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요서울ㅣ대구 김을규 기자] 지난달 말 대구시는 메디시티대구협의회 등을 통해 신종 코로나19 화이자 백신 3천만 명분의 도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화이자 본사에 확인요청을 하게 됐고 한국화이자제약으로부터 “화이자 본사와 한국화이자는 그 어떤 단체에도 코로나19 백신을 수입·판매·유통하도록 승인한 바 없다”는 답을 들었다.
‘가짜백신 사기사건’으로 판명되면서 권영진 대구시장은 8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공식 사과했다.
권영진 시장은 “최근 대구시와 ‘메디시티대구협의회’가 정부의 백신구매를 돕기 위해 선의로 시작한 일이 사회적 비난과 정치적 논란을 야기하면서 우리사회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면서 “이번 논란의 모든 잘못과 책임은 전적으로 대구시장인 저에게 있다.“고 머리를 숙였다.
이어 “올해 초 ‘메디시티대구협의회’에서 백신도입 가능성을 처음 언급했을 때 한번 알아봐달라고 했고, 지난 4월 28일 ‘메디시티대구협의회’에서 독일에서 백신을 도입할 수 있으니 대구시 차원에서 구매의향서를 보내자고 제안했을 때 좀 더 세심하게 살펴보지 않고 보건복지부와 협의하도록 했다.“고 시인했다.
그러면서 “보건복지부와 협의 이후 구매의향서를 보내는 것까지는 대구시가 하도록 협의하였다는 ‘메디시티대구협의회’의 전언을 듣고 사실관계 확인이나 추가 협의도 없이 대구시장인 제 명의의 구매의향서를 보내주도록 했다.“고 토로했다.
권 시장은 “6월 3일 보건복지부는 대구시와 ‘메디시티대구협의회’가 제안한 백신 구매건은 공식 유통경로가 아니며 진위가 의심스럽다는 이유로 백신도입을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며 "이 일은 여기서 끝났어야 할 단순한 백신도입 실패사례 중 하나다. 그러나 이것이 ‘가짜백신 사기사건’ 논란으로 비화된 원인을 제공한 것은 바로 저의 불찰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코로나19와의 사투의 현장에서 1년이 넘도록 밤낮없이 고생하시는 지역 의료계를 힘들게 만들고 사기가 저하되도록 했다. 이점에 대해 시민 여러분과 의료계에 깊이 사과드린다.“고 거듭 머리를 숙였다.
이어 “이번 논란의 모든 잘못은 대구시장인 저에게 있다. 저에 대한 질책은 달게 받겠다."며 "대구시민들과 지역 의료계에 대한 비난은 멈추어 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했다.
덧붙여 “이번 일로 대구시와 ‘메디시티대구협의회’의 예산이 집행된 사실이 없음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김을규 기자 ek8386@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