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노,영남 신당 탄생하나 영남권 대거 출마 예상

영남권은 한나라당의 강세 지역이다. 하지만 친이 친박간 계파 갈등이 심화될 소지가 커 지난 4.29 재보선처럼 친박 무소속을 표방하는 후보들이 출마할 가능성도 높다. 여기에 친박연대도 변수다. 친노 인사들 또한 영남을 기반으로 한 영남신당 내지는 민주당 합류로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가능성이 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영남의 경우 한나라당의 텃밭이기 때문에 쉽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당내 계파 갈등이 현존해 있고 친노 인사들의 지지율이 급등해 상당한 위협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예측했다.
한나라당은 텃밭인 영남권에서 절대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여기엔 친박계 수장인 박근혜 전 대표의 영향력이 강하다. 지난 4.29재보선 경주선거에서 이상득 전 부의장의 측근으로 통하는 정종복 전 의원이 친박 무소속인 정수성 후보에게 지고 말았다. 박 전 대표가 어떤 도움도 주지 않았지만 무소속 후보를 당선시키는 이변을 낳은 것이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영남은 한나라당의 텃밭이면서 박 전 대표의 입김이 상당한 곳이다. 이를 잘 알고 있는 친이계에서 친박계 인사들에게 공천을 주지 않을 경우 친박 무소속 후보들이 대거 당선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특히 내년 지방선거는 2012년 총선과 대선으로 가는 교두보 역할을 하기 때문에 지방선거에서 어느 계파가 우위를 차지하느냐는 차기 대권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다. 이런 만큼 친이계에서는 전략공천을 행사할 가능성도 있다는 게 정치권의 시각이다.
이런 상황을 가정한다면 공천에 탈락한 친박계가 무소속 출마나 친박연대 후보로 출마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부산-제2의 노풍 부나
부산은 한나라당의 텃밭인 동시에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이기도 하다. 이런 면에서 봤을 때 친노 인사들의 약진을 예상할 수 있다.
현 시장인 허남식 시장은 3선을 노리고 있다. 한나라당 내에서는 계파와 상관없이 무난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반대로 말하면 뚜렷한 지원군이 없다는 단점이기도 하다. 허 시장의 3선 도전에 당내에서는 친박계 서병수 의원이 도전자로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친이계에서는 안경률 의원과 권철현 주일대사가 거론되고 있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최근 모 언론에서 조사한 여론조사를 보면 허 시장에 대해 시민들이 교체해야 한다는 여론이 30%나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민심을 잘 읽고 시민들이 원하는 후보를 내세울 것”이라고 말해 교체설에 무게를 뒀다.
한나라당의 후보군들이 난립하고 있는 상황에서 민주당은 뚜렷한 후보군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부산 18개 지역구 중 유일하게 민주당 의석인 사하구 을 조경태 의원이 거론되고 있는 정도다.
친노 인사들 중에는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유력한 후보로 물망에 올라 있다. 문 전 비서실장 본인은 선거에 대해 아무런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지만 조문 정국 이후 급등한 지지율에서 보듯이 선거에 뛰어들면 일거에 판세를 역전시킬 수 있는 카드로 주목받고 있다.
지역 정가에서도 문 전 비서실장에 대한 평이 좋아 지방선거 출마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노 전 대통령이 지역주의 타파를 위해 부산시장에 출마했던 것을 잘 알고 있는 시민들의 지지가 조문정국 이후 친노 인사들의 지지율에 상당히 반영된 것은 사실이다. 특히 내년 지방선거는 노 전 대통령 서거 1주기에 맞춰져 있기 때문에 문 전 비서실장이 출마하면 판세가 뒤바뀔 소지도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정치권에서 흘러나오고 있는 영남신당과 관련해서는 “가능성이 낮지만 일부 친노 인사들의 신당창당 가능성을 무시할 수도 없다. 다만 주류 친노 인사들의 경우 신당보다는 민주당으로의 합류가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다수”라고 말해 신당창당의 가능성을 낮게 봤다.
대구-바보 유시민의 탄생?
대구시장 선거는 친이와 친박의 결전에 부산과 마찬가지로 친노 인사의 가세로 전망된다.
현 시장인 김범일 시장은 이미 재선 도전 출사표를 던진 상태다. 여기에 한나라당 후보로 서상기, 이한구, 유승민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특히 서 의원의 경우 대표적인 친박 인사로 경선에 참여하게 되면 친박과 친이의 싸움으로 번질 가능성이 높다. 지난 대선에서 중립을 지켰던 김 시장이 최근 MB정부의 국정운영에 모든 힘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어 친이쪽으로 기울어진 경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만에 하나 서 의원이 출마를 결심한다면 지난 2006년 경선의 재대결이 된다. 여기에 최근에는 친이계 주호영 의원도 거론되고 있는 상태다.
야권에서는 유시민 전 장관의 출마가 유력하게 떠오르고 있다. 유 전 장관의 경우 지난 18대 총선에서 대구 수성 을에 출마해 낙선한 바 있다. 또한 ‘제2의 노무현’이라는 닉네임을 갖고 있어 지역주의 타파를 위해 민주당적을 갖고 대구시장에 출마할 가능성도 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유 전 장관의 경우 노 전 대통령과 가장 닮아 있는 모습이다. 본인 또한 노 전 대통령의 유지를 받들겠다는 뜻을 내비쳤기 때문에 대구시장 출마가 유력하다”고 말했다.
유 전 장관의 경우 조문정국으로 인해 최근 여론조사에서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됐고 심지어 현 오세훈 시장을 앞지른 것으로 나타나 서울시장 출마설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유 전 장관은 서울시장 보다는 대구시장으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정치권의 공통된 시각이다. 지난 총선에서도 무소속으로 출마해 30%가 넘는 지지를 받은 바 있다.
노 전 대통령이 ‘바보 노무현’이라는 닉네임을 얻은 게 바로 부산시장 선거였던 것처럼 유 전 장관 역시 지방선거에 나온다면 대구시장에 출마할 가능성이 높다. 지역 정가는 실제 당선 가능성도 높다는 반응이다.
울산-진보VS보수 재격돌
3선에 도전하는 박맹우 현 시장에 지역 국회의원들이 도전장을 내고 있다. 특히 박 시장은 친박으로 분류되어 친이계 후보가 출마를 공식화 하면 경선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까지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인사는 정갑윤, 최병국 의원 등이다. 최 의원은 친이계로 박 시장의 3선에 반대하며 출마가 유력하다. 경선이 진행되면 친이계와 친박계로 나뉘어 계파간 대립으로 번질 공산도 크다.
한나라당의 이 같은 기류에 맞서 야권에서는 지난 4.29 재보선과 같이 진보진영의 연대를 통해 후보 단일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지난 재보선에서 진보신당 조승수 의원에게 양보한 민노당 김창현 울산시당 위원장의 출마가 유력하다. 한나라당의 텃밭인 동시에 노동자들을 대변하는 울산의 특성상 한나라당과 진보진영의 2파전이 될 가능성이 크다.
경남-리틀 노무현 김두관
경남 도지사의 경우에도 친노 인사인 김두관 전 행정자치부 장관이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김 전 장관의 경우 2002년과 2006년 연달아 새천년 민주당과 열린우리당 후보로 경남지사에 도전한 전력이 있다. 호남 정당 후보로 연달아 영남지역에 출마해 낙선하면서 ‘리틀 노무현’이라는 별명이 붙기도 해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친노 인사들이 전면에 나서기엔 아직 이르다는 분석이다. 특히 노 전 대통령의 49재도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정치권 복귀는 있을 수 없다는 반응이다.
친노측 관계자는 “너무 이르다. 지금 지방선거 등 정치 얘기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친노 인사들의 정치 복귀는 이미 기정사실인 만큼 그 시기를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49재가 모두 끝나면 코앞으로 다가올 10월 재보선부터 시작해 내년 지방선거에서 신당창당과 민주당 중 선택해야하는 기로에 설 것으로 보인다.
현 시장인 김태호 시장의 경우 박연차 회장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혐의를 받아 이미지에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에서는 이주영, 권경석 의원과 이달곤 행정안전부 장관이 거론되고 있다. 창원 출신인 이 장관은 현 정부의 정책을 자연스럽게 지방에까지 연계해 나갈 수 있는 점이 장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경북-친이 친박간 공천 싸움
경북도지사 선거는 현 지사인 친박계 김관용 지사의 재선 도전과 이에 따른 한나라당의 공천을 얻기 위한 후보군들의 싸움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 경선에서 패했던 정장식 중앙공무원교육원장이 재대결을 표명한 바 있어 이들 간의 경선 세 대결이 관건이다. 특히 친이계인 정 원장에게 힘이 쏠리면 김 지사는 재선은 커녕 경선에서 쓴맛을 볼 가능성도 있다.
친노 인사들 가운데는 아직까지 거론되지 않고 있지만 본격적인 정치 1선 복귀가 가시화 되면 상당한 파급효과를 가져올 전망이다.
여기에 친이 친박간 갈등으로 친박 무소속 후보들이 나온다면 판세는 더욱 걷잡을 수 없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MB정부에 대한 불만들이 지지기반인 영남에서도 불거져 나오고 있어 한나라당으로선 안심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다. 특히 내년 지방선거는 MB정권 중간평가와 함께 노 전 대통령 서거 2주기인 점을 감안하면 여당으로선 장밋빛이 될 가능성이 지금으로선 적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관계자도 “아무래도 현 정부에 대한 불만이 많은 상황에서 치러지는 선거이기 때문에 매우 부담스러운게 사실이다. 여기에 당내 계파 갈등이 어떤 형태로 촉발 될지 몰라 살얼음판을 걷는 분위기”라며 당내 분위기를 전했다.
[인상준 기자] sky0705in@dailysun.co.kr
인상준 기자 sky0705in@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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