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세이기’, ‘능동적 은퇴기’ 아시나요
‘오디세이기’, ‘능동적 은퇴기’ 아시나요
  • 정우택 편집위원 
  • 입력 2007-10-29 16:06
  • 승인 2007.10.29 16: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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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기→청소년기→성년기→노년기는 옛말

20대의 ‘창조적 방랑’과 50대의 ‘자발적 은퇴’가 복잡한 21세기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흔히 유아기 청소년기, 성년기, 노년기로 나뉘는 인생의 단계가 달라지고 있다는 뜻이다.

미국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데이비드 브룩스는 최근 칼럼을 통해 청소년기와 성년기 사이에 ‘오디세이기’를, 성년기와 노년기 사이에 ‘능동적 은퇴기’를 넣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4단계로 구분하는 인생의 단계를 6단계로 나눠야 한다는 것이다.

브룩스는 기자출신의 날카로운 칼럼니스트로 ‘보보스’ 란 신조어를 맨 먼저 쓴 사람이다. 보보스는 경제적 풍요와 보헤미안 기질을 갖춘 신 엘리트계층을 가리키는 말로 쓰이고 있다.

과거엔 10대 청소년기를 지나면서 바로 가족을 책임지는 성년기로 접어들었으나 앞으로는 많은 사람들이 20대를 ‘창조적 방랑기’로 소모하게 된다는 게 브룩스 주장이다.

창조적 방랑기는 해외연수와 배낭여행, 무전여행, 봉사활동 등을 통해 시간을 보낸다. 이 때 보내는 시간은 낭비가 아니라 무언가를 보고, 배우고, 구상하는 창조적 기회로 보자는 것이다. 브룩스는 이 시기를 ‘오디세이기’라 불렀다.

오디세이는 트로이전쟁 뒤 오디세우스 방랑을 노래한 호머의 서사시란 뜻도 있고 2001년 4월 쏠아 올린 미국의 화성탐사선 이름이기도 하다.

젊은이들은 20대를 공부하고, 즐기고, 세상을 보는 시기로 활용하고 있는 것은 세계가 다 마찬가지다. 예전 같으면 20대가 돈을 버는 시기였지만 이젠 돈보다 ‘경험’을 통해 자기자신을 ‘계발’하는 기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브룩스는 직장에서 은퇴하는 시기인 50대에도 새로운 삶의 변화가 요구된다며 이 시기를 ‘능동적 은퇴기’라고 했다. 한참 일할 나이인 40대에서 바로 60대, 70대의 노년기로 가는 게 아니라 그 사이에 능동적 은퇴기를 끼워 넣어야 한다는 것이다. 퇴직=은퇴=노인이란 등식이 사라졌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브룩스는 50대 직장인들의 관심은 새 직업 찾기라며 직장에서 밀려 나기 전에 일자리를 찾아 능동적으로 은퇴하겠다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직장에서 쫓겨나기 전에 미리 또 다른 일터를 찾아 떠나는 사람을 ‘베테랑 직장인’이라고 이름 붙였다.

브룩스는 칼럼에서 끊임없이 새로운 서비스산업이 생겨나고 평생교육이 활기를 띠고, 세대 간 벽이 허물어지는 것은 세계적 현상이라며 50대 직장인들은 능동적 은퇴기를 잘 보내야 후회하지 않는다고 충고했다.

20대의 창조적 방랑, 50대의 자발적 은퇴는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공통된 현상으로 누구에게나 다 해당되는 얘기다.

따라서 20대에 방랑 생활하는 것을 흠잡을 필요도 없고, 50대에 사표내고 새 직장을 찾는 것을 동정하거나 ‘걱정’하는 눈으로 볼 필요도 없다.

정우택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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