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제영 변호사 특별기고
윤제영 변호사 특별기고
  • 윤제영 변호사
  • 입력 2009-08-04 12:20
  • 승인 2009.08.04 12:20
  • 호수 797
  • 12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세계중심국가, 한국의 미래 청사진을 제시한다

금융위기로 세계지평이 뒤흔들리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가 세계 중심국가가 될 수는 없을까? 아무 준비 없이 막연하게 우리나라가 세계 중심국가가 되어야 한다고 말하면 이상주의자의 담론이 된다. 그러나 현실적 여건을 분석한 다음 예측 가능한 미래 사실들을 변인으로 삼아 합리적인 미래 청사진을 제시하고 그러한 미래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구체적 정책방안을 탐구하는 것은 미래학의 전문분야다. 시리즈 마지막 글로 미래학적 접근에서 보는 세계속의 한국의 미래 청사진을 살펴본다.

한국이 세계중심이 되기 위해서 어떤 것이 필요한지 크게 세 가지 정도로 요약할 수 있다.


세상의 패러다임이 디지털로 변화

첫째, 변화해가는 세상의 패러다임을 읽을 수 있어야 한다. 세상은 지금 아날로그 모드에서 디지털중심의 사회로 전환되고 있다. 국가가 각자 개별적으로 발전해왔던 아날로그 시대에는 자국의 발전을 위해 다른 나라를 침략하고 자원을 뺏는 것이 가능했다. 반면 디지털 시대에는 각국이 독립된 개체국이면서 전체가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하나를 이루므로 하나의 구성요소에 대한 물리적 파괴행위는 다시 자국에 대한 위협으로 되돌아오는 시대가 디지털 시대인 것이다.

포스트 미국 이후의 세계 중심국가가 되려면 네트워크에서 허브의 특성을 잘 연구해 활용할 필요가 있다. 허브란 스스로의 필요에 의해 모든 것이 자유롭게 교류되는 지점이다. 힘이 아니라 입지가 갖춰진 곳이 자연스럽게 중심이 된다. 이런 의미에서 지정학적으로 허브의 위치를 점하고 있으며, 세계 13대 경제대국이자 IT 강국인 한국은 차세대 세계중심국가로서의 잠재력이 충분하다. 디지털 모드에서는 IT기술이 새로운 성장동력이다. 이 새로운 성장동력을 중심으로 앞으로 새로운 국제관계의 역학이 생겨난다.

둘째, 과거와 현재의 역사로부터 중심도시, 중심국가의 성공요인을 차용하여 실행(implement)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이런 관점에서 영토협소성의 한계를 극복한 싱가포르와 홍콩을 벤치마킹할 수 있다.


과거와 현재의 역사가 중심이 된 도시, 국가개발

과거 로마도 훌륭한 예가 된다. 이 도시국가들의 공통된 성공 요인은 스스로 모든 길의 중심이 되었다는 것이다. 발전을 하려면 그곳에 모든 것이 모여야 한다. 기본적으로 물류가 모이고, 사람이 모이고, 돈이 모이면, 그것들을 지원하기 위해 여러 산업과 서비스가 발달한다. 그러면서 새로운 문화와 문명이 생겨나고 자연스럽게 중심이 된다. 즉, 길 자체가 하나의 국가 성장동력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나라가 세계중심이 되기 위해서는 모든 것이 우리나라를 거쳐서 이동하도록 적극적으로 흐름을 일으키고 그 중심에 서는 전략을 펴야 한다. 지구를 중심으로 입체적으로 사고하면, 북극항로가 열려서 새로 만들어지게 될 종적인 이동로상에 있는 부산을 세계적인 허브항으로 만드는 것은 매우 중요한 전략이 된다. 이 종적인 흐름과 교차하는 횡적인 흐름을 우리나라를 중심으로 만들어 내기 위한 방안이 ‘한桓 북방아시아 연합’과 ‘한桓 남방아시아 연합’이다. 즉, 우리나라에서 유럽으로 가는 동서방향의 횡적인 이동로로서, 북방으로 북한과 만주 및 극동 러시아, 몽골을 통해 중앙아시아와 서남아시아까지 영역을 확대하고 러시아를 통해 들어가는 하나의 흐름과 남방의 동남아, 인도, 중앙아시아, 서남아시아(중동)를 통해 터키를 경유하여 유럽으로 들어가는 두 개의 흐름을 만들자는 것이다.

횡적인 물류와 종적인 물류의 흐름이 만나면 완성을 뜻하는 십자교류가 형성되어 세계중심국가가 될 수 있는 물류흐름의 기본토대가 갖추어지게 되는데, 그 종적인 물류이동의 동력을 북극항로의 개설이 제공하게 된다. 북극항로는 홍콩, 싱가포르를 경유하여 동남아, 서인도 제도를 지나 수에즈 운하를 거쳐 유럽으로 가는 기존의 횡적항로를 대체한다. 기존 항로는 거리가 20,000km로 멀고, 소말리아, 스리랑카 해상에 해적들도 출몰한다. 심리적으로도 멀고, 운하료 등 비용도 높아서 우리나라가 물류에서 동력이 떨어진다. 그런데 북극항로가 열려 캄챠카 반도로 넘어가면 거리가 12,000km로 단축되고, 여기에 그린랜드까지 녹게 되면 10,000km 이내로 가까워지게 되므로 북극항로는 우리나라 물류에 날개를 달아주는 형국이 된다.

이렇게 되면 우리나라가 유럽의 주요 물류거점도시인 네덜란드의 로테르담, 영국 런던, 독일의 프랑크프루트에 직접 연결된다. 북극항로를 통하면 또 다른 선진대륙인 북미대륙과도 바로 연결된다. 우리가 북극항로를 통해 유럽이나 북미쪽에 가까워지는 만큼 남미와 아프리카와도 가까워진다. 유럽까지만 연결이 되면 기존에 잘 발달되어 있는 대서양항로들과 직접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것을 통해 유럽을 넘어 남미연합과의 공생관계를 지금보다 더 효율적으로 강화시키기 위해서는 태평양연안국가인 페루와 대서양연안인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를 삼각거점국가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특히 페루에서 브라질까지 내륙을 관통하는 2600km의 남미횡단도로가 지난 2005년 착공되었다는 것을 주목해야 한다. 태평양연안의 페루에서 대서양연안의 브라질을 연결하는 이 대양간 고속도로가 완공되면 유럽과 아시아의 상품들이 이동하는 동맥역할을 할 것이다.

우리나라가 세계중심으로 가기 위해서는 동서남북으로 길을 내야 하는데, 길을 국가 동력으로 사용하려면 세가지 지렛대가 필요하다. 한桓 북방아시아연합을 통해 중앙아시아-서남아시아(중동)로 이동하는 흐름과 한桓 남방아시아연합을 통해 인도- 중앙아시아-서남아시아로 이동하는 흐름을 터키에서 결집시켜 유럽과 아프리카로 연결시켜 내야 한다.


역사의 교훈은 미래 전략 방향

셋째, 과거 역사로부터 실패요인을 찾아내서 그것에 대한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 역사상 수많은 국가들이 세계중심국가로 부상했다가 역사속에서 사라졌다.

우리나라가 국제사회에 진출하려면 단일민족의 환상을 넘어서야 한다. 다민족의 문화와 정신을 더욱 빛나게 하여 서로 ‘다르지만 같다’라는 신뢰를 얻을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이 트리플 윈(triple-win)의 상생적 통합정신이다. 즉, 우리나라도 좋고, 상대국도 좋으며, 세계 평화와 인류공영에 이바지할 수 있어야 한다.

이미 한국은 다양한 것들을 하나로 조화롭게 융합하는 허브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한국은 저력이 있는 국가이다. IMF를 3년 만에 극복하고, 세계적인 금융위기 속에서 무서운 돌파력으로 경제회생을 이끌어가는 한국을 주시하면서 온 세계가 그 힘의 원천을 궁금해 한다. 위기마다 불굴의 의지를 일으키고 IT 등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어내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높은 정신과 문화에서 무한한 창조력이 나오는 것이다.


대한민국 세계중심 국가 성장론

이렇게 우리를 세계 중심국가로 만들어 줄 요소는 첫째, IT, ET, BT등 첨단과학기술과 둘째, 항공로, 항로, 육로 등 무ㆍ유형의 길, 그리고 창조적 실용주의에 입각한 상생의 정신 세 가지이다. 먼저 IT기술로 부를 축적하고, 세상의 모든 길이 한국으로 통하도록 국가의 모든 요소를 재정비하며, 우리나라와 협력관계를 맺으면 우리도 좋고 상대국도 좋으며 곧 세계평화에도 좋은 triple-win의 관계가 형성된다는 것을 국제사회에 인식시키고 신뢰를 얻어 낸다면, 우리는 얼마든지 세계 중심국가가 될 수 있다.

윤제영 변호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