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피트인 동대문점은 지난해를 끝으로 폐점한 상태다. 저층 점포는 현재 출입이 제한된 상태이며, 건물 고층에는 사무실 임대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사진=양호연 기자]](/news/photo/202106/452408_369790_030.jpg)
[일요서울 | 양호연 기자]코로나19 확산 피해로 인한 소상공인들의 시름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백신 접종 등으로 한 때 회복 기대감을 품었지만, 일부 소상공인들은 ‘너무 멀리온 것이 아니냐’며 한숨섞인 토로에 나서고 있다. 일례로 서울시 관광특구로 지정된 동대문 패션타운만 하더라도 연이은 침체기를 겪는 등 상당수의 상인들은 경기 회복 시점에 대한 막연한 기다림으로 한껏 지쳐 보이는 듯 했다. 일부 쇼핑몰은 건물 입구를 폐쇄하는 등 쇼핑몰 내 모든 점포를 폐점 조치하기도 했고, 영업에 나서고 있는 일부 쇼핑몰마저도 매출 부진과 적잖은 공실로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동대문관광특구에 위치한 주요 도매 시장은 물론 소매시장의 매출은 감소한 상황이다. 여기에 공실 점포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특히 롯데자산개발의 롯데 피트인 동대문 점이 문을 열던 당시 흥행 기대감으로 동대문 패션타운은 활기를 보였지만, 현재 롯데피트인 동대문점은 지난해를 끝으로 문을 닫은 채 방치돼 있다. 피트인과 마주보고 선 굿모닝시티도 지난해 내부 분쟁으로 논란이 일은 후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곳 또한 점포 입구를 폐쇄하기도 했고, 상당수 점포가 빈 공간으로 방치된 상태다. 물론 이 같은 분위기는 비단 두 곳 뿐만 아닌, 동대문 관광특구 내 상당수 쇼핑몰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
![롯데피트인 동대문점은 지난해를 끝으로 폐점한 상태다. 저층 점포는 현재 출입이 제한된 상태이며, 건물 고층에는 사무실 임대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사진=양호연 기자]](/news/photo/202106/452408_369789_030.jpg)
![[사진=양호연 기자]](/news/photo/202106/452408_369783_5455.jpg)
일요서울은 동대문패션관광특구 인근에 위치한 한 공인중개사 사무소를 찾았다. D공인중개사 사무소 관계자는 일요서울에 “사실 동대문 시장은 온라인 판매가 활성화 하면서 코로나가 확산하기 전부터 매출 감소 등으로 점포를 내놓는 상인들이 많았던 것으로 알고 있지만, 코로나 확산 이후부터는 본격적으로 어려움을 호소하며 하나 둘 문을 닫는 경우를 많이 봤다”며 “쇼핑몰들이 모여있는 층은 문을 닫거나 건물 일부를 폐쇄하기도 했고, 고층에는 몇몇 임대 사무실이 남아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몇몇 친한 상인들이 있기는 했지만 이마저도 모두 빠져 나가 별다른 소식을 접하고 있지는 않다”며 “한때 패션의 메카라 불렸던 ‘동대문 신화’를 다시 회복할 수 있을지 걱정되고 개인적으로 안타까움에 한숨만 나온다”고 덧붙였다.
![DDP 디자인 장터 내 입점한 점포들이 모두 폐점한 후 공실로 남아 있는 모습ㅂ [사진=양호연 기자]](/news/photo/202106/452408_369784_5455.jpg)
한편 코로나19 백신 접종 실시로 인한 경기회복의 기대감이 점차 커지고 있는 상황임에도 소상공인들은 여전히 불안감으로 가득한 모양새다. 최근 한 조사에서 소상공인 10명 중 9명 이상은 내년 최저임금이 동결되거나 인하되기를 바라는 것으로 집계됐기 때문이다. 올해 최저임금 체감과 관련해 매우 부담을 많이 겪었다는 의견이 과반수를 차지했고, 이들은 최저임금에 대한 조정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 1일 소상공인연합회에 따르면 지난달 20∼25일 소상공인 52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설문 조사 결과 내년 최저임금을 두고 응답자의 46.3%는 동결을 원했고 45.7%는 인하를 요구했다. 인상해야 한다는 답변은 8.1%에 그쳤다. 올해 최저임금 체감도를 묻는 질문에는 '매우 부담 많음'이 47.8%, '부담 많음'이 26.3%였다. '부담 없음'은 4.8%, '전혀 부담 없음'은 1.9%에 그쳤고 '보통'은 19.2%였다.
내년 최저임금 희망 인하 수준으로는 5∼10% 인하가 41.6%로 가장 많고 이어 1∼5% 인하(23.1%), 10∼15% 인하(20.2%), 15∼20% 인하(15.1%) 등 순이었다. 신규 고용 포기를 고려하는 내년 최저임금 인상 수준에 대해서는 '현재도 신규 고용 여력 없음'이란 응답이 75.6%를 차지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이를 두고 "내년 최저임금 결정과 상관없이 소상공인이 현재의 최저임금에도 고용 한계를 느끼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차남수 소상공인연합회 정책홍보본부장은 "코로나19 사태로 가뜩이나 체질이 허약해진 소상공인의 처지에서 그간의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건비에 부담을 느끼는 현실이 이번 조사를 통해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양호연 기자 hy@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