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이 이재오-정두언-유인촌 서울시장 3강 구도가나
친이 이재오-정두언-유인촌 서울시장 3강 구도가나
  • 홍준철 기자
  • 입력 2009-06-02 09:56
  • 승인 2009.06.02 09:56
  • 호수 788
  • 15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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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 서거, 집권 여당에 직격탄 10월 재보선 ‘참패론’ 확산
이재오 전 최고의원 · 정두언 의원 · 유인촌 문체부장관

노무현 전 대통령의 갑작스런 서거로 인해 정치권 지형이 크게 요동치고 있다. 민주당을 비롯한 친노 진영은 노 전 대통령의 죽음의 배후로 이명박 정권을 겨냥해 적극 공세에 나섰다. 청와대와 한나라당은 일단 숨 고르는 형편이지만 조문정국이 국정 운영에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당장 오는 10월 재보선은 노 전 대통령 서거이후 치러지는 첫 번째 선거라는 점에서 정치권은 한나라당의 참패를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집권 여당에서는 10월 재보선이 아예 치러지지 않기를 바라는 게 솔직한 심경이다. 패배가 명확한 재보선에 지역구가 늘어날수록 이명박 정권과 집권 여당은 참패에 따른 깊은 나락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벌써 민주당 일각에서는 ‘서울 지역 재보선은 없다’는 냉소적인 관측마저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에서 유탄을 맞은 것은 이재오 전 의원이다. 오는 10월 재보선에 출마를 준비해온 계획에 차질을 빚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의원측에서 재보선 출마가 물 건너 간다면 다시 서울시장 경선에 도전할 것이라는 말이 흘러나오는 배경이다.

현재 공직자 선거법위반 및 정치자금법 그리고 배임수재혐의로 재판이 진행 중인 지역구 국회의원은 총 9명이다.

한나라당 의원으로는 서울 금천의 안형환, 수원 장안의 박종희, 안산 상록을 홍장표, 경남 양산 허범도, 인천 연수의 황우여 의원 등 5명이다. 민주당 의원으로는 충북 증평·진천·괴산·음성의 김종률, 강원 태백·영월·평창·정선 이광재 의원, 창조한국당 의원으로는 은평을 문국현, 무소속 최욱철 의원 등이 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서울 지역 2곳, 경기.인천 3명이 의원직을 상실할 경우 총 5곳에서 10월 재선거가 치러질 전망이다. 단 황우여 의원의 경우 2심 무죄에서 대법원 유죄취지 파기환송이 됐지만 100만원 이상 벌금을 받더라도 현행 공직자선거법 개정전 발생한 사건으로 소급적용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의원직은 유지할 것이라는 게 당내 시각이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최대 8곳에서 10월 재보선이 치러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로 정치 환경이 집권 여당에게 불리하게 돌아가면서 재판 기류가 미묘하게나마 변하고 있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당장 금천구 안형환 의원의 경우 의원직 상실은 기정사실화가 당내 주 분위기였다. 그러나 최근 2심 벌금 150만원 벌금형이 대법원에서 일부 무죄취지 파기 환송으로 의원직 상실을 면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대두됐다. 또 다른 소송인 안 의원의 뉴타운 공약 발언으로 1심에서 150만원을 받았지만 최근 같은 위반 혐의로 정몽준 의원이 의원직을 유지하는 80만원 벌금형을 받았다는 점에서 의원직 상실을 면할 공산이 높다는 관측이다.


집권 여당, 2곳 재보선 참패 차라리 안하는게…

아울러 정치권에서는 문국현 의원 역시 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이제 1심이 끝난 문 의원은 징역 8월 집행유예 2년을 받았고 항소에 대법원까지 가려면 10월 재보선전에는 판결이 나기는 힘들다는 전망이다.

오히려 창조한국당측의 2심에서 의원직을 빌미로 한 불법 공천헌금 수수 혐의에 대해서는 이미 무죄판결을 받았고, 정상적인 절차에 따라 ‘당채’ 형식으로 모금한 것에 대해, 법원측이 1%라는 당채의 ‘싼 이자’가 상궤에 벗어난다며 유죄판결을 내렸다는 판결이 설득력을 잃고 있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서울 2곳이 모두 살아난다면 박종희 의원이나 홍장표 의원까지 살아남지 않으라는 법이 없겠냐”면서 “10월 재보선을 축소해 정권 심판의 선거 의미를 퇴색시킬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고 의구심을 보냈다.

상황이 어렵게 된 것은 민주당뿐만이 아니다. 오는 10월 은평을 재보선 출마를 준비중이던 이재오 전 의원측 역시 재판부의 이런 기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 전 의원측은 대법원 판결이 지연돼 10월 재보선이 힘들다면 내년 6월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국회의원 재보선 참여방안과 재보선에 불참하고 6월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 참여하는 방안을 두고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의원측에서는 거물급 야당 후보와 맞서 재보선에서 탈락할 경우 제2의 정종복 후보처럼 정치생명이 끝날 수 있다는 우려감도 한몫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친박 지지 세력이 반이재오 전선에 뛰어들 수 있다는 점 역시 배제할 수 없다.

또 다른 친이 핵심이자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지낸 정두언 의원 움직임 역시 예사롭지 않다.

최근 친이 인사들을 결집시켜 안상수 원내대표를 세우는데 일조한 정 의원은 한껏 자신감에 차 있다는 게 측근들의 전언이다. 6월 중순에 있는 서울시당 위원장직에 도전한다는 말이 나오자 당 일각에서는 서울시장 출마를 위해 본격적인 행보로 선회했다는 관측이 나왔다. 아울러 당내에서는 ‘서울 시내 모처에 캠프를 차렸다’는 소문마저 회자됐다.


정두언, 서울시당위원장 도전->서울시장 출마?

한때 여의도에서는 정 의원이 오세훈 시장을 극비리에 만나 ‘오세훈 대권-정두언 서울시장’을 제안했다는 ‘빅딜설’이 돌았다. 정 의원은 지난 서울시장 경선 당시 오 시장 만들기에 일조해 평소 친분이 깊었지만 오 시장이 부정적인 의사를 표하면서 관계가 소원해졌다는 후문까지 흘러나왔다.

이처럼 친이 진영의 핵심인 이 전 의원과 정 의원이 서울시장 경선 출마 정황이 포착되면서 서울시장 출마를 검토하고 있는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장관과 오세훈 현 서울시장 진영은 촉각을 곤두세웠다.

무엇보다 친이 진영에서 3명의 후보가 경선전 이합집산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어 오 시장측은 향후 서울시장 경선을 대비해 대책마련에 분주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홍준철 기자] mariocap@dailysun.co.kr


홍준철 기자 mariocap@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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