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당한 삼촌
황당한 삼촌
  •  기자
  • 입력 2009-04-29 09:32
  • 승인 2009.04.29 09:32
  • 호수 783
  • 44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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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10부제 운행을 권장하던 때가 있었다.

딱지를 떼지는 않지만 안지키면 나쁜 놈 되는 분위기였는데 터프한 삼촌, 당연히 안 지켰다.

그날도 유유히 운행금지일에 차를 몰고 나갔는데… 사람들이 카메라를 둘러 메고 삼촌의 차를 포위하는게 아니겠는가.

의기양양한 표정의 기자 왈,

“10부제 시범운행기간인데요. 무슨 생각으로 차를 몰고 나오셨습니까?”

잘못하다간 시민의식 결여된 나쁜놈으로 몰려 전국에 얼굴을 팔게 되는 위기일발의 상황이었다.

잠시 당황하던 삼촌은 이내 카메라를 똑바로 바라보며 이렇게 말했다.

"나 하나쯤이야 뭐 어떠랴 하는 생각으로 그랬습니다."

방송관계자들은 당황한 기색을 얼굴에 가득담고 멀어져 갔다.

결국 삼촌의 인터뷰는 방송 부적격으로 편집되어 TV에 나오지 않았고 그날 9시 뉴스의 카메라 고발 코너는 온갖 궁색한 변명을 늘어놓으며 카메라를 피하는 사람들의 인터뷰로 채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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