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지방선거 모드 돌입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이 뜨겁다. 수도권의 경우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형국으로 치닫고 있다. 이중에서도 서울시장 선거는 핵심 관전 포인트다. 잠재된 여권 후보군들과 현 시장인 오세훈 시장의 경합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오 시장은 당내 경선이 불가피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어 당내 입지를 넓히기 위해 애쓰고 있다. 이런 와중에 한나라당 의원 비서관을 최근 비서실로 영입한다는 소문도 나오고 있다. 갈길 먼 오 시장이 측근 인사를 서울시로 영입하면서 당내 입지를 넓히고 내년 지방선거를 치르겠다는 계산이다. 당내 기반이 취약한 상황에서 오 시장의 선택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도 관건이다. 오 시장의 재선을 향한 행보를 들여다봤다.
오 시장의 재선 도전은 이미 공공연한 사실이다. 최근에는 광화문광장을 개장하면서 더욱 재선 모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광화문 광장 효과가 내년 지방선거에서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하지만 이명박 대통령의 청계천 효과가 대권을 잡는데 일조한 만큼 어느 정도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아직 안심하기엔 이르다. 여권의 서울시장 후보군들이 상당수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친이계를 중심으로 나오고 있는 후보군으로는 권영세, 정두언, 공성진, 홍준표, 박진 의원, 소장파로는 원희룡, 나경원 의원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밖에도 맹형규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과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도 물망에 올라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범야권의 후보군들에게도 지지율면에서 뒤지고 있는 상황이다. 노 전 대통령 서거 정국으로 지지율이 급등한 한명숙 전 총리와 유시민 전 장관에게 모두 쳐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상황에서 당내 입지가 좁은 오 시장의 한나라당 경선 통과마저도 장밋빛만은 아닌 것이다.
사실 오 시장이 지난 2006년 지방선거에서 당선될 때만 해도 한나라당 소장파의 전폭적인 지지로 인해 당선이 됐었다. 하지만 이후 소장파와 선을 그으면서 등을 돌렸다.
당시 오 시장을 전폭적으로 지지해 경선을 통과 시켰던 원 의원은 오 시장을 향해 대놓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결국 자신을 지지해줬던 소장파들과 등을 돌리면서 당내 입지는 현저히 좁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오 시장이 당선된 이후 당에서 자신을 지지해줬던 인사들과도 왕래가 없었던 것으로 안다. 이 때문에 소장파의 불만이 높았다. 여기에 지난 총선에서는 한나라당 후보들과의 뉴타운 공방으로 얼굴을 붉히면서 당내 여론은 좋지 않은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오 시장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은 그리 많아 보이지 않는다. 어떻게든 당내 일정 부분의 입지를 넓혀놔야 경선을 통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친박계와의 연대설이 나돌기도 했다. 친이계 후보군들이 난립하고 있는 상황에서 친박계에서는 뚜렷한 후보군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친박계와의 관계 설정도 녹록치 않은 상황이어서 오 시장의 향후 행보가 관건이다.
당내 입지를 넓히기 위한 방편으로 최근에는 국회 출신 보좌관과 비서관 영입에 나섰다는 소문도 들린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이미 서울시에 근무하는 전직 보좌관 출신 인사들이 있다. 아무래도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측근 인사들을 영입해 선거 전략을 세우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측근 인사들 전진 배치
서울시에 영입될 것으로 알려진 인사는 한나라당 초선의원 비서관출신 A씨로 서울시 비서실로 영입된다는 얘기가 여의도 정가에 알게 모르게 퍼져 있다.
이 인사는 지난 지방선거에서 오 시장의 선거캠프에서 도움을 줬던 인연으로 서울시 비서실로 영입된다는 것.
이에 대해 A씨는 “현재 다니던 의원실에는 사직서를 제출하고 쉬고 있다. 서울시에 들어가는 것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공고가 나면 절차를 밟아 지원할 생각”이라며 일련의 소문에 대해 해명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선거를 앞두고 필요 인력을 확충하기 위해 예전 선거 캠프에서 활동했던 인사들을 영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당내 입지를 넓히기 위해서라도 국회에서 활동했던 인사들 영입이 필요한 상태”라고 해석했다.
A씨가 근무할 것으로 알려진 서울시청 비서실 관계자는 “비서관 충원 계획이 있다. 비서관 중 한 명이 일을 그만 두면서 충원이 불가피하다.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정책과 관련해서 경력이 있는 인사들을 놓고 충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A씨뿐만 아니라 지난 지방선거 캠프에서 활동했던 측근들이 활발한 활동을 모색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캠프 출신들이 주축인 ‘5.31’모임은 정기적인 산행을 통해 결속력을 다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산행에 오 시장도 종종 참석한다는 후문이다.
내부 조직도 측근인사들을 역점 사업 부서에 배치하면서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체제 구축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지난해 연말 정기 인사에서 광화문광장 조성 사업과 한강르네상스 프로젝트 등 오 시장의 역점 사업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낸 측근 인사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를 두고 측근 인사들을 주요 요직에 앉히면서 내년 지방선거를 치르겠다는 계산이 역력하다고 분석했다.
여러가지 상황으로 봤을때 오 시장이 재선을 앞둔 상황에서 향후 조직 개편과 캠프 출신 측근들 영입이 더욱 가속화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아무래도 선거 캠프에서 함께 일했던 측근들을 영입해 내년 지방선거를 치르려고 하지 않겠나. 당내 입지가 좁은 상황에서 오 시장에게 절실한 것은 측근 인사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당내 경선을 감안하면 채 1년도 남지 않은 지방선거에서 오 시장의 재선을 향한 꿈이 이뤄질지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인상준 기자] sky0705in@hanmail.net
인상준 기자 sky0705in@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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