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의 새 집으로 이사왔다. 정말 아름다운 곳이다. 부산에서는 눈이 없었지만, 이 곳은 눈이 많이 온다는데 정말 기다려진다.
10월 14일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곳이다. 나뭇잎들이 전부 울긋불긋하게 바뀌고 있다. 산에 올라가서 우아한 자태로 노니는 아름다운 사슴들을 보았다. 어쩜 저리도 아름다울까! 이 곳은 천국과 다름없다.
12월 2일
드디어 간밤에 눈이 왔다! 만세! 만세! 아침에 눈을 뜨자 온 세상이 하얀색으로 덮여 있었다! 아름다운 풍경화 같다! 아내와 눈싸움을 했다.
12월 12일
간밤에 눈이 더 왔다. 제설차가 또 와서 길을 치웠다. 집 앞을 다시 치웠다. 아름다운 곳이다.
12월 19일
눈이 더 왔다. 출근을 할 수가 없었다. 오전 내내 삽질하기에 지쳐 버렸다. 삭신이 쑤신다. 이건 뭐 내 몸이 내 몸같지가 않다. 염병할. 그 놈의 제설차가 오전 내내 오지 않았다.
12월 22일
하얀 똥덩어리가 간밤에 더 쌓였다. 삽질하다 손에 물집이 생겼다. 우씨~ 이 놈의 제설차는 내가 집 앞을 다 치울 때까지 숨어있다오는 것 같다. 사람을 놀리는거야 뭐야! 빨리빨리 와야지!
12월 23일
드디어 몸살이 걸렸다. 아내도 같이 걸려서 병간호도 해줄 사람이 없다. 약도 사러 갈 수가 없고.
12월 25일
크리스마스라구? 빌어먹을! 그게 어쨋다는거야.
방송에선 서울놈들이 눈이 안와서 화이트크리스마스가 아니라고 생지X들을 떤다. 개X키들! 저것들은 여기로 잡아다 사흘밤낮 눈만 쳐다보게 해야 한다.
12월 27일
여기가 도대체 사람 사는덴가? 일기예보는 또 30cm 가량의 눈이 더 온단다. 돌아버리겠다.
12월 28일
눈이 1m 30cm나 더 왔다.
기상청놈들은 뭐하는 놈들인지 모르겠다. 그러고도 월급받고 있다니….
1월 4일
오늘 드디어 집에서 나올 수가 있었다. 가게에 가서 음식 좀 사고 돌아오는 길에 빌어먹을 사슴놈이 튀어나와 내 차에 치었다. 차수리비가 200만원이 나왔다. 저 망할놈의 짐승들은 다 잡아 죽여야 한다.
5월 10일
부산으로 이사왔다. 정말 아름다운 곳이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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