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9 재보궐 선거 전망
4·29 재보궐 선거 전망
  • 인상준 기자
  • 입력 2009-03-31 09:55
  • 승인 2009.03.31 09:55
  • 호수 779
  • 4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여, 경제살리기 vs 야, MB정권 시험대
지난달 24일 서울 영등포 민주당 당사에서 4.29재보궐선거 국회의원 후보자 면접심사가 진행되고 있다 photolbh@dailysun.co.kr

여야의 공천 심사위가 가동되면서 정계는 4.29재보궐 선거에 집중된 모습이다. 현재까지 재보궐 선거 지역구는 인천 부평, 울산 북구, 전주 완산, 전주 덕진, 경주 등 총 5곳이다. 여기에 경기도 시흥시 기초단체장 선거까지 함께 치러져 명실상부 미니 총선으로 불릴 만하다는게 정치권의 시각이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이번 총선의 경우 결과에 따라 여야 지도부는 물론 MB정권 중간평가의 성격까지 있어 향후 정계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민심의 향배를 확인할 수 있어 내년에 있을 지방선거를 미리 가늠할 수 있는 기회”라고 주장했다. 20여일 앞으로 다가온 4.29 재보궐 선거의 관전 포인트와 전망을 알아봤다.


인천 부평을
수도권 민심 확인

20여일 앞으로 다가온 4·29 재보궐 선거에서 최대의 격전지는 수도권 민심을 알아볼 수 있는 인천 부평을이다.

이곳은 수도권이면서도 호남색이 짙은 지역구여서 민주당으로선 해볼만 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최근 GM대우 회생을 위해 여당을 밀어줘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아 한치 앞을 예상할 수 없는 곳이다.

한나라당은 우선 이번 재보궐 선거의 기치를 ‘경제살리기’로 정하고 이곳에서 GM대우 출신등 경제인을 포섭하기 위해 애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의 관계자는 “한나라당의 경우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과 이희범 전 산자부 장관의 영입설이 흘러나왔지만 본인들의 고사로 이마저도 불투명해졌다. 최근엔 대우 자동차 부사장을 지낸 이재명 전 의원과 강영원 석유공사 사장 등 전직 대우 출신 임원의 출마설이 거론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맞선 민주당은 MB정권 심판론을 제기하면서 맞불을 놓고 있다. 하지만 최근 정동영 전 장관의 전주 덕진 출마로 인해 야당의 주장은 퇴색되는 듯한 분위기다.

그래도 호남색을 갖고 있는 특색이 있기 때문에 희망은 남아 있다. 민주당은 인천 부평을의 경우 한나라당이 전략 공천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여기에 맞춤형 후보를 낸다는 전략을 세워둔 상태다. 공천을 받기 위해 예비 등록을 한 후보군에는 홍영표 지역위원장과 홍미영 후보 등이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최근 자체 여론조사에서 견제론이 안정론을 다소 앞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어떤 후보가 나오느냐에 따라 이는 달라질 수 있어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울산 북구
MB vs 반MB 한판승부

한나라당 윤두환 의원의 의원직 상실형이 확정되면서 최근 재보궐 선거 지역구가 된 울산 북구의 경우 한나라당 텃밭이라는 점과 노동자 지역구라는 특징이 있는 곳이다.

우선 현대노조의 입김이 강력한 곳으로 정평이 나 있는 곳이어서 여야 모두 안심할 수 없다. 여당의 경우 정몽준 최고위원이 다선의 경력을 쌓았던 인접 지역구여서 내심 이를 믿고 있는 분위기다. 하지만 노동자들을 대변하는 후보가 나온다면 얘기는 또 달라질 수 있다.

이곳의 경우 진보진영에서는 단일화를 모색, 반MB연합을 탄생시킬 전망이다. 최근 진보신당과 민노당은 후보 단일화에 합의하고 경선 방식을 모색하고 있다. 여기에 민주당도 아직 합의를 하지는 않았지만 일부분 단일화에 힘을 실어 주는 분위기여서 울산 북구의 경우 MB-반MB연합의 선거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

민노당은 김창현 후보가, 진보신당의 경우 조승수 후보가 출사표를 던졌다. 양당은 단일화에 대해 큰 틀에서 합의를 한 상태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관계자는 “진보진영의 단일화는 아직 확정적이지 않다. 양당이 일부분 울산 지역의 지지기반을 갖고 있는 상태에서 한 번에 단일화되기는 힘들 것”이라며 회의적인 전망을 내놨다.

한나라당은 박희태 대표의 전략공천이 거론됐지만 무산되고 현재는 박수철 현대자동차 전무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무는 현대맨으로 노조원들과의 관계가 원만하다는 이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변수는 있다. 한나라당 공천을 신청한 예비후보들이 전략공천으로 인해 탈락되면 반발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울산 북구 예비후보 관계자는 “당에서 기여도를 생각한다면 전략공천을 하지 않을 것이다. 울산의 특수성을 감안하길 바란다”고 주장했다.


경주
친이vs친박 2파전

경주는 한나라당의 텃밭이다. 한나라당의 손쉬운 승리가 예상되는 지역이다. 그러나 이번엔 다르다. 바로 박풍 때문이다.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의 안보특보를 지낸 정수성 후보가 일찌감치 친박을 내세우며 선거전에 뛰어들었다. 정 후보는 한나라당 공천을 신청하지도 않았다.

정 후보측은 박 전 대표와의 인연을 강조하며 친박으로서 출마의 변을 내놨다. 정 후보의 출마로 인해 한나라당의 손쉬운 승리는 물 건너간 상태다.

현재까지 공천이 유력시 되는 인물은 지난 18대 총선에서 친박계 공천자들을 대거 탈락 시켰던 정종복 전 의원이다. 정 전 의원의 경우 공천칼날을 휘두르며 친박계 인사들을 공천에서 탈락시키면서 본인 또한 낙선하는 불운(?)을 겪었다.

현재 한나라당은 예비후보를 4명으로 압축해 놓은 상태다. 정 전 의원과 최윤섭 전 경주 부시장, 황수관 연세대 교수, 김순직 전 서울시 시설관리공단 이사장 등이 최종 후보군으로 선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상득 전 부의장의 측근으로 통하는 정 전 의원이 공천을 받을 경우 박 전 대표의 행보도 관건이다.

친박측 관계자는 “불필요한 의심을 사지 않기 위해서라도 경주에는 내려가지 않는 게 좋다는 의견을 친박계 의원들이 전달한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모든 일정을 취소할 수는 없는 것이기 때문에 향후 어떻게 조율될지는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역 분위기는 다르다. 이미 박 전 대표의 팬클럽 모임인 박사모 회원들은 정 후보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하며 정 후보를 측면에서 지원하는 형태를 띄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당 자체 여론조사에서도 정 전 의원과 정 후보간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안심할 수 없는 상태다.

특히 지역 민심도 정 전 의원에게 우호적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당 지도부의 고민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경주에 출마한 예비후보 관계자는 “정 전 의원에 대한 지역 여론이 좋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이런 가운데 공천을 정 전 의원에게 준다면 일부 예비후보들은 무소속 출마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당에서 올바른 선택을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호남
2곳 공천 놓고 갈등

민주당 텃밭인 전주 완산갑과 덕진 을은 공천을 놓고 내홍을 겪고 있다.

이곳의 경우 민주당적을 가지면 당선이 되는 승리공식이 형성되어 있다. ‘공천=당선’이기 때문에 예비 후보들간의 치열한 공천 경쟁이 불가피하다.

전주 완산 갑은 DJ의 측근 한광옥 전 비서실장과 친노 이광철 전 의원의 2파전으로 압축된다.

덕진을은 정동영 전 장관의 복귀로 난항을 겪고 있다. 당 지도부는 정 전 장관의 복귀가 달갑지 않은 상황에서 전주 덕진을 출마를 공식화하면서 고민이 깊어가고 있다.

정 전 장관은 정세균 대표와의 회동에도 불구하고 합의점을 찾지 못한 상태다.

정 전 장관은 당내외 인사들과 회동을 하면서 출마에 대한 지지를 이끌어 내기 위해 애쓰고 있다.

정 전 장관의 출마로 인해 민주당 권력 지형의 변화도 예상되는 상황이어서 공천에 따른 후폭풍이 거셀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 관계자는 “완산 갑과 덕진을은 공천에서부터 문제가 되고 있다. 정동영 전 장관의 복귀와 함께 한광옥 전 비서실장이 공천을 신청해 논란이 일고 있다. 자칫 개혁공천이라는 당의 취지에 부합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덕진과 함께 완산 갑도 공천에서부터 지도부의 고민이 쌓여가고 있다”고 말했다.

4·29 재보궐 선거에서 유일한 기초단체장 선거인 시흥시장 선거도 11명의 예비 후보가 등록을 마친 상태다.

시흥시장의 경우 민선 1기부터 4기까지 모두 비리와 범죄에 연루돼 불명예스러운 퇴진을 당했다.

민주당은 MB정권을 평가하는 시험대로 시흥시장 선거를 이끌 것으로 보여 한나라당이 어떤 방어책을 펼칠지도 관건이다.

지난 18대 총선에서는 민주당이 지역구를 모두 차지한 상태여서 민심의 향방도 알아볼 수 있는 지역구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치권의 관계자는 “4·29 재보궐 선거 결과에 따라 집권 여당과 야당의 입지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이 때문에 여야 모두 사활을 건 한판 대결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막판 변수로 박연차 리스트 등 정치 현안도 중요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여 재보궐 선거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20여일 앞으로 다가온 4·29 재보궐 선거에서 승리의 여신은 누구 편을 들어 줄지 정계와 국민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인상준 기자 sky0705in@dailysun.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