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잔은 비워지지 않고 시간만 흘러갔다. 이런 모습을 본 옆 자리의 아가씨가 장난 삼아 술을 홀랑 마셔버렸다. 그러자 이 남자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는 것이 아닌가.
여자는 너무 미안해 어쩔 줄 몰라하며 말했다.
“당신이 하도 넋을 잃고 앉아 있기에 장난삼아 마신 것 뿐이에요. 용서하세요”
그러자 이 남자 하는 말.
“난 말이요, 오늘 너무 재수없는 일들을 겪었소. 회사에 출근 하자마자 잘리고 택시를 타고 내리면서 지갑을 두고 내렸는데 집에 와보니 마누라가 다른 남자랑 놀아나고 있는 것이오. 너무 화가 나서 이 술집에 와서 술에 약을 타고 죽으려 했는데 그것마저 당신이 다 먹었잖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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