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제영 변호사 특별기고
윤제영 변호사 특별기고
  •  기자
  • 입력 2009-06-23 09:33
  • 승인 2009.06.23 09:33
  • 호수 791
  • 6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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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ㆍ미 동맹, 그 나아갈 방향은?

야당의 조문정국과 여당의 쇄신론으로 국내정치가 어수선하며 대외적으로는 경제와 안보문제가 위급하다.

이명박 대통령에게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에 따른 사회적 분열현상을 봉합하고, 금융위기로 인한 경제회복, 북한의 핵실험 및 우라늄 농축계획에 따른 외교 및 안보 문제 해결 등 국가적 내우외환의 위기를 타개해 내야 하는 책임이 막중하다.

이러한 어려운 상황에서 취임초 약속한 국민적 그리고 사회적 통합을 이루어 사회발전과 국가발전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희망적이고 긍정적이며 획기적인 국면전환을 가져야 할 필요가 있는데, 이시점에서 가장 현실성이 있고 국민다수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방법은 고도의 긴장국면을 향해 질주해 온 최근의 대북관계에 극적인 전환점을 형성하는 일이다.

그러나 6자회담의 틀 속에서 진행되고 있는 북한문제는 우리 혼자만의 힘만으로는 해결이 불가능하며, 특히 미국과의 공조가 가장 큰 관건이 된다.

그래서 분열된 국론을 통합하고 향후의 국가적인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서라도 이번 한ㆍ미정상회담은 국가적으로 매우 중요하다. 이에 이번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대미관계의 전략과 한미동맹의 나아갈 방향을 짚어본다.

이명박 대통령이 이번 한ㆍ미 정상회담을 통해 대북문제에 대해 한(桓)미래비전에 입각한 긍정적 성과를 얻어내면, 그 회담의 부산물로 향후 남북관계의 진전에 아주 중요한 많은 흐름들이 형성되게 될 것이다.

그 중 특히 건설적인 흐름으로는 7월 중에 한국의 중재로 북ㆍ미 양자회담을 성사시키고, 그 회담의 결과로 한반도에 평화체제를 정착시키는 것이다.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이명박대통령이 제안한 6자회담 당사국 중 북한을 뺀 5자회담을 통한 북·미양자회담추진도 이러한 방향에서 진행되어야 한다고 본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한국은 북한에게 그간의 불신을 털고 신뢰할만한 동반자로 인식될 수 있다. 이러한 흐름을 타고 광복절인 오는 8월 15일 대통령이 다시 한번 대국민 담화를 통해서 창조적 실용주의에 입각한 통 큰 결단을 국내외에 선포하는 것이다.

물론 위와같은 8ㆍ15 대국민담화에는 우리 민족이 처한 위급한 국내외 정세를 설명하고, 새로운 도약을 위해 계층간, 지역간, 이념간의 이해관계를 뛰어넘는 단합을 호소하며, 남북 간에는 새로운 남북관계 정립을 위한 민족적 단합을 호소하는 간절한 염원을 담아야 할 것이다.

이로써 아직도 대안을 찾지 못한 채 소모적으로 치닫는 조문정국을 마감하고 온 국민이 단합의 길을 걷는다면, 이명박 대통령이 강점을 발휘할 수 있는 경제적인 부분에서 신성장 동력을 중심으로 어느 정도의 가시적 성과를 거둬 냄으로써 대통령의 리더십에 대한 국민적 신뢰가 강화될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번 한.미정상회담을 통해서 확고한 한ㆍ미동맹의 시금석을 만들려 하는 반면,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한국을 동북아 및 대중(對中)관계의 첨병역할을 하도록 유도할 것이다. 왜냐하면 미국으로서는 세계적 입지와 동북아에서의 영항력이 다소 약화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의 부상과 도전이 상당한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국에 대해 동북아에서 미국의 국익과 입장을 방어하고 중재하도록 유도할 필요성을 강하게 느낄 것이다.

이에 따라 예측해 볼 수 있는 미국 측 협상전략은 미국이 한ㆍ미동맹강화로 보여질 수 있는 3~4개의 작지만 실질적인 선물을 안겨주어 한국민들의 전쟁발발 위기에 대한 국민 불안감을 해소하며, 동시에 이명박대통령에 대한 가시적 예우를 통해 한국의 자존심과 입지를 세워주어 한국내 반미감정을 완화시키고자 할 것이다.

그러나 강대국이 주는 선물을 아무런 경계 없이 받아들이는 순간 약소국은 여러 가지 큰 흐름과 틀 속에서 강국에 종속될 수밖에 없었던 역사적 경험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한국이 한ㆍ미 정상회담에 임함에 있어서는 미국을 필요 이상으로 강대국으로 인식하거나 국내사정 때문에 대외관계에서의 득실계산을 소홀히 하는 역사적인 과오를 반복하지 말아야 한다.

미국이 한국민들의 안보불안을 염두에 두고 제시하는 협상카드에 내심 미국의 더 큰 국익이 담겨있을 수 있듯이, 우리도 협상 상대의 입장을 십분 활용하여 우리의 국익을 최대한 얻을 수 있는 전략을 다각도로 모색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의 국가적 정체성을 중심에 두고 약소국으로서의 현실은 인정하되, 미래지향적 발전관계를 염두에 두어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행보를 해야 한다.

실제 한국의 입장에서는 한국을 비롯한 한반도에 대한 시각에 있어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과 클린턴 국무장관의 시각에 미묘한 차이가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오바마대통령은 클린턴 국무장관과 정치적 정적 관계이다 보니 클린턴 장관을 내심 경계하면서 다소 지켜보고 있는 형국이다.

클린턴 장관은 영부인 시절에 쌓은 한국에 대한 경험을 바탕으로 개인적인 시각이 형성되어 있으며, 남편인 클린턴 미대통령의 대북정책의 영향을 받아 다소 진취적이고 진보적인 성향을 보인다.

오바마 대통령은 중앙정치생활이 짧지만, 개인적 경험에 기초한 나름의 한국인관을 가지고 있다. 소년기 시절의 경험과 청년시절 시민운동가로 일하면서 접촉한 한국이민자들을 통해 한국인들의 뜨거운 교육열과 부지런한 근성, 강력한 연대감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다소 우려스러운 것은 오바마 대통령 주변의 한국계 미국인들은 대부분 이민 2~3세로서 부모들로부터 한국에 대한 보수적 시각과 북한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적지 않게 물려받았다는 점이다. 측근에 있는 한국계 보좌진들의 부정적 대북인식과 북한의 막가파식의 행보 때문에 오바마 대통령은 북한에 대해 다소 부정적이며 보수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이들에게 한국을 제대로 알리고, 한민족의 동질성과 함께 한반도의 평화체제 및 통일의 필요성을 적극적으로 홍보해서 마음을 하나로 끌어낼 필요가 있다.

즉, 종합적으로 볼 때, 오바마 대통령과는 북한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불식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며, 클린턴 국무장관에게는 미국의 대외관계에서의 적극적인 협력을 약속하면서 대북관계에서 한국의 행보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약속을 이끌어내는 자세가 요구된다고 하겠다.

이를 위해 미국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이라크와 아프간 등 중동화해 정책에 한·미동맹에 입각한 공조를 한국이 선제적으로 제시하는 것도 방법이다.

이는 미국을 돕는 일이지만 동시에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위상을 높이는 계기가 되어 국익에도 도움이 된다. 세계무대에 나가기 위해 어차피 우리가 가야할 길인 것이다.

이렇게 미묘하지만 결코 작지 않는 부분들을 염두에 두면 중요한 시기에 있는 한미관계에서 명분과 실리를 동시에 챙기는 의외의 수확을 거둘 수 있다. 이것이 이명박 대통령이 주창하는 실용주의를 창조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이 될 것이다.

창조적이고 실용주의적인 사고로 어떤 형국과 소재로 미국과 공감하고 소통할지 고민하고, 그에 따른 세밀한 전략과 전략별 사전 리스크 관리에 철저를 기한다면 미래지향적인 한ㆍ미동맹관계를 발전시켜 낼 수 있으리라 본다.

끝으로, 현 국제정세와 동북아에 형성되고 있는 작지 않는 변화의 물결 속에서 미국이 가지는 한국의 필요성은 결코 작을 수 없기 때문에 우리는 이러한 외교 전략의 가능성을 스스로 확신해야 한다.

이러한 확신을 통해 시대적 흐름을 우리의 국익에 적극 활용해서 한국이 동북아의 허브로서 확고하게 자리 잡게 해야 한다.

그리고 더 나아가 통일한국과 세계주도국으로의 성장이라는 장대한 꿈에 대한 국가 최고지도자의 확신과 이를 위한 국민적 공감대 형성이 절실히 필요하다.

이것이 한미정상 회담이후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쇄신과 대통합의 행보에 온 국민의 기대와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이유이다.

#윤제영 변호사는…

▲국가정보대학원 교수
▲변호사
▲한나라당 국책자문위원
▲대한변호사협회 이사
▲한국원자력문화재단 법률고문
▲CEO 네트워크 포럼 공동대표
▲이명박 예비후보 정책특보
▲전국호남향우회총연합회 부총재
▲이명박 대통령상임특보
▲지역균형발전위부위원장
▲이명박 대통령취임준비자문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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