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정몽준 최고위원 대권행보
한나라당 정몽준 최고위원 대권행보
  • 인상준 기자
  • 입력 2009-05-19 08:38
  • 승인 2009.05.19 08:38
  • 호수 786
  • 4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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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조준, 승부수 던지다
한나라당 정몽준 최고위원의 발언이 심상치 않다. 정 위원은 “당 쇄신을 위해 조기전대도 필요한 상황”이라며 “실현되기 위해선 박근혜 전 대표와 이재오 전 최고위원도 경선에 나와야 한다”며 강경한 발언을 내뱉었다. 정치권에서는 정 위원의 발언에 대해 차기 대권을 향한 입지 굳히기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정 의원의 정치적 발언에 의도를 알아본다.

날 세운 정몽준이 내세운 카드는 조기전대. 전대를 통해 박근혜 전 대표, 이재오 전 최고의원 등 당내 계파 수장들과 나란히 한판 뜨자는 것이다.

이 같은 전략은 한나라당 유력 대선 예비 후보인 박 전 대표의 대항마로서 자신의 입지를 굳히겠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에서 정 의원은 4.29재보선 참패 이후 연일 날 세운 발언을 하고 있다.

정 의원은 “한나라당은 엉성한 친목단체다”라며 비난한데 이어 계파 간 대립이 있을 때마다 ‘두나라당’이라며 친이 친박을 싸잡아 비판하기도 했다.

당내 계파간 대립에서 한발 물러나 자신만의 입지를 굳히기 위한 사전 행보였다. 그러던 것이 최근 당내 쇄신운동과 조기 전대론이 불거져 나오면서 또 다시 계파간 대립각을 세우는 사이 박 전 대표를 직접 겨냥하면서 승부수를 던진 것.

큰 그림을 그리는 정 위원으로선 박 전 대표는 어차피 넘어야할 산이다. 한치 앞을 모르는 정치상황에서 지금 상황이 박 전 대표와 일전을 겨룰 최적의 조건이라는 것이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정 위원으로선 잃을게 없다. 설사 조기전대가 이뤄지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계파 수장들에게 자신의 존재감을 새기고 대권 행보를 조기에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한 박 전 대표를 이긴다면 대권에 한발 더 다가 갈수 있는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다. 물론 박 전 대표에게 진다고 해도 정 위원은 잃을 게 없다. 현재 박 전 대표에 대항할 만한 뚜렷한 인물이 없는 상황에서 패한다고 하더라도 기회는 또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당내 기반이 저조한 상황을 감안하면 정 위원에게 조기전대는 ‘대권으로 가는 지름길’로 작용할 수 있다.


친박측 조기전대 일축

친박 측에서는 정 위원의 최근 발언에 상당히 불쾌하다는 입장이다. 한마디로 ‘어딜 감히’라는 분위기다. 친박계 중진 의원 관계자는 “정 위원이 아무리 조기전대에 불을 지피려 하지만 박 전 대표가 이에 반응을 하지 않으면 유명무실화 될 수밖에 없다. 우리는 하나의 해프닝 정도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친박계 관계자는 “박 전 대표는 당이 존폐위기에 처했을 때 당 지지율을 높이고 국민들에게 한나라당의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는 등 당을 위해 헌신했다. 그러나 정 위원은 당에 들어와 일조한 게 없다. 지난 대선에서 MB가 압도적인 지지율로 앞서나가는 상황에서 당에 들어왔다. 다 차려놓은 밥상에 숟가락만 올린 것과 같다”고 표현했다.

박 전 대표 입장에서 당 대표 경선 참여는 득이 되는 게 하나도 없다. 무의미하다. 때문에 대표직에 관심이 없는 것이다.

오히려 대표가 될 경우 위험지수가 높아진다. 우선 MB정권과 함께 국정운영의 성공과 실패에 책임을 져야 하는 부담감이 있다. 여기에 10월 재보선 등 선거 결과에 대한 책임도 져야 한다.

이런 만큼 박 전 대표측에서는 굳이 조기전대를 통해 당 대표에 올라도 득보다는 실이 많다는 주장이다.

이런 상황으로 봤을 때 정 위원이 주장하는 조기 전대를 박 전 대표가 현재 상황에서는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차기 대권을 꿈꾸고 있는 정 위원이 이번 조기전대론을 토대로 얼마만큼의 수확을 이뤄낼 지 귀추가 주목된다.

인상준 기자 sky0705in@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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