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MB 전선 선봉 DJ 병세 악화 변수 DJ+친노 세력 조기 결집

김대중 전 대통령(이하 DJ)의 폐렴이 악화됐다 호전이 됐지만 민주당은 들썩거리고 있다. 87세의 고령의 나이탓으로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DJ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이후 ‘MB=독재자’로 칭하며 반MB 전선에 선봉에 섰다. 내심 민주당 중심의 ‘친노+DJ 세력’의 결집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이런 정치적인 상황에서 DJ의 갑작스런 병세 악화는 민주당을 긴장시키기 충분했다. DJ를 대체할 만한 구심점이 당내 찾아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이에 당 지도부는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정치일정을 다시 계획하고 있다. 당장 정동영 의원의 복당 시점이 앞당겨질 공산이 높아졌고 손학규 전 지사 당 복귀 역시 조기 가시화될 공산이 높아졌다.
민주당이 미디어법으로 대치하고 있는 중 DJ의 건강 악화로 가슴을 쓸어내렸다. DJ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충격적인 서거이후 ‘내 몸의 반쪽이 무너진 것 같다’고 친노 진영을 적극 지지했왔고 이후에는 ‘민주주의 후퇴’, ‘이 땅에 독재가 살아나고 있다’며 반MB전선에 선봉에 나섰기 때문이다.
민주당보다 더 강한 톤으로 범여권 총궐기를 주장한 DJ다. 병세 악화는 민주당으로서는 최대의 우군을 잃어버리는 것과 진배없는 상황이다. 아울러 DJ는 평화민주개혁 세력을 표방하면서 구민주계나 친노, 시민단체, 종교단체 등이 민주당으로 재편을 강력히 희망한 인사중의 한명이다. 여전히 진보 진영은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이 분당하면서 분화돼 후유증을 앓고 있는 상황이다.
친노 핵심인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영남 신당’을 만들어서 내년 지방선거에 임할 것이라는 소문에 천호선 전 대변인 등 젊은 386출신 인사들 역시 수도권 중심의 독자 세력화를 꾀한다는 등 악재에 시달리고 있는 형국이다.
여기에 기존의 대선후보급 인사들 역시 사분오열돼 있는 형국으로 구심점도 없는 상황이다. 이에 민주당 일각에서는 대선후보급 인사들의 대통합을 위한 자리를 DJ가 살아 있는 동안 보여줘야 하지 않느냐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일단 정세균 대표는 부정적이지만 정동영 전 장관의 복당 문제가 수면위로 급부상할 공산이 높다. 당초 10월 재보선 직전 복당설이 주류였지만 DJ 건강에 이상이 발생한 이상 그전이라도 복당이 이뤄질 공산이 높아졌다.
춘천에서 칩거중인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의 정치 일정 역시 앞당겨질 가능성도 높아졌다. 내년 지방선거전 치러지는 4월 재보선에 김진표 지역구를 이어받는다는 안이었지만 당에서 제안할 경우 오는 10월 재보선에 나설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손 전 지사에 비해 보폭을 넓히고 있는 김근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시민사회단체와 종교단체와의 연대에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다. 10월 재보선 출마에 긍정적이다.
당초 민주당 입당에 부정적이던 친노 인사들의 기류에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노 전 대통령 서거이후 강한 애정을 보인 DJ가 살아있는 것과 없는 것은 하늘과 땅 차이기 때문이다. 이에 이해찬 전 총리와 한명숙 전 총리 등 참여정부 시절 입각했던 인사들이 민주당 입당이 가시화될 수 있을 것이란 예측이다. 이후 유시민 전 장관과 문재인 변호사 등 부산 친노 인사들의 순차적 입당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DJ 건강 이상으로 민주당 중심의 민주세력의 총결집 현상이 이뤄질지 정치권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홍준철 기자 mariocap@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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