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과 함께하는 국회 만들기 위해 노력”

어느 조직이건 핵심부서가 있다. 국회에도 핵심 부서로 평가받고 있는 곳이 있다. 바로 기획조정실이다. 기획 조정실은 국회 전반적인 업무계획을 수립하고 국회의 예산안을 기획하며 부서간 업무를 조정하는 핵심 부서다. <일요서울>은 국회 기획조정에 관한 총괄적인 업무를 맡고 있는 류환민 실장을 직접 만나 국회에 근무하면서 겪었던 고충과 국민 신뢰도를 높일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들어봤다.
류 실장은 올해로 21년째 국회에서 근무하고 있다. 여러 상임위를 거치면서 지난 1월 기획조정실에 배치됐다.
류 실장은 “기조실은 국회 내에서도 핵심부서라 할 수 있다. 국회 업무계획, 부서간 업무를 조정하고 국회 예산안을 편성한다. 또한 각 부서의 직제를 편제하는 업무도 맡고 있는 중추적인 부서”라며 기조실의 업무에 대해 설명했다.
류 실장은 국회 입법고시가 알려지지 않았던 1988년에 처음 국회에 들어오게 됐다. 금융기관에서 2년 간 일하다 적성에 맞지 않아 과감하게 뛰쳐나왔다고 한다. 그는 자신의 선택에 한 번도 후회한 적 없다고 말한다. 류 실장은 “대학을 졸업하고 2년간 금융기관에 일하면서 생각했던 것과 업무가 달라 무척 고생했다. 많은 고민 끝에 공무원이 되기 위해 일을 그만뒀다. 막상 나와 보니 하루빨리 직장을 잡아야겠다는 생각에 조바심이 났다. 다른 사람들 보다 늦게 시작한 공무원 시험 준비가 더욱 나를 채찍질 했다. 그러던 중 국회 공무원 시험이 있다는 것을 알고 응시하게 됐다. 궁하면 통한다는 옛 얘기처럼 간절한 마음이 있었기 때문에 한 번에 붙게 됐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가 국회에 들어와 처음 맡은 일은 입법조사관이었다. 하지만 당시만 해도 업무가 그리 많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다 재무위원회로 발령이 나면서 비로써 국회에 들어왔다는 자부심이 생겼다고 한다.
“재무위원회에는 3명의 직원이 있었다. 제일 상사인 과장님과 직원 2명이었다. 여기서 일하면서 많은 법안을 만들고 보람을 느꼈다. 특히 이곳에서 일했던 2년이 내 평생 직업을 결정하게 됐다. 당시 과장님의 혹독한 가르침을 2년 간 받고 나자 어떤 일을 해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들었다. 지금 와서 생각하면 21년간 일할 수 있게 만든 것은 혹독했던 2년이 있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가장 고맙게 느껴진다.”
류 실장은 여러 법안을 만들고 다듬으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법안이 있다고 한다. 바로 금융지주회사법이다. IMF가 터진 직후 만들었던 이 법안이 가장 힘들었다고 한다.
류 실장은 “처음 도입되는 만큼 법 내용이 잘 이해가 되지 않아 많은 노력을 했다. 또한 통과 된 후 어떤 효과가 있을 지에 대해 많은 검토를 했던 기억이 난다. 법이 통과되고 잘 시행되는 것을 보면서 정말 뿌듯했다”고 말했다.
법안들 틈에서 살다 보니 자연스레 매일 야근을 해야만 했다. 일이 많아 뿌듯한 만큼 가족들의 불만은 늘었다. 특히 신혼시절 가장 혹독하게 일을 배웠던 재무위원회에 있었기 때문에 아내의 불만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고 한다. 류 실장은 “매일 야근과 일에 파묻혀 살다보니 신혼시절이 정말 없었다. 또한 일이 끝나면 술자리가 이어지기도 해 아내가 무척 힘들어했다. 지금은 아이들도 크고 아내도 하는 일을 이해해줘서 괜찮지만 당시엔 심각했다. 물론 지금도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 든다. 그래서 가족들과 식사라도 함께하려고 노력 중”이라며 미안한 마음을 표현했다.
끝으로 류 실장은 국민들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국회 내부에서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만큼 국민들도 이런 국회를 긍정적으로 바라봐 주길 바란다는 당부의 말도 빼 놓지 않았다. “어린이 국회, 대학생 토론회 개최 등 많은 행사를 마련해 국회가 국민들과 함께 호흡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긍정적이고 열심히 하는 모습에 대해선 칭찬을 아끼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와 함께 국회 공무원들에 대한 시각도 좀 더 좋은 방향으로 형성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인상준 기자] sky0705in@dailysun.co.kr
인상준 기자 sky0705in@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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