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桓 남방아시아 연합’에 문화의 날개를 달자
‘한桓 남방아시아 연합’을 만들어 감에 있어서 문화적, 지리적 특성과 그간의 교류협력의 역사를 고려하여 거점3국과 배후3국을 나눠 단계별로 협력관계를 발전시키는 것이 좋다. 우선 베트남, 캄보디아, 태국을 하나로 묶을 수 있다. 이들이 거점3국이 된다. 이들 거점3국을 중심축으로 해서 이들 국가를 외곽으로 싸고 있는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이 배후3국이 된다.
현재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아세안국가연합을 만들어 서로 공조하고 있는데, 여기에 한국이 거점3국과 배후3국을 통해 기존의 아세안국가연합 회원국들과 새로운 구도의 ‘한桓 남방아시아 연합’을 형성하면 현재 결성되어 있는 아세안국가연합을 보다 더 한국중심으로 가져갈 수 있게 된다.
거점 3국 역사적 공통점 지녀
거점3국이 되는 베트남, 캄보디아, 태국은 앞으로 ‘한桓 남방아시아 연합’에 있어 눈여겨 살펴볼만한 여건들을 지니고 있다. 대륙에 붙어 있는 땅이라서 안정감이 있으며 한국과 가장 유사한 분위기가 나는 곳이다.
국민성도 비슷하며, 우리와 많은 공통점을 가진다. 베트남, 캄보디아, 태국과 한국 사이의 공통점은 첫째, 쌀 문화권에 속하며, 둘째 불교문화권의 국가이고, 셋째, 태국은 예외이지만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신생 독립한 개발도상국으로서 내전과 군사독재 등의 경험을 거쳤다.
그렇지만 유구한 역사와 높은 문화전통을 가진 국가들로서 국민적 자존심이 높다. 또한 이들 국가들은 개발도상국으로서 경제발전과 사회통합의 난제를 안고 있어 우리나라가 가진 새마을 운동, 부패청산, 민주화경험 등 국가개발전략을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국가들이다.
지금 세계는 개발여지가 많은 캄보디아를 다시 눈여겨보고 있으며 베트남, 인도네시아를 주시하고 있다. 한국도 유상지원 뿐 아니라 무상지원 등의 프로그램을 이 지역에 집중시켜 신뢰관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또한 인프라 건설, 수자원개발, 농촌지역 개발 등의 개발협력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요약하면, ‘한桓 남방아시아 연합’은 안으로 거점3국 트라이앵글, 밖으로 배후3국 트라이앵글을 두고 이 안팎의 더블트라이앵글이 다시 한국과 또 하나의 거대트라이앵글을 이루는 구도다. ‘한桓 북방아시아 연합’은 이 지역에 기존에 국가연합구도가 없으며 북한과의 통일문제가 연계되어 있으므로 한국이 직접 개발에 나서서 주도하는 형태인 반면, ‘한桓 남방아시아 연합’은 기존의 아세안국가연합구도에 이미 진행 중인 한국과 동남아 국가 간의 경제, 문화, 정치교류에 한 차원 더 깊이를 더해 가는 것이 포인트이다. 즉, 경제적 교류에서 마음과 정신을 나누는 문화적 교류로 거듭나야 한다.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국제관계를 만들어나가기 위해서는 문화적 유대감과 동질감 형성이 중요한데, 종교, 문화, 사상등 우리와 많은 것이 다른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등과 당장 깊은 우호관계를 설정하는 것은 어렵다. 이를 거점3국과의 유대감 강화를 통해 단계적으로 풀어 가면, 거점3국이 그 과정에서 많은 완충적 역할을 해주게 될 것이다.
그래서 먼저 거점3국으로부터 동질감을 형성하여, 배후3개국으로 넓혀가는 2단계 전략을 쓰는 것이다. 이는 마치 ‘한桓 북방아시아 연합’에서 고려인을 통해 한국과 러시아를 가교시켜 내고, 그 러시아를 거점으로 한국과 유럽을 가교시켜 내는 것과 같은 접근법이다. 경제적 공생을 넘어 문화적 공생관계가 형성되면 상호간의 유대가 정치, 안보, 외교 분야에까지 확대될 수 있어 협력관계가 안정화된다. 이렇게 함으로써 이명박대통령이 지난 3월 8일 밝힌 신아시아외교구상도 실질적인 결실을 맺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여기서 한류가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 한류를 제1기, 제2기, 제3기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제1기의 한류는 우리나라 영화, TV 드라마, 음반 등이 이 지역 시장에서 큰 인기몰이를 한 현상을 일컫는다.
한류를 통해 한국의 가치를 세계에 전파함으로써 한국의 세계적 영향력 확대에 기여해 나가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새마을운동 및 정보화마을 사례를 캄보디아등 아시아국가들과 공유하고, 인도네시아에 IMF 위기관리법등을 전수하는 등의 국가교류에서 진정성을 가진 아시아 중심국가로서의 가능성을 보이고 있는데, 이를 제2기의 한류라 칭할 수 있다.
우리와 협력하고 교류하는 국가에는 반드시 우리처럼 자립할 수 있도록 지원하여 상생적 통합관계를 유지한다는 신뢰감을 형성할 수 있어야 한다. 기존의 선진국들이 경제협력은 하되 기술이전에 인색한 것을 감안하면, 이러한 협력정신은 아시아 국가들에게 매우 새로운 경험이 될 것이다.
제2기 한류가 무르익어 충분한 신뢰관계가 형성되면 향후 아시아인의 공통된 뿌리를 탐색하는 제3기의 한류로 자연스럽게 이행될 수 있을 것이다.
수천년 전해 내려오는 동안 달라진 독특한 풍토와 풍습과 전통은 그대로 존중해 주면서 서로 공통점을 찾아 문화원형을 연구하다 보면 서로의 문화에 남아 있는 인류보편적 가치를 찾아내고 이를 통해 인류 공생공영의 대안을 찾을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미국의 신자유주의 질서를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이념이 ‘아시아적 가치’에 기반하여 한국을 중심으로 아시아에서 도출될 수도 있을 것이다.
상대국가의 정체성과 가치를 존중하고 그 민족과 국가가 가진 고유의 특색을 최대한으로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하면서, 도움이 필요한 분야에서 서로 협력하여 유대감과 동질감을 높이게 되면, 한국의 국제적 지위가 상승할수록 같은 뿌리를 가진 아시아인들도 동반하여 같이 충족감을 가지게 되어 반영구적인 협력관계가 형성될 수 있다.
이는 마치 오바마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후 케냐인들과 인도네시아인들이 심리적 고양감을 느낀 것과 같은 현상으로서, 차세대 세계중심국가가 갖추어야 할 리더십유형은 다양한 국제사회의 일원으로부터 패밀리십을 이끌어 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21세기 현대사회에서 국가간의 교류가 마음 하나만으로 이뤄지지는 않는다.
허브가 되려면 실제적인 힘이 있어서 상대국가가 원하는 것을 줄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우리나라가 가진 지정학적 위치를 잘 활용하여 주변 국가들과 FTA를 동시다발적으로 체결하여 한국이 아시아의 허브시장이 되도록 한다.
이미 한국은 미국, 아세안국가연합, 인도, 그리고 EU와도 FTA 협상을 끝내 미국-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글로벌 FTA의 허브가 됨으로써, ‘한桓 미래비전’ 시나리오의 가능성이 점점 현실화되고 있다. 한국이 물류거점국가가 되어 자연스럽게 관광이 활성화되면, 이미 소문난 관광국가인 이들 거점3국 및 배후3국과의 협력도 가능하다.
우리나라 교역량이 많아질수록, 시장이 커질수록, 우리나라가 세계시장에서 갖는 지위가 높아지며, 배후시장을 형성하는 이들 국가들에게도 국익과 함께 자긍심을 높여 공동 성장과 번영을 추구할 수 있는 것이다.
윤제영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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