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 “동업자” 모두를 저버린 노무현
아내와 “동업자” 모두를 저버린 노무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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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04-28 09:51
  • 승인 2009.04.28 09:51
  • 호수 783
  • 11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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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은 아내에 대한 애틋한 정의(情義)와 “동업자”에 대한 굳건한 신의를 표출한바 있었다. 그러던 그가 검은 돈 수수 혐의로 법망에 걸려들 위기에 처하자 아내와 “동업자“에 대한 신의를 모두 저버리고 혼자 살아남으려고 버둥대는 모습을 드러냈다.

노무현씨는 2002년 민주당 당내 대선 경선 당시 상대측이 장인의 좌익 경력문제를 제기하자, 아내를 끔찍이도 싸고 돌았다. 그는 장인이 좌익이라고 해서 “사랑하는 아내를 버리라는 말이냐”고 되받아쳤다. 아내에 대한 노씨의 뜨거운 정의 표출은 많은 국민들에게 짙은 감동을 주었다. 하지만 그는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에게서 받은 검은 돈에 대한 수사망이 좁혀오자 아내에게 떠넘겼다. 그는 지난 4월7일 자신의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박 회장으로부터 받은 돈은 “저의 집(권양숙 여사)에서 부탁하고 그 돈(100만달러)을 받아서 사용한 것”이라했다.

그러나 박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권 여사에게 전달한 돈은 노 전 대통령이 보내라고 지시해 보낸 것이라고 진술하였다. 박 회장은 100만달러 외에도 노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인 연철호씨 계좌로 송금한 500만달러도 노 전 대통령이 “요구한 것”이라고 털어놨다고 한다.

박 회장의 진술이 사실이라면, 노 전 대통령은 자기의 허물을 아내에게 덮어씌우고 혼자 도망치려는 잔꾀를 부린 셈이다. 몇 년 전만해도 “사랑하는 아내”를 버릴 수 없다던 사람이 법망에 걸려들게 되자 아내를 거침없이 저버린 것이다.

노 전 대통령은 주변 사람들이 범법행위로 곤경에 처하면 그들을 적극 비호하는 말을 토해내곤 하였다. 2003년 안희정씨는 불법 정치자금 수수와 개인 유용 협의로 쇠고랑을 차게되었다. 그러자 노 전 대통령은 “안희정씨는 오래전부터 나의 ‘동업자’이자 동지였다”고 공언하면서 안씨가 “나로 말미암아 고통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노 전 대통령은 자신의 후원자인 감금원 창신섬유 회장도 비호하고 나섰다.

그는 강 회장이 회사자금 266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되자, 지난 4월17일 홈페이지에 강 회장 옹호 글을 썼다. 그는 강 회장이 정치인들에게 준 돈은 “사고치지 말고 뭐라도 해보라고 도와준 것”이라며 강 회장이 “모진놈 옆에 있다가 (날)벼락을 맞은 것”이라고 두둔하였다.

자신을 도운 일로 인해 죄 없이 정치보복을 당한다는 뜻으로 들렸다.

하지만 노 전 대통령은 똑같은 후원자인 박 회장에 대해서는 안희정·강금원씨를 비호했던 것 처럼 두둔하고 나서지 않았다. 그가 그렇게 비호하지 않은 저의는 뻔하다. 자기와의 검은 돈 거래가 들통날 것을 의식해서였다.

그는 자신이 곤경에 처하자 “동업자”도 저버린 것이다. 지난 날 그가 안희정·강금원씨에게 보낸 비호의 말도 순수한 마음에서 였는지, 아니면 그들이 자신에 대해 불리한 증언을 하지 않도록 미리 다독이기 위해서였는지 의심된다.

그밖에도 그는 2006년 박 회장으로부터 무려 1억원 짜리 스위스 명품 시계를 2개나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서민 대통령”이란 선거 구호로 서민들의 지지로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하지만 그는 서민의 팔자를 고칠만한 1억원짜리 시계를 두 개나 받아챙겼다. 그리고 그는 되돌려주는 대신 “고맙다”고 인사까지 하였다.

노 전 대통령은 아내와 “동업자” 모두를 저버렸다. 그는 자신을 대통령으로 만들어준 서민들도 저버렸다. 배신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그는 4월22일 홈페이지 글을 통해 “민주주의, 진보, 정의, 이런 말을 할 자격을 잃었다”고 썼다. 그는 애당초 대통령할 “자격”이 없는 사람이었다. 그의 집권 5년동안 대한민국이 거덜나지지 않은 것 만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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