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이·친박 갈등해소 “언제까지 갈까”

MB식 정치드라마가 연출됐다. MB정부 개각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한나라당내 갈등의 근원이던 친이·친박계를 고루 배분해 입각시킴으로써 갈등을 해소하려는 노력이 역력하다. MB의 핵심 이재오 전 의원과 박근혜 전 대표의 최측근 김무성 의원의 입각이 예상되고 있다. 이로써 한나라당내 계파 갈등은 당분간 수면아래로 가라앉을 것으로 보인다. 개각과 관련 정치적 해법 변화를 분석해 본다.
정치권의 최대 관심사인 이명박 정부 개각과 관련해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MB의 개각 방향은 친이·친박을 고루 기용한 ‘탕평정치’시나리오다.
총리에 김종인 전 의원,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에 이재오 전 의원, 새롭게 신설되는 정무장관에 김무성 의원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여권의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현재 인사 검증이 모두 끝나고 마무리 단계에 있다. 8월 말이나 9월 초 나머지 장관들 인선이 끝나는 대로 함께 발표할 계획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국무총리에 내정된 것으로 알려진 김 전 의원의 경우 이제껏 언론의 후보군에는 들지 않았던 깜짝 인사다. 하지만 지난 10여년 간 김 전 의원의 입각설은 꾸준히 거론돼왔다.
김 전 의원은 서울출생으로 11, 12, 14, 17대 의원을 지냈고 독일 뭔스터대학교를 졸업한 경제학 박사 출신이다. 1989년엔 국민은행 이사장을 역임했으며 제24대 보건사회부 장관, 대통령 경제수석 비서관 등 경제 전문가로 통한다. 지난 해 정계를 은퇴하면서 현재는 국회 헌법연구자문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김 전 의원은 <일요서울>과의 통화에서 “나는 지난 10년 간 그런 소문이 끊이지 않았던 사람이다. 그런 지나가는 소리에 관심을 갖지 않고 있다. 개인적으로 공부를 할 계획”이라며 일련의 소문에 대해 금시초문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제의가 오면 수락할 의사를 묻는 질문에는 “제의가 오지도 않았는데 수락하느냐 하지 않느냐 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런 소문에 개의치 않는다”고 말했다.
신설되는 정무장관에 내정된 것으로 알려진 김무성 의원의 경우 친박 배려 차원에서의 인사라는 반응이다. 특히 김 의원의 입각으로 인해 당분간 친이 친박간의 화합 모드가 조성되는게 아니냐는 것이다.
특히 박근혜 전 대표가 이전보다는 친박계 의원의 입각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도 이번 인사에 반영된 것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박희태 대표와 이명박 대통령의 최근 회동에서도 친박계 의원 입각에 대한 논의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무성 의원은 <일요서울>과의 통화에서 “그런 제의를 받은 바 없다. 생각해 본적도 없는 얘기”라며 일축했다. 향후 계획에 대해서는 “아직까지는 계획한 것이 없다”고 말해 입각에 대해 말을 아꼈다.
이재오 전 의원의 경우 9월 조기전대를 통해 당으로 복귀하려는 계획이 박 대표의 양산 출마 선언으로 인해 사실상 불가능해지면서 입각으로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친이계에서도 계속 이 전 의원의 입각에 무게를 싣는 발언을 한 바 있다. 하지만 이 전 의원 본인이 입각보다는 당권 장악에 더 관심이 있어 왔던 게 사실이다.
또한 박 대표가 대표직을 내놓고 출마를 한다면 남은 최고위원직을 어부지리로 얻고 싶지는 않다는 게 이 전 의원의 의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정세가 급변하면서 이 전 의원 스스로도 입각을 한 다음 이 대통령의 지근거리에서 국정을 돕는 게 낫다는 생각을 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친박계가 이 전 의원의 당 복귀에 대해 강경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관측된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이 전 의원의 한 측근은 “조기전대도 물 건너가고 재보선도 어려운 상황으로 변하면서 본인이 많이 흔들린 것 같다. 또한 대통령 주변에 추진력과 믿을 만한 인사가 부족한 것도 사실이기 때문에 입각으로 마음이 변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또 다른 한 측근은 “이 전 의원이 입각에 워낙 부정적인 견해를 갖고 있어서 아직 확신하기는 이르다. 특히 내년 1월 조기전대 가능성이 남아 있는 만큼 당으로의 복귀 가능성이 더 큰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번 개각으로 인해 향후 MB정부의 국정드라이브에 얼마나 힘이 실릴지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인상준 기자] sky0705in@hanmail.net
인상준 기자 sky0705in@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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