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각은 No, 나는 정치인이다” 1월 당권 도전
한나라당의 9월 조기 전대가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파악되면서 이재오 전 의원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이 전 의원이 과연 어떤 식으로 정계에 복귀할지가 관건이다. 일각에서는 입각설이 나돌고 있는 가운데 <일요서울>은 측근을 통해 이 전 의원의 머릿속에 담긴 정계복귀 시나리오를 들여다봤다. 이 전 의원의 정계 복귀 무대가 될 것으로 예상됐던 9월 조기전대 개최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향후 행보가 정치권의 관심사다.
애초 이 전 의원과 한나라당내 친이재오계에서는 청과 정부가 국정쇄신을 하는데 당도 쇄신해야 한다면 9월 조기전대를 주장했다. 하지만 이는 중립성향 의원들과 친박계 의원들의 격렬한 반발로 논란이 일었다.
특히 이 전 의원의 당내 복귀는 친박과의 전면전을 선포하는 것과 같다는 중립성향 의원들의 반대가 컸다. 물론 친박계에서는 이 전 의원이 당으로 복귀하는 것에 긴장하며 9월 조기전대에 반대했다.
이런 와중에서도 친이재오계에서는 줄기차게 9월 전대를 주장했다. 하지만 9월 전대의 전초전이라 할 수 있는 서울시당위원장 선거에서 친이재오계가 밀었던 전여옥 의원이 낙선하면서 원동력을 잃었다는 분석이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중립성향 권영세 의원이 당선되면서 화합이 당내에 급속하게 퍼져있다. 실제 대다수 당원들도 당이 계파간 갈등 보다는 화합을 해야 한다는 의식이 강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결국 9월 조기전대 가능성은 낮아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당내 분위기가 전해지면서 9월 조기전대를 통해 당에 복귀하려는 이 전 의원의 전략은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이 전 의원의 한 측근은 “9월 조기전대에 모든 것을 걸었는데 이것이 잘 이뤄지지 않으면서 상심이 컸을 것이다. 최근 지역에 민생탐방을 간 이유도 생각을 정리하고 마음을 추스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측근에 따르면 이 전 의원이 9월 전대에 상당한 기대심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정계로 복귀하는 것은 이제 기정사실인 만큼 그 복귀 시점과 방법을 다시 구상해야 된다는 것이다.
이런 와중에 친이계를 중심으로 이 전 의원의 입각설이 수면위로 부상했다. 친이계에서는 정치와 무관한 업무를 맡아 입각하는 것이 당과 청와대를 위해 더 낫다는 것이다.
그러나 입각은 없다는 게 이 전 의원의 의중이다.
이 전 의원의 측근은 “최근 언론에서 또 다시 입각설이 나오고 있는데 이는 본인이 싫어한다. 본인이 입각에 생각이 있으면 모를까 현재는 당권에 더 관심이 높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바로 이것이 친이재오계가 9월 조기전대를 계속 주장하는 이유다.
친이재오계 진수희 의원은 “입각은 대통령과 본인의 뜻에 따라 하는 것이지 주변에서 왈가왈부 할 것이 아니다”며 입각설을 일축했다.
“10월 재보선 가능성 있다”
실제 청와대측에서 이 전 의원에게 입각을 권유했다는 얘기가 여의도 정가에 파다했다. 신설될 것으로 예상되는 정무장관이나 노동부 장관 등에 이 전 의원이 발탁될 것이란 얘기다. 이 전 의원의 측근도 “입각에 대한 얘기가 서로 오간 것으로 안다”며 이런 설들을 뒷받침했다. 하지만 이 측근은 “입각설이 나도는데 국무총리 자리를 주면 모르겠으나 노동부장관 등 이런 얘기만 나오니까 더 상처만 받고 있다. 입각 자체를 본인이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당내 상황이 변화 될 수 있기 때문에 아직 가능성은 있다고 봐야 한다.
그렇다면 이 전 의원이 선택할 수 있는 당권 장악 시나리오는 어떤 것이 남아 있을까. 이에 대해 이 전 의원의 측근은 “아직 10월 재보선이 남았다. 은평 을의 문국현 의원이 2심까지 당선 무효형 결과가 나온 만큼 아직 가능성은 있다. 언론에서는 10월 재보선이 물 건너갔다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다. 10월 재보선을 통해 국회에 입성하고 그 이후 당권에 도전하는 쪽으로 생각을 정리한 것 같다”며 이 전 의원의 의중을 전했다.
일각에서는 10월 재보선 이후 선거 결과에 따라 당내 분위기가 급변할 수 있기 때문에 11월 조기 전대도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10월 재보선에 출마할 것으로 예상되는 박희태 대표가 대표직을 갖고 출마하지는 않을 것이다. 10월 이전 조기전대가 불투명한 만큼 안상수 원내대표 체제로 10월 재보선을 치른 후 선거 결과에 따라 11월 조기전대를 통해 이 전 의원이 복귀할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했다.
결국 어떤 식으로든 이 전 의원은 당내 복귀를 통해 당권을 장악하겠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관측된다. 당권을 장악 후 이 전 의원을 축으로 내년 지방선거를 이끌고 나아가 MB국정 운영에 강력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계산이다.
친이재오계 관계자는 “친박을 압도할 만한 지도력을 갖춘 강력한 리더가 나와야 한다. 여기에 이 전 의원만한 적임자가 없다. 어떤 방식으로든 당내로 복귀해 사분오열하고 있는 당을 이끌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기엔 당내 반발 분위기를 먼저 해소해야 하는 선결과제가 남아 있다. 친박과 중립성향 의원들이 이 전 의원의 당내 복귀에 상당한 거부감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차라리 입각이 낫다는 분위기다.
친박계 한 관계자는 “이 전 의원의 당내 복귀는 전면전을 선포하는 것과 같다. 당내 불협화음을 촉발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당내 복귀보다는 입각을 하는 게 당과 청와대를 돕는 길”이라며 이 전 의원의 복귀 움직임에 강하게 반발했다.
이런 상황이라면 조기전대 자체가 원동력을 잃고 당분간 난항을 겪을 것이란 예상도 나오고 있다.
복잡한 심경을 드러내듯 민생탐방에 나선 이 전 의원. 과연 어떤 해답을 갖고 정계 복귀를 이뤄낼 지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인상준 기자] sky0705in@dailysun.co.kr
인상준 기자 sky0705in@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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