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청년 정치인 전재산 몰빵? 국민의힘 당대표 예비경선 기탁금 4000만원 '민주당 8배'
[영상] 청년 정치인 전재산 몰빵? 국민의힘 당대표 예비경선 기탁금 4000만원 '민주당 8배'
  • 신수정 기자
  • 입력 2021-06-04 22:11
  • 승인 2021.06.05 16: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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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 도전장을 낸 이준석 후보가 사흘 만에 경선 후원금 한도 1억5000만 원을 모으면서 정계의 이목이 집중됐습니다. 
 
2030세대로부터 열렬한 지지를 받는 만큼 이준석 후보의 정치 후원금도 청년층의 1만 원, 5만 원 등 소액이 모여 채워졌는데요. 

‘팬덤 정치’에 불과하단 비판도 있지만, 일명 특정 지지자의 ‘큰 손’이 아닌 다수 개인의 ‘작은 손’이 모여 목표액이 모였다는 점은 정치 판도의 변화가 시작된 단적인 사례로 꼽힙니다. 

그만큼 정치인에게 여전히 선거자금은 정치 진입 장벽 중 하나인데요. 특히나 젊은 청년 정치인에겐 ‘억’ 단위의 선거 비용은 큰 부담입니다. 

대선을 앞두고 각 정당의 전당대회 경선에는 대규모 조직과 자금이 요구됩니다. 전국 단위의 선거인 만큼 캠프를 구성하고 인력을 모으는 데에 상당한 비용을 투입해야 합니다. 

각 정당은 전당대회에서 당대표·최고위원 후보 등록 시 기탁금을 받고 있는데요. 일요서울TV는 4일 여러 정당 중 국민의힘, 더불어민주당, 정의당의 기탁금을 비교·분석해봤습니다. 

차세대 진보 정당으로 인정받는 만큼 정의당의 기탁금 기준액은 가장 낮습니다. 

정의당은 내부에 청년정의당을 두고 있어 당대표·부대표와 청년 당대표를 따로 선출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는데요. 또한 예비경선(컷오프)의 개념 없이 곧바로 본 경선에 들어가는 시스템입니다. 

지난 3월 기준으로 정의당 전당대회 비용은 당대표 후보 등록이 1000만 원, 부대표는 200만 원이고, 청년정의당 당대표 후보 등록은 50만 원입니다. 

정의당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3월에 치러진 전당대회 비용은 과거 경선 비용들과 크게 차이나지 않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4월 기준으로 당대표와 최고위원 후보의 예비경선 등록 기탁금은 각각 500만 원입니다. 본경선에 진출하면 당 대표는 예비경선 기탁금을 포함해 8000만 원, 최고위원은 마찬가지로 3000만 원의 기탁금을 지불합니다. 

민주당의 경우 본경선 기탁금이 높지만, 예비경선까지는 큰 무리없이 도전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국민의힘은 당대표 후보 등록의 경우 예비경선과 본경선에서 각각 4000만 원씩 총 8000만 원입니다. 최고위원 후보 등록은 3000만 원, 청년 최고위원 후보 등록은 원내가 1000만 원, 원 외가 500만 원이 들어갑니다. 

국민의힘의 전신인 자유한국당 시절 전당대회에선 본경선까지 진출한 당대표 후보는 1억 원의 기탁금을 납부하도록 했는데요. 

국민의힘 관계자에 따르면 ‘체육관 전당대회’를 건너뛰고 온택트(온라인+언택트) 방식으로 진행됨에 따라 이번 전당대회 기탁금은 일부 축소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국민의힘은 “실제 후보가 많으면 그만큼 선거 비용이 들어가고 공보물 제작, 문자 발송, 선관위에 지불하는 돈까지 고정 비용이 만만치 않다”고 설명했는데요. 

홍보물 배송, 문자메세지 홍보 등 합법적인 선거자금만 하더라도 일반인들은 구하기 어려운 거액이 들어갑니다. 

1건에 8원으로 가정하고 문자메세지를 전당대회 투표 당원 32만 8893명에게 돌린다면 문자메세지 발송 비용만 263만1144 원입니다.

SNS나 온라인, 유튜브 방송을 중심으로 한 최근 선거운동 트렌드와도 동떨어지고 비용은 비용대로 든다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영 최고위원 후보는 지난달 31일 일요서울TV 이정현의 정문일침 프로그램에서 고비용 저효율의 선거운동, 선거비용을 지적했습니다. 

(이영 국민의힘 최고위원 후보) 문자 답문 350만 원, 이미지 한 장 2100만 원. 제가 견적서를 보는 순간, 난 도대체 몇 번의 문자를 보내야 하지? 이게 첫 번째 질문이었고. 두 번째, 과연 이 문자를 볼까? 보지도 않는 문자를 보낸다는 ‘비효율’의 문제가 생기고.

(제가 보낸 문자를) 읽으셨는지 안 읽으셨는지, 그중에 절 도와주실 분이 있는지 없는지, 
반응이 있는지 없는지, 제가 몇 번 보내야 할까요? 그래서 ‘아, 이거 돈 낭비다’.

제가 계산을 해 봤어요. 저희 청년최고, 당대표 분들 문자 발송하는 비용을 곱해보면 몇십억 단위에요.

함슬옹 청년최고위원 후보자는 문자폭탄 없는 선거, ARS 호소 전화 없는 선거, 방문 홍보 없는 선거, 계파 없는 선거를 이번 선거운동 공약으로 내걸기도 했습니다. 

한편, 국민의힘 기탁금과 관련한 문제도 제기됐는데요. 국민의힘 당규 제30조 2항에 따라 기탁금은 선거관리비용으로 사용하되, 잔여금은 특별당비로 당에 귀속됩니다. 

일요서울TV는 4일 국민의힘 관계자에 선거 비용 사용내역을 공개하는지, 당에 넘어가는 잔여금액은 어떻게 되는지 자세한 내용을 물어봤습니다. 

(강OO 국민의힘 관계자) 저희 일단 당비로 다 귀속되기 때문에, 일단은 선거 관리 비용이 합동연설회나 TV토론회, 그리고 이번에 ARS 진행하는 것, 여론조사 비용으로 다 지불을 하고요. 

(그러면 선거 관리 비용은 사용 내역을 후보들이나 당원들게 공개 되는 거에요?) 선거 비용 같은 경우에요. 아마 이게 저희...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저희 다 공개 되는 걸로 알고 있거든요. 따로 전당대회 선거 비용 이렇게 따로 보고하는 건 아닌데, 저희가 회계 보고할 때 같이 보고 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후보자한테도 전달되나요?) 비용 관련해서 저희가 일단은 후보자님들한테 따로 알려드리지 않습니다. 

(이OO 국민의힘 관계자) 기본적으로 홍보물만 보내도 우편료만 3억 이상 나오거든요. 이게 사실은 당에서 엄청난 부담인 거죠. 기탁금 받아봤자 그런 비용이 많이 드니까요.

(경쟁 정당들을 보면 예비경선을 아예 없애고 안 받거나 아니면 받더라도 당대표까지 500만 원, 1000만 원 적은 비용을 받고 있는데.) 지출한 비용이 절감 노력을 하면 기탁금은 당연히 낮춰야겠죠. 민주당은 적게 받는다고 돈을 적게 지출하는 건 아닐 거에요. 돈을 적게 받는다고 돈을 적게 쓴다는 것은 추측이잖아요. 

물론, 저희가 기탁금을 가지고 선거 비용을 다 쓴다 이런 게 아니라 어쨌든 뭐든 게 수입과 지출의 균형을 맞추게 되잖아요. 그런 차원에서 저희도, 물론 저희는 계속 절감 노력을 할 겁니다. 하면 이제 기탁금도 낮추고 그런 노력이 병행이 될 것 같네요. 

다만, 저는 지출은 계속 노력하면 기탁금이나 이런 게 자연스럽게 낮아질 것이고, 그럼 진입 장벽도 자연스럽게 낮아지는 그런 효과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은 듭니다. 저희가 또 어차피 대선 경선 때가 있으니까 그때는 어떻게 하면 SNS를 활용해서 비용을 좀 낮추고 계속 그런 노력 중에 있어요. 

청년 정치인들로 세대교체를 꿈꾸는 국민의힘, 하지만 여전히 청년이 감당하기 힘든 ‘억’대 선거 비용과 천문학적 비용이 소모되는 비효율적 홍보 시스템으로 치러지는 전당대회. 

예비경선 기탁금은 아예 없거나 최소 1000만 원 아래로 받는 경쟁 정당들과도 확연한 차이를 보입니다. 청년 정치인들의 참여를 확대하고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현실적인 진입장벽부터 개선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내부적인 논의가 이뤄지는 만큼 내년 대선과 이후의 전당대회까지 선거 비용 오남용을 줄일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이 마련되길 기대해봅니다. 

신수정 기자 newcrystal@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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