달러)와 릴라이언스 인더스티리얼 인프라스트럭처 지분 46.23%(5억 달러)도 갖고 있다. 알짜기업에 큰 지분을 갖고 있는 셈이다.

세계재벌 판도를 바꾸는 것은 사업적 수완도 있어야 되지만 ‘주식’이 더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에 암바니 회장이 최고 갑부가 된 게 주가상승에 따른 것이었던 것처럼 지난 7월 최고 갑부가 된 슬림 회장도 통신주 상승 덕에 최고 부호가 될 수 있었다.

빌 게이츠가 오랫동안 지켜오던 1위 자리를 넘겨준 지 몇 달 만에 3위로 또 내려앉은 것도 주가가 빛을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주가가 오르려면 새 사업에 진출하거나 수익성이 있는 사업을 새로 만들어내야 하는데 빌 게이츠는 아직 새 블루오션을 만들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결국 주가가 재벌을 만들기도 하고 끌어내리기도 한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1위인 인도의 암바니 회장과 2위인 멕시코의 슬림 회장, 3위인 미국 게이츠 회장 재산 차이가 10억 달러에 불과해 이들 부호의 ‘보이지 않는 싸움’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10억 달러는 이들에게 있어 한마디로 ‘새 발의 피’에 지나지 않는다.

암바니 회장은 화학기업을, 슬림 회장은 통신 기업을 주력으로 삼고 있다. 또 게이츠 회장은 소프트웨어를 전문으로 한다. 서로 주력업종이 겹치지 않는 게 특이한 현상이기도 하다.

세 명의 주력업종이 다른 것은 자신들 노력보다 시장요인 등 외적 요인에 따라 순위가 바뀔 수 있다는 얘기다.

원유재고가 줄고, 고유가가 계속되면 화학기업 주가가 오르고 반대로 새 통신서비스가 제공되면 통신주가 시장을 이끈다. 소프트웨어도 마찬가지다.

MS의 게이츠 회장은 3위로 밀려났다고 하지만 호락호락한 상대가 아니다.

MS는 세계 컴퓨터의 소프트웨어를 쥐고 있다. 때문에 새 MS운영체계를 내놓으면 주가가 폭등할 게 분명하다.

그럴 경우 재산을 10억 달러, 20억 달러 늘리는 것은 한 순간이다. 당연히 최고 부호의 자리도 바뀐다.

세계 최고 부호를 만드는 게 결국 주가라고 볼 때 이들도 주가향방에 온통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다.

달러 약세와 미국의 금리, 서브프라임(비우량 주택담보대출)과 미국의 주택시장 동향, 고유가와 중국의 경제상황, 중동사태 등은 주가를 올리고 내리는 아주 중요한 요인이라는 것을 알고 대책마련에 나서는 게 그들일 것이다.

세계 최고 부호 자리를 지키고, 이를 탈환하려는 암바니, 슬림, 게이츠 회장 간의 보이지 않는 싸움은 오늘도 주식시장에서 계속되고 있다.

정우택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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