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거물급 ‘공룡’ 대결의 장 된다

미디어법으로 인해 여·야가 냉각기를 갖고 있는 가운데 3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10월 재보선이 정치권의 화두다. 이번 재보선에서 거물급 정치인들의 복귀가 이뤄질지 관심을 모으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현재까지 확정된 3곳의 재보선 지역과 향후 재판 일정에 따라 2곳 정도가 추가되면 여, 야는 사활을 건 싸움으로 빅 매치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한나라당의 경우 당내 계파 간 대립이 또 다시 불거질 가능성이 존재하고 민주당과 범야권의 경우 거물급의 귀환이 이뤄질지가 관전 포인트다.
한나라당의 미디어법 강행 처리로 급속하게 냉각된 국회는 3개월 여 앞둔 10월 재보선을 통해 또 다시 한 차례 거센 후폭풍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민주당의 경우 국민 60% 이상이 반대한 미디어법을 강행한 한나라당을 심판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까지 10월 재보선이 확정된 곳은 모두 3곳. 경남 양산, 강원 강릉, 안산 상록 을 지역구다.
가장 관심을 받고 있는 지역구는 경남 양산이다.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의 출마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만큼 이곳에서 빅매치가 이뤄질지가 관심사다.
우선 한나라당의 경우 박풍을 가장 경계하고 있는 상태다. 지난 4.29 재보선 경주 선거에서 이미 한차례 겪은 바 있듯이 친박계가 후보를 내느냐 내지 않느냐가 초미의 관심사다.
특히 친박연대에서는 이미 서청원 대표의 석방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양산에서 독자후보를 낼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어 더욱 한나라당을 옥죄고 있는 상태다.
이런 가운데 최근 서 대표의 형집행정지 결정이 내려지면서 박 대표와 친박간의 화해가 이뤄진게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됐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박 대표가 출마 한다면 어떤 일이 있어도 승리해야 한다. 만에 하나 지난 경주 재보선처럼 박풍으로 인해 낙선이라도 한다면 한나라당과 청와대의 타격은 상당할 것”이라며 “경주 재보선 패배로 인해 만사형통 이상득 부의장이 정치 2선으로 물러난 것처럼 이번 양산 재보선에서 또다시 패배한다면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실제 박 대표는 친박연대의 독자 출마론에 상당한 자극을 받아 서 대표의 석방을 위해 물밑에서 열심히 뛰어다녔다는 얘기도 들린다.
민주당에서는 친노 인사들의 출마가 거론되고 있다. 현재 김두관 전 행자부 장관, 송인배 전 청와대 비서관이 물망에 올라있다.
김 전 장관은 박 대표와 정치적 라이벌로 경남 하동에서 지난 17대 총선에서 격돌한 바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아직 후보가 확정된 것은 없다”면서도 “친노 인사들이 경남지역에서 지지율이 높은 만큼 좋은 카드임에는 분명하다”고 말했다. 변수는 아직 존재한다. 친노인사들이 민주당 복귀가 아닌 신당 창당이라는 독자세력화를 모색하고 있어 자칫 당내 싸움으로 번질 가능성도 내포하고 있다.
안산 상록 을
거물급 착출설 파다
유일한 수도권 선거구인 안산 상록을 (한나라당 홍장표 전 의원)지역구에서는 여, 야의 거물급 착출설이 나돌고 있다. 특히 지난 5월 재보선의 부평 선거와 같이 여, 야가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구다.
한나라당의 경우 이진동 한나라당 당협위원장이 최근 출판기념회를 갖고 본격적인 행보를 계속 중인 가운데 김덕룡 청와대 국민통합특보 등 거물급 인사 착출설도 나오고 있다.
민주당은 언론인 출신인 김재목 당협위원장이 거론되고 있다. 한편에서는 한나라당이 거물급을 착출 할 것을 대비해 원외 거물 정치인들을 물색 중이란 얘기도 들린다. 김근태 전 의장과 안희정 최고위원의 이름이 물망에 올라 있는 상태다.
임종인 전 열린우리당 의원도 최근 출마를 공식적으로 밝히면서 다크호스로 부각되고 있다. 임 전 의원은 지난 18대 총선에서 열린우리당을 탈당한 후 무소속으로 출마해 낙선한 바 있다.
이밖에도 김영환 전 의원, 참여정부 시절 민정수석을 지낸 전해철 변호사도 자천 타천으로 출마가 거론되고 있는 상태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안산 상록의 경우 제2의 부평이 될 전망이 크다. 유일한 수도권 선거구인 만큼 여당이 지난 부평 선거에서 패하면서 상당한 타격을 받은 바 있기 때문에 필승 할 수 있는 후보를 내세울 것이 분명하다. 야당 또한 이에 대비해 후보 선정에 고심할 것으로 보여 막판 후보 착출도 가능한 상태”라고 예상했다.
강원 강릉
친이 친박 갈등 재점화 되나
강원 강릉은 여당이 강세인 지역으로 현재 거론되는 인사들도 여권 중심으로 불거져 나오고 있다. 하지만 당내 계파 갈등으로 인해 친이 친박간의 대결로도 점쳐지고 있어 자칫 당내 갈등을 재점화 하는 계기가 되는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들린다.
현 한나라당 당협위원장인 심재엽 전 의원의 경우 친박계로 분류되고 있고 출마에 뜻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 현직 청와대 비서관들이 도전장을 내밀면서 친이 친박 대결로 치달을 가능성이 커져 있다.
현직 비서관들은 김해수 청와대 정무비서관과 권선동 법무비서관이다. 이들은 모두 출마의 뜻을 내비친 상태다.
김 비서관의 경우 8월 개각과 청와대 참모진 개편을 마무리하고 9월 출마를 위해 사퇴할 것으로 알려졌다.
권 비서관도 8.15 광복절 특사 문제를 마무리 지으면 바로 사퇴할 것으로 알려졌다. 두 비서관 중 한 명을 공천한다면 현직 당협위원장인 심 전 의원의 반발이 예상되고 자칫 친박연대나 무소속으로 출마하면 제2의 경주가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당과 청와대가 많은 고심을 하고 있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자칫 친이, 친박간 공천 경쟁이 과열돼 서로 상처를 입는다면 갈등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여 공천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재보선인 만큼 반드시 승리할 수 있는 후보를 내세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밖에도 한나라당 후보군으로는 최돈웅 전 의원, 김창남 뉴라이트전국연합 상임대표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에 맞서는 야권의 후보군들은 무소속연대 내지는 반MB연대를 통한 이명박 정부 심판론에 불을 지필 태세다. 최근 미디어법 강행 처리로 인해 민주당과 민노당, 시민사회단체들과의 연대 가능성이 더욱 높아진 이유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에서는 김현 중앙당 부대변인, 홍준일 전 청와대 행정관 등이 거론되고 있다. 민노당에서는 염우철 환경미화원과 김진욱 강릉위원장, 진보신당에서는 김봉래 강원농촌문제연구소장 등이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상태다. 상황에 따라선 이들 후보군들의 연대가 가시화 되면 범야권 후보 단일화를 통해 반MB연대를 구축해 민심의 심판을 받겠다는 각오다.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10월 재보선을 앞두고 각 당이 어떤 카드를 내놓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인상준 기자] sky0705in@dailysun.co.kr
인상준 기자 sky0705in@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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