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을 10개월가량 앞두고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와 보수 인사들이 지난달 31일 국민혁명당 창당을 선언했습니다. 벌써 기독자유통일당에 이어 이번만 5번째 창당입니다.
이날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진행된 창당 선언 기자회견 자리에는 이동호 전 여의도연구소 부원장,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 기독자유통일당 고영일 대표 등이 참석했습니다.
전광훈 목사는 모두발언에서 “자유 우파를 가장한 ‘국민의힘’을 비롯한 정당들은 국가 붕괴 현상을 보고도 ‘중도’라는 말로 국민들을 현혹하는 주사파 정당의 이중대 역할을 하고 있다”고 날 선 비판을 날렸는데요.
이어 “광화문 애국 세력을 중심으로 한 국민들은 이제 더이상 주사파 정부와 이중대인 국민의힘 정당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밝히며 창당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또한 2000만 명의 당원 가입을 강조하며 “대선 날짜를 앞당겨 8월15일까지 문재인 정부를 끌어 내리고 대한민국을 바로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전광훈 목사의 창당은 보수 내에선 환영받지 못하는 분위기입니다.
친박·친이, 홍준표계·유승민계 등 보수 내 계파가 사라지고 대선 ‘정권 교체’를 목표로 범야권이 통합하는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다’는 반응이 다수입니다.
전광훈 목사는 지난해 기독당 후원회장으로 전면에 나서지 않던 행보와는 달리 “대선 치를 때까지 당대표를 하겠다”며 국민혁명당 대표 활동 의지를 드러냈는데요.
다른 중도, 보수 세력은 ‘주사파’ 세력으로 매도하는 한편, 전광훈 목사의 이러한 행보는 자칫 광화문 태극기 집회에 모였던 사람들과 전광훈 목사 본인이 내년 대선 ‘정권 교체’의 주역을 꿰차겠다는 의도로 해석되기도 합니다.
앞서 지난해 4·15총선을 앞두고 보수는 계파 갈등으로 분열 정치를 이어갔는데요. 당시 극우 세력으로 통하던 태극기 세력도 조원진당·홍문종당·김문수당으로 갈라졌었습니다.
결국, 분열된 표심은 실망한 민심과 더불어 보수에 ‘총선 참패’의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시민들은 ‘나만 옳고, 나만 바르다’는 식의 전광훈 목사의 태도에 또다시 ‘보수 분열’이 시작되는지 우려를 표하고 있습니다.
종교인의 정치 참여가 옳은가에 대해서도 반대 목소리가 높습니다. 기본적으로 헌법 제20조 2항, 종교와 정치가 분리된다는 우리나라 헌법에도 부합하지 않는데요.
종교자유정책연구원이 지난 2012년 정교분리(정치와 종교의 분리)와 관련한 시민의식 설문조사 결과, 62.7%의 응답자는 정교분리원칙에 찬성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교계 내에서도 목회자의 정치적 행보에 대한 부정적인 목소리가 수년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국민혁명당은 창당 이후로 정계·교계를 비롯한 여론의 비판과 의심의 눈초리부터 받고 있습니다.
전광훈 목사와 사랑제일교회, 그리고 신당 국민혁명당. 국가가 바로서길 바라는 순수한 마음이 맹목적 집회와 당 활동으로 변질되가는 것은 아닌지 되짚어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신수정 기자 newcrystal@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