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이 친박 대회전 한나라당 시도당위원장 선거 윤곽
친이 친박 대회전 한나라당 시도당위원장 선거 윤곽
  • 홍준철 기자
  • 입력 2009-06-02 09:52
  • 승인 2009.06.02 09:52
  • 호수 788
  • 14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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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전대 앞두고 시도당위원장 쟁탈전‘치열’
홍준표 의원 · 정두언 의원 · 정병국 의원 · 유정복 의원 (왼쪽상단부터 시계방향)

6월 중순경으로 예정된 한나라당 시도당위원장 선거를 두고 경선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나라당은 관행상 재선급 이상 의원이 사전조율을 통해 ‘나눠먹기식’으로 이뤄졌던 위원장 자리가 내년 조기전당대회 개최 가능성이 높아지고 지방선거 공천권과 맞물려 친이 친박간 경선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무엇보다 시도당위원장 자리가 기초의원과 기초 단체장 공천에 영향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공천=당선’인 영남지역의 경우 벌써 자리 다툼이 치열하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분위기속에 한나라당 물밑에서 진행되는 시도당 위원장직을 노리는 인사들의 면면을 알아봤다.

한나라당 의원들이 차기 시도당위원장직에 관심을 두는 이유는 내년 지방선거에 공천권을 행세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홍준표 전 원내대표가 혁신위원장 시절 당헌·당규에 기초단체장·기초의원 공천관련 시도당공심위에 전권을 일임했기 때문이다. 특히 기초단체장·기초의원 공천권을 통해 자기 사람을 심을 수 있다는 점에서 시도당위원장직은 차기 광역단체장을 노리는 인사들에게 매력적인 자리다. 아울러 기초의원과 기초단체장을 자기사람으로 만들 경우 진성당원이라고 할 수 있는 대의원들까지 영향력을 미칠 수 있어 조기 전당대회가 개최될 경우 대의원 표심을 좌우할 수 있어 더욱더 관심을 모으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호남과 충청권을 제외한 시도당 위원장에 한나라당의 재선급 이상 실세들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서울의 경우 홍준표, 진수희, 공성진, 나경원, 진영 의원 등이 출마 예상자로 지목되고 있다. 홍준표 전 원내대표는 진작부터 출마 의사를 밝힌 상황이다. 홍 의원의 경우 서울시장 도전을 위한 것보다는 서울시당위원장직을 통해 차기 대권을 향한 포석 마련의 성격이 강하다. 하지만 당연시됐던 홍 전 대표의 도전이 친이 직계의 정두언 의원이 하마평에 오르면서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정 의원의 경우 친이 직계 안상수 원내대표 승리에 있어 친이 인사들의 결집을 이끌어내면서 입지가 넓어진 상황이다. 무엇보다 서울 지역구 의원 다수가 친이 인사들로 구성되어 있어 서울의 경우 정 의원이 유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밖에도 현 서울시당위원장인 장광근 3선 의원이 연임을 저울질하고 있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차기 사무총장으로 거론되고 있는 장 의원은 성사가 안될 경우 연임으로 선회할 것이라는 게 당내 전망이다. 한편 친박 인사들이 없다는 점에서 진영의원의 출마도 점쳐지고 있다.


서울 홍준표 vs 정두언, 경기 유정복 vs 정병국

경기도당 위원장의 경우 현 위원장인 원유철 의원부터 정병국, 심재철, 정진섭, 한선교, 유정복 의원 등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유력한 인사로 정병국, 정진섭, 유정복 의원 등이 꼽히고 있다. 정병국 의원 역시 사무총장직을 염두에 두고 있어 안될 경우 도당 위원장직에 도전이 예상되고 있다. 무엇보다 친이 양 정의원과 친박 유 의원의 대결이 이뤄질 경우 혼전이 예상된다.

홍일표 인천시당위원장의 경우 이경재, 박상은, 조전혁, 이학재 의원 등이 출마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내부적으로 친이 조진형 3선 의원과 친박 이경재 4선 중진 의원간 치열한 대결이 예상된다.

영남 지역의 경우 ‘공천=당선’이 확실해 위원장직이 막강 파워를 발휘할 수 있는 위치다.

부산의 경우 김정훈 현 위원장의 뒤를 이어 친박 유기준 의원이 가장 유력하다는 게 당내 일반적인 시각이다. 부산의 경우 4선이상 선수가 너무 높던가 아니면 초선들이 대다수로 인물 부재론과 겹치면서 유 의원의 위원장직 도전에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경남의 경우 안홍준, 최구식, 김정권, 이주영 의원 등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경남도당위원장의 경우 친박인 최구식 의원과 안홍준 의원의 대결이 점쳐지고 있는 가운데 김정권 의원이 친이 몫으로 출마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는 친이 이명규 의원이 차기 시도당위원장으로 유력했지만 친박이자 현 위원장인 서상기 의원이 재도전 의사를 밝히면서 연임을 노리고 있다. 특히 서 의원은 내년 지방선거에 대구 시장 후보로 출마설까지 나오면서 욕심을 내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 의원실에서는 이 의원이 경주 재선거에서 이상득 의원의 밀지를 들고 친박 정수성 후보를 만나 ‘후보 사퇴 의혹’의 당사자였다는 점이 위원장직 도전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경북의 경우 친박 정희수 현 위원장이 연임에 나서지 않을 경우 친박 김태환 의원의 승계가 유력하다는 전망이다. 그러나 이번 위원장직의 의미를 감안해 친이 진영의 후보가 도전도 배제할 수 없는 입장이다.


영남 친박 위원장 일색 박근혜 주류 복귀?

강원도의 경우 친박 이계진 의원의 연임이 예상되는 가운데 친이 허천 의원의 도전설이 나오고 있다. 이 의원의 경우 김진선 강원도지사가 3선 연임으로 내년 지방선거 출마가 불가한 가운데 도지사 도전을 위한 ‘한번 더’를 외치고 있는 상황이다.

대전의 경우 내년 지방선거와 맞물려 복잡한 상황이다. 친박 박성효 현 대전시장과 권선택 자유선진당 의원, 염홍철 전 대전시장에 친이 진영에서는 이윤호 현 지식경제부 장관까지 출마설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송병대 위원장이 연임이 예상되는 가운데 원외 친박 인사인 강창희 전 의원이 송 위원장에 도전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울산 시당위원장에는 친이 강길부, 김기현 의원이 안효대 위원장의 후임으로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강 의원의 낙점이 유력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밖에 한나라당 출신의 뱃지가 없는 충남(김태흠 위원장), 충북(오성균 위원장), 광주(김태욱 위원장), 전남(박재순 위원장), 전북(유홍렬 위원장) 등은 유임이 확실시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나라당 한 친이 인사는 “시도당 위원장이 누가 되느냐는 향후 있을지도 모르는 조기전당대회에서 대의원 표심을 좌우할 수 있고 내년 지방선거에서 공천권에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중요하다”며 “현재 상황을 보면 영남권은 박근혜가 접수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평했다. 또한 그는 “정권 1인자는 이명박 대통령일지 모르지만 당내 1인자는 여전히 박근혜 전 대표”라고 덧붙였다. 당내 이런 분위기속에 친이 진영에서는 원내 대표 선출에서 친박 후보에게 승리한 이후 치러지는 2차 시도당위원장직 선거에 일전을 다짐하고 있다.

[홍준철 기자] mariocap@dailysun.co.kr

홍준철 기자 mariocap@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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