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만들기’다시 뭉치는 캠프 사람들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다시 뭉치는 캠프 사람들
  • 홍준철 기자
  • 입력 2009-06-30 09:30
  • 승인 2009.06.30 09:30
  • 호수 792
  • 2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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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선캠프 참모 4인방 서청원 홍사덕 안병훈 김재원 활동 감지
2007년 당시 박근혜 전 한나라당대표가 여의도 엔빅스건물 선거캠프에서 안병훈, 홍사덕 공동위원장 등 선대위원들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후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박근혜 전 대표의 침묵 정치가 계속되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 이후 불어닫친 ‘민주주의 후퇴’논란도, 여당의 국정쇄신 요구, 검찰 개혁에 북핵실험에도 말을 아끼고 있다. 하지만 친박 정수성 무소속 후보가 한나라당에 입당하자 ‘들어오면 좋다’라고 반색했고 서청원 전 친박 연대 대표가 옥중 단식을 하자 서 전 대표를 찾아가 ‘나는 서 의원을 믿는다’고 계파 대모로서 역할을 보여줬다. 박 전 대표의 측근에 대한 애정을 잘 알 수 있는 대목이지만 국내 현안에 대해선 무책임할 정도로 냉정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정치권에서는 ‘누가 박근혜를 움직이는가’라는 원초적인 궁금증이 일고 있다. 그동안 친박 인사들 일부에서는 ‘참모가 보이지 않는다’는 성토가 끊이질 않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본지는 지난 경선 캠프 시절 박근혜 캠프에 근무했던 인사들을 중심으로 현재‘박근혜 대통령 만들기’에 숨은 실세들이 누구인지를 알아봤다.

박근혜 전 대표의 인사스타일은 ‘한번 믿으면 끝까지 함께 가는’ 원칙중시형이다. 그러나 자신의 의중과 심경을 잘 표현하지 않는 박 전 대표 성향 상 참모들의 ‘복심’ 읽기는 쉽지 않다. 이런 성향 탓에 박 전 대표의 주변에는 젊은 인사들보다 원로파 인사들이나 오랫동안 동고동락했던 인사들이 지근거리에서 몰려 있다. 신뢰하는 젊은 참모라고 할지라도 ‘복종형’, ‘비서형’ 인사들이 태반이다.

지난 경선 시절 캠프 사람들이 꼽는 박 전 대표가 신뢰했던 인사들을 보면 이를 잘 반증하고 있다. 서청원 전 친박연대 대표를 필두로 홍사덕, 김무성, 허태열, 김재원, 김선동, 최경환, 이성헌, 유정복, 이혜훈 의원 등이 꼽히고 있다. 비정치인으로는 안병훈 전 본부장, 정윤회 전 비서실장, 최태민 목사의 딸 최순실 등을 지목했다. 박 전 대표는 이들중 일부와 2달에 1회꼴로 정기적으로 만나 정치적 자문과 조언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고초려’넘어 공들인 안병훈 본부장 ‘최측근’ 평

최근에는 허태열, 김무성, 유승민 의원 등은 박 전 대표가 당 운영과 정국 현안에 적극 나서야 한다며 ‘박근혜 역할론’을 주장했던 인사들로 원로파에 밀려 비주류로 전락했다는 시각이 나오고 있다.

박근혜 경선 캠프에 근무했던 한 인사는 박 전 대표로부터 신뢰를 받는 인사관련 “박 전 대표는 본인 스스로 정치적 판단이나 감, 분석에 있어 최고라고 자부해왔다”며 “그래서 정무적 인사보다는 정책적으로나 감정적으로 기대할 수 있는 인사들을 신뢰했던 기억이 난다”고 회고했다. 그 대표적인 인사가 바로 안병훈 전 본부장이라고 지목했다. 박 전 대표는 안 전 본부장을 영입하기 위해 ‘삼고초려’를 넘어 최대한 배려와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캠프 상황실 부실장을 지낸 김선동 의원은 안 전 본부장 관련 “캠프 총괄을 맡길 정도로 박 전 대표가 신뢰와 예우를 표시했다”며 “안 본부장 또한 사고 방식이 폭넓고 경륜이 많아서 한 마디 한 마디에 무게감이 있었다”고 상기했다.

그는 최근에 박 전 대표가 2달에 1회꼴로 캠프 인사들 전부를 만나지는 않지만 일부 신뢰하는 참모들을 불러 비공식 만남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안 전 본부장은 본지와 통화에서 박 전 대표 관련해 “내가 왈가왈부할 입장이 아니다”며 “조용히 지내고 있다”고 말을 아끼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친이 및 일부 친박 인사들의 정국 현안에 적극 대처해야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박 전 대표를 비난할려는 세력의 얘기다”고 못마땅하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간접적으로 박 전 대표의 ‘침묵정치’를 동조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서청원 전 친박연대 대표에 대해서도 박 전 대표가 애뜻한 감정을 갖고 있다는 평이다. 경선 캠프에 있던 한 인사는 “서 전 대표는 상임고문과 수도권특별대책위원장을 맡아 경선 시절 많은 역할을 했다”며 “박 전 대표 눈치를 보지않고 자유롭게 의사 표현을 한 몇 안되는 인사”라고 지목했다.


“박 대표 최태민 목사 친인척 만나고 있어”

김재원 전 의원 역시 박 전 대표의 대표적인 최측근으로 분류됐다. 김 전 의원은 경선 당시 대변인이었지만 개인적인 가족사를 담당해 관리했다는 점에서 박 전 대표의 신뢰가 두터웠던 인사다. 그러나 최태민 목사의 딸인 최순실씨와 사위인 정윤회씨를 박 전 대표가 비공식적으로 만난다는 소문에 대해 옛 참모들은 우려감을 표출했다.

경선 시절 박 후보에게 최태민 목사와의 ‘과거사’는 최대 취약점 중의 하나였다. 최 목사에 대한 의혹은 오랫동안 박 전 대표를 괴롭혀 왔고 박 전 대표는 그럴때마다 최 목사를 적극적으로 옹호했다. 한때 박 전 대표의 동생인 박근령씨와 박지만씨는 노태우 전 대통령에게 탄원서를 보내 “최 목사에게 철저하게 속고 있는 언니(박근혜)를 구출해 달라”고 주장했을 정도였다. 그러나 박 전 대표는 “최 목사에 대한 의혹은 실체가 없다”며 “만약 최 목사에게 문제가 있었으면 정권차원에서 벌써 법적 조치를 받았을 것”이라고 2007년 7월 국민검증청문회에서 밝혔다.

그러나 박 캠프 특보를 지낸 한 인사는 “여전히 박 전 대표가 최태민 목사 계열의 사람들을 가까이하고 있다는 말이 있다”며 “사실이라면 박 전 대표가 차기 대통령을 포기하는 것과 같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또한 그는 “지난 경선때 최태민 목사, 정윤회 실장, 최순실씨 관련 의혹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BBK 사건이 MB의 발목을 잡고 있듯이 최태민 목사관련 의혹이 도덕성 측면에서 흠이 되고 박 전 대표 이미지면에서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원로파로 분류되는 인사들로는 법률특보단장을 지낸 강신욱 전 대법관, 강창희 전 최고위원, 줄푸세추진위원장 김광두 서강대 교수, 국방안보대책위원장 김재창 전 한미연합사부사령관, 김용갑 전 고문, 교육개혁특별위원장 이상주 전 교육부총리, 한반도평화추진위원장 이재춘 전 주러대사, 사람경제기획위원장 차동세 전 KDI 원장, 미래형정부기획위원장 현명관 전 삼성물산 회장 등 전문가들과 정책적 모임을 갖고 있다는 후문이다.

특히 박근혜 전 대표가 침묵을 지키면서 정책과 공부에 열중하자 박 전 대표의 옛 자문단 또한 주목받고 있다. 총 4개 자문단으로 경제자문단, 부울경 정책자문교수단, 외교.안보 정책 자문단, 과학기술 정책자문단으로 교수출신들이 다수다.


박 전 대표 경제.외교.과학기술 자문단 ‘주목’

대표적인 인사로는 경제자문단으로 남덕우 선진화 포럼 회장, 신세돈 숙명여대 교수, 표학길 서울대 교수 방석현 서울대 교수, 김영세 연세대 교수가 포진해 있다. 부울경 교수단으로는 구종상 동서대 영상매스컴학부장, 김해자 부경대 교수, 이양수 부산대 교양교육원 교수, 김재철 인제대 식품영양학과 교수, 김길수 한국해양대 교수가 있다. 외교.안보 자문단으로는 공로명 전 외교통상부장관, 홍순영 한국외교협회 회장, 이상우 한림대 총장, 박용옥 전 국방부 차관, 송영대 전 통일부장관, 이병호 전 주말레이시아 대사 등이 있다.

과학기술 자문단으로는 김기형 전 과기처 장관, 이상수.윤덕용 KAIST 전 총장, 김수동 전 특허청장, 황해웅 대덕특구 기술사업화협의회 회장, 김진형 KAIST 교수, 이상천 영남대 교수, 박용태 서울대 교수, 황주호 경희대 교수, 김창경 한양수 교수 등이 등재돼 있다.

[홍준철 기자] mariocap@dailysun.co.kr

홍준철 기자 mariocap@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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