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지식과 학습 없으면 도태당해…국회는 열공 모드”

국회에서는 국민 생활에 밀접한 법안들이 생산되고 수정된다. 특히 예산의 경우 국가의 1년 살림살이를 결정하는 것인 만큼 국민들에게 매우 중요한 일들이 국회에서 결정된다. 정부가 계획한 국가 예산이 과연 적절하게 배분됐는지, 효율적인지를 분석하느라 1년 내내 불이 켜져 있는 곳이 있다. 바로 예산정책처다. 이곳에서 경제예산분석팀을 맡고 있는 송병철 팀장은 “우리가 분석한 자료를 토대로 국회의원들이 예산안을 결정한다. 우리 의견이 예산 결정 과정에 많이 투영될수록 보람도 느낀다”고 말했다. 송 팀장에게 불신 받고 있는 국회를 위한 방안과 국회 생활에 대해 들어봤다.
예산, 결산, 재정 하면 일반인들은 물론 대부분의 사람들은 고개를 가로 젓는다. 단어 자체에서 오는 압박감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를 무시하고 넘어 갈 수 있는 부분도 아니다. 이 때문에 송 팀장은 이에 관련된 업무를 하는 사람들은 항상 공부를 게을리하면 안된다고 말한다. 송 팀장은 “예산은 나라의 살림이다. 이와 관련된 업무를 하는 사람들은 누구를 막론하고 공부를 해야 한다. 예전에 비해 국회의원은 물론 보좌진, 예산처 직원들까지 전문지식을 많이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전문지식이 없다면 자연스럽게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 국회 안에서도 이런 분위기가 감지된다는 게 송 팀장의 솔직한 느낌이라고.
송 팀장은 “이제 공부를 하지 않으면 도태된다는 것을 국회 직원들이 너무도 잘 알고 있다. 이런 분위기를 통해 국회가 조금씩 변화되고 있다. 무엇이 국민들에게 신뢰받을 수 있는 국회로 변화 시킬 수 있는지에 대한 인식이 변화되고 있는 것이다. 19대 국회에서는 더욱 발전된 국회를 볼 수 있을 것”이라며 국회가 변화되고 있다는 확신을 보였다.
오랫동안 국회에서 근무하면서 가장 뜻 깊은 순간은 대한민국 재정이라는 책을 만든 것이라고 한다.
송 팀장은 “객관성을 갖고 만들었다고 자부할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이 출간되면 보좌진들은 이에 대한 강의를 요청하기도 한다. 여기에 학계에서도 이 책을 교과서로 채택해 사용한다. 각종 최신 자료가 포함되어 있어 더욱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1995년 입법고시를 통해 국회에 첫발을 들인 송 팀장이 처음 맡았던 보직은 언론계장이었다. 기자들을 상대하다보니 많은 일들을 겪었다고 한다. 마감 시간이 지나면 같이 둘러 앉아 술 한 잔 기울이며 쌓인 감정을 털어버렸다.
송 팀장은 “약 5년 간 언론과 홍보 업무를 맡아 일했다. 만약 내게 주어진 업무가 세분화된 업무였다면 국회 전반적인 일에 대해서 알 수 없었을 것이다. 언론과 홍보 업무를 맡으면서 국회 전반적인 일을 모두 알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큰 틀에서 일을 하다 보니 국회가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할 수 있었다. 또한 어떻게 해야 국회가 국민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도 그때 했던 것”이라며 언론 홍보 업무에 대한 애정을 나타냈다. 국회 예산처의 비수기는 1월과 8월이다. 이 시기를 제외하면 대부분 퇴근시간이 밤 10~12시라고 한다. 야근이 잦다 보니 초임 시절엔 가족들의 불만도 상당했다. 하지만 요즘엔 하는 일을 잘 설명해 주고 야근이 잦을 수밖에 없는지를 이해시킨다고 한다.
이제 송 팀장은 내년도 예산안을 준비해야 한다. 경제회복세 전망이 예상되고 있지만 아직 안심할 단계는 아니라고 한다. 이 때문에 내년 예산안은 무척 고민을 많이 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국회 뿐만 아니라 여러 의견들을 심도 있게 청취하고 충분한 논의를 거쳐 예산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년 예산안을 처리할 때 합리적이고 올바른 결정을 했다라는 자부심을 느끼고 싶다. 개인적으로는 곧 태어날 둘째와 산모가 모두 건강하게 순산했으면 좋겠다.”
[인상준 기자] sky0705in@dailysun.co.kr
인상준 기자 sky0705in@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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