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3’ 경선 연기론 반응 각양각색...김두관·이광재 찬성 피력
민주당 내에선 대선 경선 타임라인 지연 찬성에 무게 실려
![대권 출마 의지를 내비친 최문순 강원도지사(사진)가 민주당 경선 연기론을 주장하며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뉴시스]](/news/photo/202106/452384_369758_946.jpg)
[일요서울 l 정두현 기자] 지난 1일 대권 도전의지를 밝힌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차기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 내에서 백가쟁명이 뜨거운 ‘경선 연기론’을 언급해 여당 경선 타임라인 변동 여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이재명 경기지사 측의 경선연기론 극구 반대에 이어 송영길 민주당 대표가 “경선 룰은 이미 정해져 있다”며 당헌·당규 변경 가능성을 일축하면서 주춤해졌던 경선 연기론이 최 지사의 대권 도전과 함께 재점화되는 모양새다.
2일 최 지사는 한 라디오 방송에서 “(당 경선 일정을) 개인적으로 연기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며 당 경선 원칙주의론에 대해선 “정치는 행정이 아니다”라고 경선 일정 지연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 그는 4.7 재보궐선거 여파에 침체된 당내 분위기로 인해 지난 당대표 선거가 흥행에 실패했다는 점을 짚으면서 “대선 경선에서도 똑같이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를 내비쳤다. 그러면서 그는 “이재명 경기도지사나 이낙연 전 대표나 저나 국민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는 생각을 한다면, 대선 경선을 연기하는 걸 논의할 수 있다”면서도 “조금 더 기회를 가질 수 있으면 좋겠다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이긴 하다. 그러나 그냥 그대로 하자고 합의한다면, 그대로 따르겠다”고 밝혔다.
여권에서 광역자치단체장으로는 양승조 충남지사에 이어 두 번째로 대권 도전에 나선 최 지사가 이렇듯 경선 연기론에 재차 불을 지피면서, 경선 일정에 대한 당 안팎의 여론에도 관심이 쏠린다. 최 지사는 오는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할 계획이다.
최 지사 최측근인 한 도정 특별보좌관은 일요서울과 통화에서 “당 지도부의 결정을 존중하고 따라야 하겠지만, 최 지사를 비롯한 여러 대권 후보들에게는 경선 준비와 기반 마련을 위한 시간적 여유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야당보다 훨씬 이른 경선 타임라인으로 여권 대선 후보에 대한 야당의 선제적 집중 타격과 경선 흥행 참패라는 리스크를 안고 있다”라며 “지금은 당헌·당규에 집착할 게 아니라, 대승적 관점에서 경선 일정에 보다 유연한 인식으로 접근해야 할 때라고 보여진다”고 덧붙였다.
경선 연기론에 대한 여권 ‘빅3’ 대권주자들의 입장은 제각각이다.
여권 유력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 측은 앞서 대선 연기론에 거센 반발 의사를 나타낸 바 있고, 이 지사의 후미를 추격하고 있는 이낙연 전 대표는 “후보들의 의사 청취는 있어야 하겠지만, 결국 당 지도부가 결정해야 할 사안”이라며 경선 일정에 대한 사견을 배제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도 최근 “후보 이해관계 차원에서 룰을 만들면 안 된다”며 “어떤 일정으로 어떤 룰로 좋은 후보를 선택해 정권을 재창출할지 책임지고 지도부가 결정하면, 후보들이 수용하고 따르면 된다”고 밝히며 신중한 태도로 일관했다.
여당 잠룡군에서 ‘친노·친문계’ 다크호스로 지목되며 대권 가도에 합류한 김두관·이광재 의원은 경선 연기론에 찬성하는 입장이다. 앞서 김 의원은 최근 “양당 후보 선출을 비슷한 시기에 해야 한다”고 밝혔고, 이 이원도 지난달 30일 “코로나19 백신 문제 해결이 가시권에 들어왔을 때 경선을 시작하는 것이 국민들에 대한 예의”라며 경선 연기론에 힘을 실었다.
민주당 내에선 경선 연기론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우위를 점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일 JTBC 보도에 따르면 당 지도부와 특정 주자를 지지한다고 밝힌 의원 등을 제외한 민주당 의원 93명 가운데 당내 경선 연기론에 찬성하는 의원이 39명으로 가장 많았고, 현행 규정대로 오는 8월 본 경선을 치러야 한다는 의원이 23명, 이 밖에 20명의 의원들은 답을 하지 않거나 모르겠다고 답했다.
경선 연기론을 두고 당 안팎에서 잡음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결국 기존 경선 룰에 따라 이달 중으로 당내 예비경선이 치러질지 여부에 귀추가 주목된다.
정두현 기자 jdh20841@ilyoseoul.co.kr