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가 박연차 수사와 관련 신속한 수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 총재는 지난 6일 당5역 회의에서 “검찰이 노 전 대통령의 기소 여부를 결정 못하는 게 검찰 내부 관련자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발언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이 총재 특유의 쓴소리가 발휘된 것”이라고 평했다. 한편에서는 여당의 지지층과 공통분모가 있는 자유선진당이 차별화를 위해 노력하는 것이란 주장도 있다.

박연차 수사와 관련돼 조용한 행보를 보여 왔던 이 총재가 최근 검찰 수사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이 총재는 검찰의 소환조사를 끝낸 노무현 전 대통령의 기소 여부를 미루고 있는 검찰에 대해 직격탄을 날린 것이다.

이 총재는 “노 전 대통령의 소환 조사가 끝난 상황에서 기소 여부를 차일피일 미루는 것은 문제가 많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이유가 검찰 내부의 박연차 관련자들 때문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어 “박연차와 관련된 정치인의 경우 이름이 쉽게 발표되고 오르내렸는데 검찰의 자기 집식구에 관해서는 현재까지 아무런 말이 나오지 않고 있다. 이것은 국민들의 의혹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고 말했다.

결국 검찰의 수사가 공정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를 바로잡아 공정한 수사를 하지 않는다면 특검을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총재의 이번 발언은 현재 정치 상황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이 DY의 복당 논란으로 내홍을 겪고 있고 한나라당도 여권 실세인 천신일 회장에 대한 수사가 불거지면서 당내 계파 간 갈등도 번지고 있는 상황이다.

집권여당과 제1야당의 위기가 자유선진당이 한 단계 진일보 할 수 있는 계기가 될것이라는 얘기다.

올해 들어 자유선진당과 이 총재는 집권여당에 대한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특히 이 총재는 정부의 정책과 관련돼서 반대되는 입장을 밝혔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이 총재에게는 차기 대권을 향한 집념이 있다. 보수라는 이념에서 한나라당과 겹치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이를 돌파하기 위해 자신만의 강점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자유선진당은 창당 1년이 넘었다. 집권여당과 공통된 이념을 갖고 있는 딜레마에 빠진 것도 사실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집권 여당을 향한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지난 6일 자유선진당 박선영 대변인은 한나라당의 쇄신에 대해 이명박 대통령을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박 대변인은 “대한민국에는 여당이 없다. 오로지 대통령과 형님만 있을 뿐이다. 여기에 아이러니하게도 야당도 한나라당내 친박이 하고 있다. 이 모든 문제의 근원은 대통령에게 있다. 무기력한 대표 대신에 본인의 잘못을 뉘우치며 직접 쇄신과 화합에 앞장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총재가 정부와 야당에 대한 올바른 비판을 통해 자유선진당의 차별성을 확립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게 정치권의 시각이다.

인상준 기자 sky0705in@dailysu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