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24시 | 국회를 만드는 사람들[2] 한나라당 서인석 보좌관
여의도 24시 | 국회를 만드는 사람들[2] 한나라당 서인석 보좌관
  • 인상준 기자
  • 입력 2009-07-28 09:27
  • 승인 2009.07.28 09:27
  • 호수 796
  • 8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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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필독서 보좌관 메뉴얼 출판

국회에서 가장 바쁜 사람은 누구일까. 누가 뭐라고 해도 보좌관을 빼 놓을 수 없다. 자신이 보좌하는 의원의 일거수 일투족부터 정책, 법안, 보도자료 작성 등 어느 것 하나 보좌관의 손이 닿지 않는 곳이 없다. 보좌관들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특히 초임 보좌관들의 경우 예전에는 특별한 교육도 받지 못했다. 이런 와중에 지난 해 최초로 ‘보좌진 업무 매뉴얼’이라는 책을 출간한 사람이 있다. 다름 아닌 한나라당 서인석 보좌관이다. 서 보좌관은 보좌진 매뉴얼 말고도 국정감사 매뉴얼도 최초로 발간해 화제를 모았다. 서 보좌관을 직접 만나 15년간의 보좌관 생활 등 애환을 들어봤다.

국회에 처음 들어온 초임 보좌관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책은 무엇일까. 그것은 정당백서도 아니고 유력 정치인의 책도 아니다. 바로 서 보좌관이 저술한 보좌진 업무 매뉴얼이다.

서 보좌관은 “내가 처음 국회에 들어 온 것이 1995년 7월이었다. 당시엔 보좌관에 대한 교육이 아무것도 없었다. 정말 황당했다. 대한민국 국회에 매뉴얼 하나 없다는 것이 놀라웠다. 그래서 처음 책을 낸 것이 2003년 국정감사 매뉴얼이었고 지난 해 출간한 보좌진 업무 매뉴얼이었다. 보좌관으로서 당연히 필요한 책들인데 아직까지 어느 누구도 만들지 않았던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서 보좌관은 15년차에 접어들면서 항상 주어진 일에 안주하지 않고 남보다 조금 더 노력해왔다. 특히 책을 집필하는 것은 남들이 실행에 옮기지 못하는 것을 실행한 것뿐이라고 말한다.

“국감 매뉴얼의 경우 보좌관이 쓸 수 있는 책 중 하나다. 그런데 이제껏 국회를 거쳐 간 많은 보좌관들 중 어느 누구도 이런 책을 쓸 생각을 하지 않았다. 이것은 보좌관이라면 누구나 국감을 치르고 이를 정리하면 책으로 쓸 수 있는데 실행에 옮기지 않은 것이다.

서 보좌관의 하루는 일찍 시작된다. 일년내내 아침 5시면 일어나 국회에 6시 30분이면 출근한다. 업무 시간이 9시부터 시작되니 약 2시간 30분은 온전히 혼자만의 시간이 된다.

서 보좌관은 “이 시간에는 전화도 없고 손님도 없는 나만의 시간이다. 이 시간을 잘 활용하면 나를 발전시키는데 유용하게 쓰인다. 보통 이 시간에 책을 읽는다. 이렇게 읽으면 1년 동안 약 40권의 책을 읽을 수 있다”며 시간 활용법을 강조했다.

이렇게 시간을 잘 활용해서 보좌관 업무에도 충실하고 책까지 낼 수 있었다고 한다. 이런 시간 활용은 서 보좌관에게 3번째 책을 준비하게 했다. 내년 초 출간을 목표로 예결산 매뉴얼을 준비 중이라고 한다.

시간 활용법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보좌관이라고 하면 야근에 시달리고 주말도 일을 하겠지라고 생각하지만 서 보좌관은 다르다. 오랜 경험 탓도 있지만 미리 예측하고 일의 완급을 조절할 수 있는 노하우가 생긴 것이다.

서 보좌관은 “미리 준비하고 대비하면 날을 새거나 야근을 하지 않아도 된다. 몇 월 달에 어떤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이 체계적으로 계획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주말에는 보통 가족들과 보내며 스트레스를 푼다는 서 보좌관은 후임 보좌관들에게 따뜻한 충고도 아끼지 않았다.

보좌관에 관심이 있는 후배들에게 충고하고 싶은 것은 자신의 인생에 대한 설계를 하고 보좌관에 입문하길 바란다. 가령 사회복지를 전공한 사람이 보복위에서 일하며 전문지식을 익히고 나중에 복지관 관장을 한다는 목표를 갖고 국회에 온다면 최상의 조건에서 배울 수 있는 곳이다. 그러나 목적의식이 없이 들어와 시간만 축낸다면 자신의 인생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곳도 바로 국회인 것이다.”

[인상준 기자] sky0705in@dailysun.co.kr

인상준 기자 sky0705in@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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