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내우외환’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내우외환’
  • 인상준 기자
  • 입력 2009-07-14 11:14
  • 승인 2009.07.14 11:14
  • 호수 794
  • 4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충청 안방 놓고 한나라당·민주당 ‘파죽지세’
지난 5월 20일 오전 민주당과 자유선진당 의원들만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자유선진당 임영호 의원이 '세종시특별법 제정하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의 고민이 늘고 있다. 충청권이 기반인 자유선진당의 아성에 민주당 친노 인사들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또 당의 정체성인 ‘따뜻한 보수’라는 기치도 여당인 한나라당이 ‘중도보수’를 표방하며 충청권 인사들을 정부요직에 기용했다. 여기다 창조한국당과 연대도 위태롭다. 이런 상황이라면 제3당 입지를 굳히며 ‘충청권’을 사수하고 전국정당으로 키우려는 전략에 차질이 불가피하다. 법조인, 정치인으로 살아오면서 ‘대쪽 같은 이미지’를 보여줬던 이 총재가 어떻게 위기를 극복해 나갈 것인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정치권이 ‘충청권’장악을 위한 보이지 않은 전쟁을 치르고 있다.

충청은 역대 정권 창출에 있어 전략적 요지였다. 충청을 장악하면 대권이 보인다는 속설마저 있다. 그 만큼 충청이 차지하는 위치가 크다.


한나라당 충청민십 잡기

충청권을 기반으로 한 자유선진당의 아성에 집권 여당과 민주당이 파죽지세로 나오고 있다.

청와대와 여당은 충청권 민심잡기에 들어갔다.

여권은 전략적 차원에서 충청권의 숙원사업이던 세종시특별법을 통과시키기로 합의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중도보수’를 표방하며, ‘따뜻한 보수’ ‘서민정당’기치를 내건 자유선진당의 당 정체성을 위협하고 있다.

국세청장과 검찰총장을 충청권 인사로 기용했다. 여권의 노력은 이뿐만이 아니다. 차기 총리 후보 물망에 충청권 인사가 거론되고 있는 상태다. 총리 후보로는 심대평, 이회창 총재 등이 거론되고 있다.

또한 한나라당과 자유선진당, 친박연대 등 보수 우익 정당 간 정책공조 내지 연대가 조심스럽게 추진되고 있다.


민주당, 친노 인사 약진

민주당도 충청을 넘보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 자유선진당 입지가 좁아지고, 민주당 친노 인사들의 입지가 점점 넓어지고 있다.

지난 7월 1일. 충청권 정당지지율을 조사한 인터넷 언론 ‘폴리뉴스’에 따르면 민주당( 36.7%) 한나라당(25.1%), 자유선진당(12%)로 나타났다. 지난해 8월에 조사된 여론조사 한나라당(34%)-자유선진당(21%)-민주당(12.6%)순이 뒤집혔다. 민주당의 지지율이 약 3배 이상 급등했다.


창조한국당과 공조 위기

충청지역 정치인 A씨는 “자유선진당의 충청권 기반이 깨질 위험이 높다. 내년 지방선거도 불안하다. 이와 반대로 민주당과 친노 인사들의 약진이 두드러질 전망이다. 자유선진당 입장에선 위기를 반전시킬 타계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창조한국당과 연대도 위기다. 교섭단체 의석수가 모자란 자유선진당은 창조한국당과 연대를 통해 교섭단체를 구성했다.

하지만 최근 정치권의 쟁점인 비정규직법, 미디어법 관련 불협화음이 커지고 있다.

비정규직법과 관련 자유선진당은 1년 6개월 유예 안을, 창조한국당은 불가를 주장하고 있다. 또한 미디어법과 관련해서도 확연한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다.

정치적 색깔이 다른 정당인만큼 ‘법안’을 놓고 시각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정치권 일각에선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교섭단체를 만들기 위한 인위적 연대는 깨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내우외환에 시달리는 이회창 총재의 고민이 커져가고 있다.

이 총재는 한나라당의 충청권 민심잡기, 민주당의 약진, 창조한국당과 공조 위기 등 3가지 악재에 시달리고 있다.


이회창 총재의 해법

이런 상황을 아는지 모르는지 당 안팎에서는 한나라당과의 정책 연대를 통해 보수 대통합을 이루자는 목소리도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으로서도 멀리 봤을 때 재집권을 위한 카드로 자유선진당과의 연대가 필요하기 때문에 한나라당 일각에선 적극적이다.

이 총재의 입장에서 한나라당과 연대는 달갑지 않은 카드다.

7월 9일. 이 총재는 충청권 총리 입각설에 대해 “정책 목표나 정치상황에서 연대, 공조한다고 하면 그런 틀 위에서 총리고 장관이고 하는 것은 좋다”면서 “그저 한두 사람 빼가는 식으로 한다는 것은 자유선진당으로서는 별로 유쾌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이 총재가 원하는 카드는 뭘까.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이 회창 총재는 충청권을 기반으로 차기 대권의 캐스팅보트를 쥐고 싶어 한다”면서 “이런 측면에서 볼 때 가장 유력한 카드는 친박연대와의 연대일 것이다. 차기대권 1순위인 박근혜 전 대표와 공조를 통해 공동정권 창출한다는 전략을 보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 총재가 위기를 극복하고 공동정권 창출 전략을 어떤 방식으로 실현할 것인가에 정가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인상준 기자] sky0705in@dailysun.co.kr

인상준 기자 sky0705in@dailysun.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