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가 직접 김정일과 대화 나서라”
“MB가 직접 김정일과 대화 나서라”
  • 인상준 기자
  • 입력 2009-05-19 08:44
  • 승인 2009.05.19 08:44
  • 호수 786
  • 6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평화통일 메신저’ DJ의 남북문제 해법 제안

김대중 전 대통령의 대북 정책 외교력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올 초 미국 고위층 간부들과 잇따라 전화통화를 하며 대북 정책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더니 최근에는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 대표와 밀담까지 나눴다. 그리고 18일에는 ‘햇볕정책’을 함께한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회동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서는 “DJ와 미 고위층의 회동은 강경 일변도인 이명박 정부의 대북 정책을 압박하는 효과를 낳고 있다”고 말했다. MB정부의 대북정책에 반대하는 DJ와 미 고위층의 잇단 회동에 대한 속내를 들여다봤다.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바쁜 방한 일정에도 불구하고 전직 대통령인 DJ을 직접 만났다. 지난 9일 보즈워스는 6자 회담과 관련해서 중국에 방문한 이후 국내에 돌아와 DJ를 만났다. DJ도 이보다 앞서 중국을 방문해 대북관계에 대한 의견을 중국 고위층들과 나눴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보즈워스 대표와 DJ의 만남은 단순한 인연과 친분을 넘어서 대북정책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는 자리였다는 게 정치권의 공통된 의견이다.

DJ측 관계자는 “두 사람이 만나서 많은 이야기를 한 것으로 안다. 대부분 대북정책에 대한 것들이고 공통분모가 형성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한 “중국이 북한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상황에서 두 사람이 모두 중국 고위층과 만남을 가진 후 회동을 한 것도 이를 뒷받침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DJ와 미 고위층과의 긴밀한 만남은 이번만이 아니다. 지난 2월에는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이 방한을 끝내고 돌아가는 기내에서 DJ와 직접 전화 통화를 했다. 또한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관련 3월에 방한했던 보즈워스 대표도 DJ와의 전화통화를 통해 의견을 조율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을 종합해 보면 미국이 대북 정책에 대한 상당 부분을 DJ와 교감하고 있다는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이명박 정부 들어 강경 일변도로 일관하고 있는 대북정책에 대한 불만의 표시를 DJ를 통해 미국이 보여주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MB정부 들어서면서 기존의 대북정책은 모두 폐기되고 강경한 대북정책만이 존재한다. 이에 반대하는 DJ에게 미 고위간부들이 회동을 자처하는 것은 미국이 MB정부에 대해 압박하는 모양새로 비쳐지고 있고 실제 그렇게 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동교동측 관계자는 “미국 고위간부들이 DJ를 만나는 것은 DJ가 생각하는 북핵 문제 해법에 대해서 찬성의 입장을 밝힘과 동시에 MB정부의 대북 정책이 일부분 수정돼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여기에 최근 회동한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DJ의 만남도 주목해야 한다. 국민의 정부 시절 대북관계에 있어서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DJ는 대화를 통한 정책기조를 유지했다. 이는 대북관계에 있어서 강경한 정책보다는 대화를 통한 정책이 필요하다는 DJ의 발언에 힘을 실어주는 것이다.

최근 일간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DJ는 MB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일침을 가했다.

DJ는 “MB정부의 대북 정책인 ‘비핵개방3000’은 이미 부시 전 대통령이 실패했던 것인데 우리가 지금 이를 대북정책으로 한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북한은 6·15, 10·4 선언을 채택하라고 하는데 우리 정부가 결심을 해야 한다.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결단을 내려야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이 대통령 주변에 냉전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인사들이 문제라고 말했다. DJ는 “이 대통령은 후보 시절 햇볕정책에 대해 동감한다고 얘기한 적이 있다. 그런데 주변 인사들이 문제가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 이제 대통령이 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의 주된 내용은 결국 DJ와 미국은 이미 대북관계에 대화와 화합을 통해 풀어야 된다는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DJ가 자신의 목소리를 높이는데는 믿을 만한 구석이 있다는 것으로 파악된다. DJ가 주장하는 대북정책에 미국이 동조함으로서 북한과의 가교역할에 DJ가 적임자라는 것에 의견을 같이한다”고 말했다.

대북정책에 정통한 DJ가 향후 북미관계에서 어떤 외교력을 펼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인상준 기자 sky0705in@dailysun.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