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국제 유가가 왜 이렇게 오르는 거야?”
최근 뉴욕 상업거래소에서 국제유가가 배럴당 80달러로 치솟자 석유 중개인들이 모여 걱정을 했다. 이런 걱정이 있는가 하면 한편에서는 ‘유가가 오를 때 돈 벌어야 한다’며 고유가를 은근히 즐기는 사람도 있었다고 한다.
지난 8월말부터 오르기 시작한 국제유가는 최근 뉴욕상업거래소 (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 값이 배럴당 80달러로 치솟았다.
지난 8월23일 WTI 가격은 배럴 당 70.09 달러였다. 20일 만에 10달러나 오른 셈이다. 전쟁이 아니고선 이렇게 오른 경우가 거의 없다.
우리나라가 많이 들여오는 두바이유도 73.34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8월23일에는 66.44달러였다. 같은 기간에 두바이유도 7달러나 올랐다.
참고로 두바이유 값은 2005년 4월에 49.4달러였다. 2006년 4월엔 58.9달러, 2007년 5월엔 66.1달러였다.
올 연말 90달러까지 예상
두바이유의 경우 지난 3년 동안 1년에 7~8달러씩 올랐다. 이번에는 1년도 안 되어 15달러나 훌쩍 올랐다. 예년 같으면 2년에 걸쳐 올라도 아우성 칠 인상폭이다.
전문가들은 올 연말께 두바이유가 70달러 정도 할 것으로 예측했다. 지금 추세로 갈 경우 연말이면 80달러를 넘어 90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국제 유가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오르기만 하는 것은 다 이유가 있다.
원유도 상품이므로 국제시장에서 수요와 공급에 따라 값이 결정된다. 여기에 투기세력이 끼어들어 가격을 더 올린다.
전문가들은 유가상승 원인으로 △개도국의 수요 증가 △한정된 생산량 △갈수록 줄어드는 매장량 △석유를 많이 쓰는 겨울철 △석유수출기구(OPEC)의 전략 △중동 등 산유국의 불안한 정치상황 △투기세력 가세 등을 꼽고 있다.
이것 말고도 유가를 올리는 요인은 얼마든지 있다. 미국의 석유 재고가 부족하다는 말 한마디만 나와도 유가는 뛴다.
중동 국가의 어느 에너지 장관이 농담 삼아 산유량을 줄인다고 한마디 해도 유가는 오른다. 미국의 플로리다 해안에 허리케인이 몰아치면 가격이 오른다.
겨울철은 원래 유가가 오른다. 날씨가 추운 관계로 난방을 많이 해야 되고, 이에 따른 석유 수요가 늘기 때문이다.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예외 없이 값이 뛰었다. 올해도 그런 현상은 마찬가지다. 며칠 전 미국의 겨울철 난방용 석유 비축이 부족하다고 했을 때 크게 오르고 반대로 비축이 충분하다는 보도에 따라 유가가 내린 일이 있다.
개도국의 석유 수요 증가는 원유가의 가장 큰 인상 요인이다. 선진국은 에너지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개도국은 어떻게든 생산 활동을 활성화해 경제적 파이를 키워야 하는 입장이다.
생산 활동이 증가하면 필연적으로 에너지사용이 는다. 이는 국제유가의 인상과 직결된다. 불행하게도 개도국은 원유가 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석유 고갈에 대한 위기감도 유가를 올린다. OPEC회원들이 하루에 생산하는 석유량은 3천만 배럴이 넘는다. 언제 까지 이렇게 많은 기름을 생산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실제로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우 유전이 점차 바닥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OPEC 정기총회 결과에 따라 유가는 춤을 춘다.
‘감산’이라는 말이 나오기만 하면 뉴욕의 상업거래소 등 원유시장은 소용돌이친다.
원유생산량을 늘린다고 해도 그 양이 충분하지 않을 경우도 문제다.
세계의 눈이 OPEC총회와 회원국들 움직임에 민감한 것은 그 때문이다. 심지어는 OPEC 석유장관의 표정에 따라서도 유가가 오르고 내린다.
#전기 먹는 백열등 사라진다
40억 개 백열전구 쓰는 미국 2014년까지 퇴출 계획
지구촌을 밝히고 있는 백열등이 1백30년 만에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발명왕 토마스 에디슨이 1897년 발명해 세상을 놀라게 했던 백열전구가 미국에서 사라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 상ㆍ하원이 에너지 절약과 환경보호 차원에서 앞으로 7년간 점진적으로 백열등을 퇴출시킬 법안을 만들기로 한 것이다.
백열들은 사용전력의 5%만 빛으로 전환하고 나머지는 열로 소모시켜 에너지효율이 크게 떨어진다.
이에 비해 형광등이나 고효율 백열등을 쓰면 30~70%의 에너지 절감 효과가 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2012년부터 백열등 퇴출작전에 나서 2014년까지 백열등을 없앨 계획이다. 이에 맞춰 GE와 필립스 등 제조업체는 백열전구 생산을 멈추고 2102년까지 고효율 전등을 개발할 계획이다.
미국은 현재 40억 개의 백열전구를 쓰고 있다. 이는 세계 사용량의 3분의 1에 해당한다. 백열등을 사용하지 않으면 연간 60억 달러의 에너지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하니 백열등이 얼마나 많은 전기를 먹는지 알 수 있다.
미국이 백열등을 없앨 경우 유럽연합(EU) 국가는 물론 다른 나라들도 이 대열에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적으로는 에너지 사용을 줄여야 하고, 국제적으로는 미국시장을 놓칠 수 없기 때문이다.
백열등이 사라지면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크게 든다. 감축량은 교토의정서에서 선진국들이 감축하기로 한 배출량의 4분의 3이나 된다고 한다.
백열등이 얼마나 지구를 뜨겁게 하는지 잘 말해준다.
##사우디 석유가 바닥나고 있다
세계석유 수출량 19% 차지, 방치유전 다시 개발
사우디아라비아 원유가 바닥난다면 어떻게 될까?
물론 세계가 난리날 것이다. 각국은 즉각 에너지 전쟁에 들어갈 것이다. 석유를 시추하기 위해 바다 밑을 뚫고, 국제원유시장에서 석유 사재기 파문으로 큰 소용돌이가 일어날 것이다.
이런 걱정들이 현실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시사월간지 ‘애틀랜틱 먼슬리’ 10월호는 세계 제1의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 유전이 고갈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충격적인 보도를 했다.
이 보도가 얼마나 정확한지는 두고 봐야 알겠지만 ‘사우디 석유 바닥’이란 말 자체만으로도 지구촌 사람들은 공포에 떨어야 한다.
잡지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의 하루 평균 원유수출량은 약 7백만 배럴. 세계 석유 수출량의 19%나 된다. 당연히 세계에서 첫 번째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생산량이 주는 추세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석유수요가 감소해 생산량을 줄이고 있다지만 석유가 고갈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견도 많다.
한 예로 2005년과 2006년 국제 유가가 배럴당 60달러에서 70달러로 올라설 때 사우디아라비아가 감산에 나선 것은 ‘수요 부족’이란 단어로는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이다.
유가가 오르면 생산량을 늘려 달러를 벌어들이는 게 정상이다. 그럼에도 사우디아라비아는 거꾸로 감산 정책을 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석유정책과 배치되는 것은 물론 인근 다른 중동 국가들의 움직임과도 달랐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석유가 점점 줄기 때문인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 나라는 1995년에 개발을 포기했던 카프티해상 유전을 다시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것 말고도 새 유전을 찾기 위해 육지와 바다에서 시추작
업을 열심히 하고 있다. 시추작업이 최근 3년 사이 세 배나 늘렸다고 잡지는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의 스튜어트 스태니포드 박사는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에 원유가 얼마나 남아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컴퓨터 시뮤레이션을 해보았다. 스태니포드 박사는 캘리포니아대학 컴퓨터공학 전문가다.
그는 지난 30년간의 원유생산 추이와 사우디아라비아의 지질자료 등을 바탕으로 가와르 유전에 대해 컴퓨터 시뮤레이션을 했다.
가와르 유전은 이 나라 최대의 유전이다. 시뮤레이션 결과는 비관적이었다. 이 유전의 북쪽 원유 층 두께는 1970년대 후반 150m 정도였는데 이번 측정에서는 고갈 상태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와르 유전의 북쪽은 이미 원유가 고갈된 상태이고 남쪽은 많이 남아있다. 이를 가지고 북쪽의 부족분을 채우기
는 형편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땅속에 들어가 보지 않는 한 정확한 것을 알 수는 없지만 사우디아라비아 유전이 말라가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이 나라는 1991년 이라크와 쿠웨이트전쟁으로 원유생산량이 크게 줄자 곧바로 양산에 나서 국제유가를 안정시킨 일이 있다. 하지만 이젠 이런 일을 할 수 없다.
전문가들은 사우디아라비아 뿐 아니라 대다수의 중동국가들이 원유 찾기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은 땅속의 보화가 점차 바닥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고 말한다.
### 석유문제 해결하려면?
가장 좋은 방법은 석유사용량을 줄이는 것이다.
하지만 무턱대고 사용량을 줄일 경우 경제·산업 활동이 타격을 받아 이것도 쉬운 문제는 아니다. 석유는 가장 기본적인 에너지원이기 때문이다.
석유사용량을 줄이자고 말하는 것은 쉽다. 각국의 에너지장관들이 모이면 늘 주고받는 소리가 이 얘기다.
하지만 각론에 들어가면 달라진다. 상대방 국가에 대해서만 에너지사용량을 줄이라고 서로 요구하고 있다.
개도국은 선진국에게, 선진국은 개도국에게 화석에너지 상용을 줄이라고 목청을 높인다.
다음은 석유를 대체할 만한 새로운 에너지원을 찾든지 새로 만들어내야 한다.
현재 가장 많이 쓰이고 있는 게 바로 원자력발전이다. 세계엔 3백여 기 이상의 원전이 가동되고 있다.
에너지 재앙을 막기 위해선 더 많은 원전이 건설돼야 한다. 하지만 원전건설은 지역주민의 강력한 반발에 직면해 있다.
원전은 깨끗하고 많은 전기를 생산하는 장점이 있는 반면 폐기물처리가 힘들고, 방사능 위험이 늘 도사리고 있다.
원전의 안전성을 확보하는 문제도 간단한 게 아니다. 자칫 에너지를 얻는 이익보다 국가에 큰 손실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바이오 청정에너지 개발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옥수수대를 이용한 에탄올 에너지 등이 그것이다. 이 방법은 싼값에 좋은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다. 하지만 큰 경제적 부담이 뒤따른다.
다름 아닌 옥수수를 비롯한 곡물가의 상승이다. 옥수수를 바이오연료 개발에 사용해 가축이 먹을 게 없고 결국 값을 올린다.
바람을 이용한 풍력발전과 태양빛을 이용한 태양광발전은 가장 좋은 청정에너지로 통하지만 노력보다 전력생산량이 그렇게 많지 않는 단점이 있다.
지금은 전력생산 능력이 떨어지지만 기술발전에 따라 최고의 에너지원이 될 수 있다. 바람과 태양을 이용한다면 지금처럼 OPEC가 위세를 떠는 일도 없고,
우리나라처럼 석유가 없다고 걱정하는 국가도 없을 것이다.
정우택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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