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창’이냐, 이회창 ‘방패’냐

2010년 지방선거를 1년여 앞두고 정치권의 발 빠른 행보가 계속되고 있다. 특히 충청권의 경우 자유선진당의 정치적 발판이어서 아성을 무너뜨리려는 여, 야의 공세가 뜨겁다. 한나라당은 박근혜 전 대표의 지원이 절실한 곳이기도 하다. 여기에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친노인사들까지 가세하면서 더욱 치열할 전망이다. 강원도는 김진선 지사가 3선을 역임했기 때문에 무주공산이라는 평가가 많다. <일요서울>은 충청권과 강원도지사 후보군으로 물망에 오른 인사들의 면면을 살펴봤다.
2010년 지방선거를 1년여 앞두고 정치권의 발 빠른 행보가 계속되고 있다. 특히 충청권의 경우 자유선진당의 정치적 발판이어서 아성을 무너뜨리려는 여, 야의 공세가 뜨겁다. 한나라당은 박근혜 전 대표의 지원이 절실한 곳이기도 하다. 여기에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친노인사들까지 가세하면서 더욱 치열할 전망이다. 강원도는 김진선 지사가 3선을 역임했기 때문에 무주공산이라는 평가가 많다. <일요서울>은 충청권과 강원도지사 후보군으로 물망에 오른 인사들의 면면을 살펴봤다.
충청권의 민심은 상당히 변동적이다. 지난 2004년 총선에서는 탄핵열풍으로 열린우리당에 몰표를 보내줬다. 하지만 2006년에는 상황이 역전돼 한나라당 박 전 대표의 영향으로 현 시장인 박성효 시장이 당선되는 이변을 낳았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박 시장은 당시 시장이었던 염홍철 전 시장과 지지율에서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이런 차이를 박 전 대표가 사실상 역전시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당시 박 전 대표는 유세 도중 테러를 당해 대전유세를 하지 못했다. 그런데 병상에서 깨어나자마자 ‘대전은요?’라는 말 한마디로 전세를 역전시켜 친박계 후보인 박 시장을 당선시켰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이런 변수가 존재하고 박 전 대표의 힘이 얼마나 미칠지 관건”이라고 말했다.
대전 시장은 현 박 시장과 염 전 시장의 2강 구도다. 아직 후보가 정해지지 않았지만 자천 타천으로 거론되는 자유선진당 권선택 의원이 가세하고 있다.
권 의원의 경우 최근 원내대표직을 그만두면서 한결 가벼워진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 그러나 자유선진당의 경우 의원직을 버리고 지방선거에 출마하기엔 부담스러운게 사실이다. 한 석이 아쉬운 상황에서 과감하게 의원직을 사퇴하는게 지도부에선 달갑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자유선진당 관계자는 “만에 하나 의원직을 버리고 선거에 떨어지면 남는 게 뭐가 있느냐. 의원직 사퇴로 발생하는 보궐선거에서 자유선진당이 당선된다는 보장도 없는데 위험을 안고 출마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현역 의원들의 출마에 부정적인 견해를 내비쳤다.
이뿐만이 아니다. 권 의원의 지역구인 대전 중구는 한나라당 강창희 전 의원의 지역구다. 강 전 의원은 5선의 다선 의원으로 충청권 친박계 대표 주자이다. 강 전 의원이 중구에 출마를 한다면 한나라당에게 충청권의 교두보를 마련해주는 것이기 때문에 더욱 조심스럽다. 강 의원은 올 해 들어 출판기념회를 갖는 등 사실상 정치재개를 선언하고 나서 지역 정가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태다.
여기에 또 다른 변수는 한나라당의 역학구도다. 친이 친박간의 갈등으로 내년 지방선거에서 상당한 파장이 예상되는 가운데 대전시장의 장관착출설이 흘러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현 시장인 박 시장이 친박계인 것을 감안, 공천을 배제하고 장관을 착출한다는 시나리오다. 여기에 거론되는 인물은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이다. 이 장관은 대전 출신으로 지역연고와 함께 조직력도 갖췄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장관 착출설에 대해 비관적인 의견도 있다. 자유선진당 관계자는 “그냥 하는 얘기일 뿐 실제 착출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관계자는 “공무원들의 성향상 안전한 곳만 지향한다. 누울 자리를 보고 눕는 성향 탓에 쉽게 출마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현 대전 시장의 2강 구도에 대해 “염 전 시장의 지지율이 높은 이유는 당적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는 민주당, 한나라당, 자유선진당 지지자들이 골고루 지지하지만 당적을 갖는 순간 거품이 빠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당 후보군이 형성될 시기를 묻는 질문에 “아무래도 내년 3월 정도는 돼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다른 정당들이 후보군을 확정한 이후에 최종 후보를 결정하는 게 당으로선 이롭다는 판단에서다”고 말했다.
자유선진당 아성에 도전
충청남도의 경우 한나라당 이완구 지사가 재선을 이미 염두해 두고 있는 상태다. 최근 지역 언론의 여론조사에서도 약 40%의 압도적인 지지율을 기록하기도 했다. 현역 프리미엄으로 인해 상당한 이점이 있는 가운데 한나라당에서는 정종환 건설교통부장관의 이름도 오르내리고 있는 상태다.
그러나 지난 총선에서 자유선진당이 10개의 선거구 중 8개를 석권해 지역 맹주로서 기염을 토해 만만치 않은 접전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충남도지사의 경우 자유선진당이 거물급 인사 투입이 절실한 상황이기 때문에 현역 의원들의 출마 가능성도 제기된다. 현재 거론되고 있는 의원들은 류근찬, 이명수, 박상돈 의원 등이다.
민주당에서는 최근 친노인사들의 약진과 함께 안희정 최고위원이 유력한 후보군으로 형성돼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충청도의 경우 민주당이 약세 지역이 아니기 때문에 철저한 인물 중심의 후보를 내세우면 가능성이 충분하다. 안 최고위원의 경우 충남에 연고가 있고 최근 노 전 대통령 서거로 인해 지지도가 높아진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현재까지는 더 지켜봐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충청북도의 경우는 다른 충청도 지역과 달리 수도권 표심이 작용하는 지역이다. 특히 자유선진당이 지난 총선에서 단 1곳만을 석권하는데 그친 것만 봐도 지역주의와는 달리 철저한 인물중심의 표심이 작용하는 곳으로 평가된다.
현 시장인 한나라당 정우택 지사의 출마가 유력하고 여기에 민주당이 어떤 후보를 내느냐에 따라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 2강의 싸움에 자유선진당이 충청도 맹주로서 명예회복을 할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또한 한나라당의 경우 친이 친박간의 대립도 충북지사 후보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정 지사가 친박 성향이기 때문에 한나라당 경선을 통해 친이계가 어떤 후보를 미느냐도 관건이다. 경선에서 탈락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최근 한나라당 안팎에서는 윤진식 청와대 경제수석이 물망에 오르고 있는 상태다. 윤 수석은 충북 충주 출신으로 청와대에서 이미 내년 지방선거에 착출하기 위해 경력 쌓기를 하고 있다는 얘기가 당 안팎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유력한 후보군으로 이시종 의원이 거론되고 있다. 충주시장을 3선이나 한 경력을 밑바탕으로 이 지역의 높은 지지율도 한몫하고 있는 상태다.
자유선진당의 경우 아직까지 뚜렷한 후보가 부각되고 있지 않다. 하지만 거물급 인사를 영입할 경우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어서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충청권은 자유선진당의 아성에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도전하는 형식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한나라당의 경우 ‘선거의 여왕’ 박 전 대표가 나선다면 결과를 예측하기 힘든 상황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있다.
강원도의 경우 한나라당 김진선 지사가 3선으로 더 이상 출마가 어렵기 때문에 후보들이 난립하고 있다.
무주공산 강원도의 향배는?
한나라당에서는 대한석탄공사 조관일 사장, 이계진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특히 이 의원의 경우 본인은 출마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고 있지만 지역정가에서는 도지사에 뜻이 있다는 판단이 다수다. 여기에 최영 강원랜드 대표, 최종찬 전 건설교통부 장관 등이 한나라당의 공천을 바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 후보군이 난립하는 가운데 민주당은 인물난에 고심하고 있다. 당내에서는 이광재 의원이 석방되거나 무혐의 처리 된다면 도지사 도전을 예상하고 있다.
이밖에도 권오규 전 경제부총리, 조일현 전 의원 등도 민주당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강원도의 경우 확실한 후보군이 없는 상태여서 좀 더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는 게 정치권의 시각이다.
1 년 여 앞둔 지방선거에서 어떤 정치적 변수가 작용할 지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인상준 기자] sky0705in@dailysun.co.kr
인상준 기자 sky0705in@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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