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 바뀐 남양유업, 경영쇄신 속도...'새 출발' 관건은?
주인 바뀐 남양유업, 경영쇄신 속도...'새 출발' 관건은?
  • 이범희 기자
  • 입력 2021-06-02 14:24
  • 승인 2021.06.02 17: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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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지난 4일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자사의 유제품 불가리스가 코로나19 억제 효과가 있다는 발표로 빚어진 논란과 관련해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 남양유업 본사 대강당에서 대국민 사과를 발표하며 눈물 흘리고 있다. [뉴시스]
사진은 지난 4일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자사의 유제품 불가리스가 코로나19 억제 효과가 있다는 발표로 빚어진 논란과 관련해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 남양유업 본사 대강당에서 대국민 사과를 발표하며 눈물 흘리고 있다. [뉴시스]

[일요서울 ㅣ이범희 기자] 한앤컴퍼니에 매각된 남양유업이 경영 쇄신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한앤컴퍼니의 남양유업 인수 결정 전날 조직개편을 진행했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남양유업 매각 전 6명 일부 인원에 대해 인사발령이 났고, 이번 인사발령과 관련해 자세한 사항은 말씀드리기 곤란한 입장이고 추후에 공식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남양유업은 기업 이미지 개선을 위해 '남양'이란 사명까지 바꿀 것인지도 폭넓게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남양유업은 전체 매출의 70% 이상을 우유·분유에 의존하고 있는데, 출산율 감소 등이 지속 돼 사업다각화가 절실한 상황이다.

코로나19 확산 후 우유 급식 물량이 감소해 매출 감소가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매출은 2309억 원, 영업손실은 137억 원을 기록했다. 경쟁사인 매일유업 매출은 1조4631억 원, 영업이익은 865억 원이다. 매일유업은 컵커피 '바리스타룰스'와 성인 단백질 영양식 '셀렉스'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해 우유·분유 매출 비중을 전체 50% 이하로 줄였다.

남양유업에 대한 소비자 반감은 2013년 부터 시작됐다. 본사 직원이 대리점 직원에게 각종 폭언을 하고 물량 밀어내기까지 일삼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타격을 입었다. 

여기에 창업주 외손녀 황하나 씨 마약 투약 사건, 경쟁사에 대한 댓글 비방 논란에 이어 올해 터진 불가리스 코로나19 마케팅 사태는 치명타였다.

회사 전 제품의 40%를 생산하는 세종 공장은 조만간 청문회를 거쳐 영업정지 처분을 받을 가능성이 커졌고, 주가 조작 혐의 등으로 경찰 수사로까지 이어지는 등 악재가 이어졌다.

이에 따라 한앤컴퍼니는 남양유업에 강도 높은 경영 혁신을 추진할 계획이다.

국내 최초로 투자회사에 도입한 집행임원제도를 남양유업에 적용한다. 집행임원제도는 의사결정과 감독기능을 하는 이사회와 별도로 전문 업무 집행임원을 독립적으로 구성하는 제도다. 이사회 감독기능을 강화하고 집행부 책임경영을 높일 수 있다.

이런 분위기 탓인지 최근 남양유업 주가가 상승세다.
지난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9시 35분 기준 남양유업은 전일대비 5.84%(3만8000원) 상승한 67만2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남양유업 시가총액은 4788억원이며, 시총순위는 코스피 366위다. 액면가는 1주당 5000원이다. 

업계에선 이번 최대주주 변경을 계기로 재도약을 기대한다. 

한 관계자는 일요서울에 "오너의 그릇된 행동과 잘못된 판단으로 그간 키워온 기술과 노력이 사라질까 우려되던 곳이 남양유업이었다"며 "업계 내에서도 시간 문제일 뿐이라며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했다. 

그는 "그럼에도 여전히 남양유업은 연구분야 등 인력수준이 업계 최고 수준이고 생산설비의 질도 최상이기 때문에 소비자뿐 아니라 임직원과 협력사, 낙농가, 대리점주들이 입은 상처를 치유해 브랜드 신뢰를 회복한다면 예전 영광을 다시 누릴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드러냈다. 

이범희 기자 skycros@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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