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분에 나는 역겨운 냄새를 자주 맡아야 했다. 그래서 아버지는 벽에다 커다랗게 가위 그림을 그려놓으시고, “걸리면 잘라 버린다”라는 무시무시한 글귀까지 써 놓으셨다.
그러던 어느날, 어두컴컴한 밤! 밤11시 정도는 되었을까. 밖에서 인기척이 들리고 어떤넘이 또 시원하게 오줌을 싸는듯 했다. 나는 살금살금 창문 쪽으로 다가갔다. 분명 오줌누는 소리였다.
난 큰소리로 지금 무엇 하냐고 소리 지르려다, 혹시나 술먹은넘이 행패나 부리지 않을까 하여 작은 소리로 (밖에 들릴정도의 소리로) 한마디 하였다.
“지금 거기서 뭐하시는 겁니까! 벽에 그림과 써놓은 글 안보여요? 지금 자르러 나갑니다”
그러자 밖에서 엽기적인 한마디가 들려왔다.
“자를테면 잘라봐! 내건 못 자를 껄!”
오줌을 싸고 있는 것은 남자가 아니라 여자의 목소리였다. 어쩐지 소리가 평소와 좀 다르다 했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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