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 좌장 김무성 ‘새’되고 허태열 검찰 소환설
친박 좌장 김무성 ‘새’되고 허태열 검찰 소환설
  • 홍준철 기자
  • 입력 2009-05-19 08:35
  • 승인 2009.05.19 08:35
  • 호수 786
  • 2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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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반격, 박근혜 날개를 꺾어라!
박근혜 · 허태열 · 김무성

한나라당이 4.29재보선 패배이후 후폭풍을 맞고 있다. ‘이상득 공천 책임론’, ‘박근혜 무책임론’, ‘정권 심판론’ 등 각종 평가가 쏟아지지만 마땅한 대안이 없는 형편이다. 일단 당 지도부는 쇄신위를 구성해 난국을 돌파할 카드를 찾고 있다. 하지만 당내 분위기는 친이 친박 감점 싸움이 극에 달한 상황에서 쇄신위가 내밀 카드가 많지 않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평이다. 그렇다고 당 지도부가 유야무야 넘어갈 수도 없는 상황에서 쇄신위는 조기전대카드를 조심스럽게 꺼내들고 있다. 한나라당이 조기 전대를 개최할 경우 정치일정상 정기국회 전인 9월 이전에 소집을 하든지 아니면 내년 초에 전대를 개최해야 한다. 조기전대 개최 자체가 친이 친박계의 전면 대결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부정적인 시각이 아직까지는 높다. 자칫하면 한나라당이 두나라당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감도 확산되고 있다. 당 일각에서는 내년 초에 지방선거를 코앞에 두고 조기 전대를 개최할 경우 여권발 정계개편이 발생할 수 있다는 관측마저 대두되고 있다.

한나라당내 대통령이 두 명이 있다는 말은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최근 청와대와 당이 원내대표로 ‘김무성 카드’를 합의했지만 박 전 대표가 단칼에 무산시킨데 이어 ‘친박이 이명박 정부에 발목을 잡은 게 뭐가 있느냐’는 일성으로 당내에서는 양 진영이 루비콘 강을 건넜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친이 친박의 갈등이 심화되는 배경에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전 국회 부의장이 존재하지만 양진영의 가교 역할을 그동안 했다는 점에서 ‘대안부재론’이 나오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경주 재보선 패배로 인해 공천 책임론의 당사자로 지목되는 이 전 부의장이고 박 전 대표는 친박 정수성 후보가 친이 정종복 후보를 제끼고 당선됨으로써 ‘해당행위가 아니냐’는 비판을 받고 있는 당사자들이다.

재보선 패배 이후 친이 친박 갈등이 심화되는 가운데 친이 직계 의원실의 인사는 “박근혜 대표와는 이제 같이 갈 수 없는 상황이다”면서 “남은 것은 박 전 대표와 치열하게 싸워 이기든지 아니면 정치적으로 고사시킬 수밖에 없는 두 가지 선택밖에 남지 않았다”고 극단적인 전망까지 내놓았다.


친이 강경파, “대통령보고 무릎 꿇으라는 거냐”

이어 그는 “최근 박 전 대표의 행보를 보면 대통령보고 무릎을 꿇으라는 것뿐이 되지 않는다”며 “하지만 이 대통령의 정치 스타일상 박 전 대표와 화해보다 마이웨이를 선택할 공산이 높다”고 친이 강경파 진영의 분위기를 전했다.

실제로 청와대와 당이 기획한 김무성 원내대표 합의추대론으로 ‘박근혜의 남자’로 불리는 김 의원과 박 전 대표는 사이가 악화됐다. 친박 진영에서는 ‘줏대없다’는 비판이 일었고 친이 진영에서는 ‘4선의 김무성 의원이 박근혜 똘마니로 전락했다’고 샌드백 신세가 됐다.

아울러 박 전 대표의 핵심 측근으로 지목되는 허태열 최고위원의 경우 박연차 사건 연루 의혹으로 정치적 행보가 급격히 줄어들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검찰소환설’에 ‘의원직을 상실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마저 내놓고 있다.

조기전대 개최 역시 친박 진영보다는 친이재오계에서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다. 전대 개최를 통해 친이 친박 진검승부를 겨루자는 주장이다. 그 배경에는 기존의 당원.대의원 색채가 친박 성향이 줄고 친이 인사로 대체됐다는 자신감마저 엿보인다.

청와대 역시 공식적으로 ‘조기전당대회 개최’에 부정적이지만 비공식적으로는 바란다는 말마저 나오고 있다. 청와대에 정통한 한 인사는 “청와대가 대안부재를 들어서 조기전대를 반대하지만 박근혜 출마론을 비공식적으로 흘리고 있다”면서 “친이 진영에서는 박 전 대표가 당 대표가 될 경우 지금과는 달리 통제와 조율이 가능하고 정치 전면에 나선다는 점에서 조기 전대를 내심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정몽준 최고위원이 조기전대 개최를 주장하면서 ‘박근혜 이재오 다 나와라’는 배경 역시 청와대와 사전 교감이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조기전대 개최관련 당내 주 분위기는 부정적이다. 시기적으로 9월 정기국회 이전에는 넘어야할 산이 많아 물리적으로 불가능하고 내년초에나 가능하지만 10월 재보선 결과에 따라 상황이 변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한나라당 핵심 관계자는 “9월전에 조기전대를 할려면 그전에 친이 친박의 생존이 걸린 당협위원장 문제를 해결해야 되는 난제가 있다”며 “강재섭 전 대표나 박희태 대표 역시 뜨거운 감자여서 차일피일 미루고 있는 실정인데 단기간에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고 진단했다.

무엇보다 내년 조기전당대회는 10월 재보선 패배와 맞물릴 경우 6월 지방선거 공천권을 두고 당이 두동강이 날 수 있어 조심스럽긴 마찬가지다. 자칫하면 정몽준 최고위원의 시나리오대로 박근혜 대 이재오 당권 다툼이 현실화되고 패배한 측은 당을 박차고 나갈 공산이 높다는 관측이다.


청와대, 이상득-이동관 지고 이재오-정두언 뜨나

이처런 극단적인 친이 친박 대결의 배경으로 양 진영의 ‘가교역할’을 했던 이상득 전 부의장의 역할이 좁아지면서 친이 강경파의 목소리가 커졌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당내 비둘기파이자 원로파의 대부인 이 전 부의장이 당내 쇄신대상으로 지목되면서 운신의 폭이 좁아진데다 천신일 회장마저 박연차 회장 세무조사 무마건으로 검찰 수사 대상에 올라있다. 그동안 청와대 막후에서 실세 역할을 했던 원로파들의 몰락은 오히려 그동안 숨죽여 왔던 친이 소장 강경파의 목소리가 커지게 만들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최근 청와대로 그동안 ‘눈밖에 났던 친이 소장파 인사’들이 조금씩 자리를 차지해가면서 이상득-이동관 라인이 힘이 빠지고 이재오-정두언 라인으로 힘이 쏠릴 것이라는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홍준철 기자 mariocap@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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