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내내 보고서 작성에 구슬 땀”

국가를 운영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예산이다. 예산이 제대로 책정돼야 1년 동안 국가 운영을 제대로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과다 책정된 예산을 줄이고 더 필요한 곳에는 예산을 늘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 때문에 국회에서도 1년 내내 불이 꺼질 줄 모르는 곳이 있다. 바로 예결위원회다. 특히 예결위원회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애쓰는 주영진 수석전문위원은 “예결위는 예산안을 최종 확정하는 마지막 단계”라며 중요도를 강조했다. 주 수석전문위원을 직접 만나 예결위에서 하는 일과 애환을 들어봤다.
주영진 수석전문위원은 국회에서만 28년간 일한 베테랑이다. 건설교통위, 여성가족위, 의사국장 등 국회 내 요직을 두루 거쳤다. 능력을 인정받아 현재는 예결위 수석전문위원으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주 위원은 “예결위원회는 예산에 대한 검토를 하고 의원들이 이를 토대로 대정부 질문을 하거나 문제점을 고쳐나갈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한다. 또한 예결위원회가 잘 운영될 수 있도록 하는 업무도 도맡아 한다”고 말했다. 우연한 기회를 통해 국회에 들어온 주 위원은 일이 적성에 잘 맞았다고 한다. 특히 자신의 손을 통해 잘못된 법이 고쳐지면 묘한 쾌감을 느끼기도 했다고 한다. 주 위원은 “처음 맡은 일은 건설위 입법조사관이었다. 당시 많은 일을 담당했다. 그 중에서도 내 손으로 법안을 수정하고 새로운 법안을 만드는 게 뿌듯했다. 우연하게 국회에 들어왔지만 필연적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주 위원은 건설위 입법조사관을 시작으로 교통위, 인사계장, 의안과장, 의사국장 등을 역임하면서 국회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파악할 수 있었고 많은 일을 겪었다고 한다. 그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입법고시라는 말을 만든 것이라고. 주 위원은 “인사계장 당시 내가 입법고시라는 말을 만들고 우수한 직원들을 뽑는 인원 충원 체계를 확립했다. 또한 각종 편람들을 만들며 국회와 관련된 매뉴얼 작업을 했던 것도 기억에 많이 남는다. 예산 정책처를 준비 단계부터 관여해 설립하는 데 일조한 것도 보람된 일 중 하나였다”고 회상했다.
국회 매뉴얼 작성이 꿈
최근 미디어법 통과에서 불거졌던 대리투표에 대해서도 충고를 아끼지 않았다.
주 위원은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보다 전자투표가 일찍 들어왔다. 그래서 현재 본인 확인을 하지 않고 있는데 이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 또한 전원위원회를 활성화 시켜 의원들이 서로 원하는 만큼 발언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쟁점 사안이 있을 경우 서로 상대방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이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면서 서로 토론을 거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전문성이 있는 상임위를 중심으로 쟁점사안들을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주말이나 시간이 나면 산행이나 여행을 주로 한다는 주 위원은 자신의 취미생활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했다.
주 위원은 “산에 오르는 것은 정말 돈이 들지 않는 취미생활이다. 또한 좋은 공기도 마시면서 피로를 풀 수 있다.
여행은 견문을 쌓을 수 있고 자신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어 좋은 취미 생활 중 하나”라고 말했다.
끝으로 주 위원은 자신의 소박한 소망에 대해서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28년 동안 국회에 근무하면서 많은 업무를 담당했다. 이를 토대로 국회에 대한 매뉴얼을 만들고 싶다. 또한 입법과정과 국회법에 대한 강의도 해보고 싶다. 마지막으로 공직생활을 그만두면 꼭 세계여행을 해보고 싶다.”
[인상준 기자] sky0705in@dailysun.co.kr
인상준 기자 sky0705in@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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