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처에 있는 여고앞 버스 정류장에서 많은 여고생이 탔고 그 중 한 여고생이 내 옆자리에 앉았다.
커다란 머리띠를 하고 이어폰을 낀 그 여학생은 옆자리에 앉아 짧은 시간만에 졸기 시작했다.
그런데 한잠 잘 가던 버스가 무슨 이유에서인지 급 정거를 했다.
창밖을 보며 가던 나는 깜짝 놀라 앞에 있는 손잡이를 잡았지만 옆에 앉아있던 여고생은 자느라 손잡이를 미처 잡지 못한 채 그대로 머리를 앞 좌석에 들이박고 말았다.
‘아야!!’하고 소리치며 그 여고생이 고개를 들더니 갑자기 흐느끼며 울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손으로 나를 더듬으면서 말했따.
“저기요… 엉엉… 아저씨… 엉엉… 앞이 안보여요. 방금 머리를 세게 박아서 시력을 잃었나봐요… 엉엉… 저 어떻게 해요”
이렇게 울면서 나에게 하소연을 하는게 아닌가.
나는 그 여학생이 가엾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는 그 여학생의 눈을 가리고 있던 크고 이쁜 머리띠를 제대로 여학생의 머리 위로 올려 씌어줬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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